드링킹, 그 치명적 유혹 - 혼술에서 중독까지, 결핍과 갈망을 품은 술의 맨얼굴
캐럴라인 냅 지음, 고정아 옮김 / 나무처럼(알펍)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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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영국의 여성작가인 클레어 플리의 [금주 다이어리]를 매우 인상적으로 읽었다. 커리어우먼으로 화려한 경력을 쌓다가 결혼 후 전업주부가되며 아이들을 키우다 알콜의존증에 빠진 여성이 블로그를 이용한 다이어리를 1년간 적으며 금주를 달성한 기록이었는데 작가의 필력에 더해 무척 재미이었다. 아울러 금주내지 단주에 대한 의지가 살짝 샘솟아 오르기도 했다.

이 책은 클레어 플리가 강추한 미국 저널리스트 캐롤라인 넵이 알콜중독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찾기까지의 과정이 매우 치열하게 그려진 멋진 고백기다. 2009년도에 첫 판본이 나오고 2017년도에 재출간됐을만큼 어느 정도 알려진 책으로 보인다. 코로나 격리 기간동안 금주를 병행하며 매우 꼼꼼하게 읽었고, 덕분에 2주간의 금주를 달성했다.

저자인 캐롤라인 냅은 1959년 미국 보스턴에서 태어나 케임브리지에서 자랐고 저명한 정신분석가 아버지와 화가 어머니 사이에서 쌍둥이로 태어났다. 그녀는 1981년 아이비리그의 브라운 대학을 우등으로 졸업하고 <뉴우먼>의 객원 편집자 겸 <보스턴 피닉스>의 주간 칼럼니스트로 <마드무와젤> <어트니 리더> 등 다양한 여성 잡지에 글을 실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여성으로서 쉽게 말하기 어려운 내밀한 사생활을 강렬한 묘사와 매혹적인 문체로 고백해 많은 사람의 호응을 끌어냈다. 아울러 그녀의 몇 몇 논픽션 중 [드링킹, 그 치명적 유혹]은 자신의 알코올 중독 이력을 섬세하고 문학적인 필치로 담았고, 인문학, 심리학, 사회학적으로도 매우 우수한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그녀는 2003년 6월 폐암으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일단, 저자의 필력이 상당히 유려해, 20년간 술과의 격정적인 사랑 이야기를 솔직하고 담대하게, 섬세하게 그려진다. 캐롤라인 냅은 술 마시는 행위를 심리학적으로 깊이 파고들었고, 유난히 술에 집착하는 행위 이면에는 결핍과 갈망, 외로움이 자리하고 있음을 말한다. 정신과 의사인 아버지와 화가인 어머니, 의사인 쌍둥이 자매를 둔 캐롤라인 냅의 삶은 부러울 것 없는 삶처럼 보였다.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는. 하지만 속사정은 달랐다. 너무나도 반듯한 가정의 규율과 절제, 냉정하리만치 차가운 부모님의 애정 표현은 어린 캐롤라인에게는 버거웠고, 무거운 압박으로 다가왔다. 이런 것에서 벗어나고자 캐롤라인은 술을 마셨다. 술은 그녀에게 위안과 용기를 주었다. 하지만 점점 술의 노예가 되어갔으며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았지만 점점 자신을 잠식해들어갔다.

결국 알콜은 저자의 의지를 꺾고 마음대로 조정하며 정상적인 삶을 어렵게 만들어갔다. 하지만 저자는 스스로 치료소에 입소를 하고 AA모임을 통해 결국 중독을 이겨낸다. 뿐만 아니라 이 책에서 캐롤라인 냅은 놀랍고도 충격적인 사생활을 솔직하게 고백했고, 정교하고 매혹적인 문장과 뛰어난 심리분석으로 아름답게 중독심리를 묘사해냈다.

이제 나도 슬슬 알콜과 이별할때가 다가오는것 같다. 2주간의 금주를 통해 몸과 마음이 깨끗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사회적으로 아직 큰 물의를 일으키지는 않았지만 나도 수 많은 실수를 거듭하며 결단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음을 절감했다. 이제 알콜과의 이별을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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