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20세기 중엽에 들어오면서부터 사태는 전혀 달라졌다. 이때부터 서유럽이나 미국 작가들 대신에 라틴 아메리카 작가들이 세계 문단에서 주도권을 행사하였기 때문이다. 그동안 주변부에 머무른 채 기껏해야 ‘타자他‘ 의 위치밖에는 차지하지 못하던 라틴 아메리카 작가들이서서히 세계 문학의 중심부로 이행하였다. 말하자면 세계 문학은 이제라틴 아메리카에서 문자 그대로 ‘붐‘을 맞았던 것이다.

《백 년 동안의 고독》은 소설 전통에서 볼 때 한 가문의 영고성쇠를 다룬 일종의 계도系圖 소설에 속한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5대에 걸친 부엔디아 가문 사람들이 겪는 고통과 절망을 다룬다. 이 소설은 부엔디아 가문의 선조가 마콘도 마을을 건설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이 가문의 맨 마지막 후예가 그 마을의 멸망을 목도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가장 질서 있고 열심히 일하는 곳인 마콘도는 여러 면에서 에덴동산을 연상하기에 충분한 마을이다. 어느 누구도 사망한 적이 없는 영생의 낙원이다. 그러나 집시들이 얼음 · 자석 · 확대경 · 사진기와 같은 문명 세계의 발명품들을 마콘도에 가지고 오면서부터 이 마을은 점차 다른모습으로 변해간다.

메타픽션이란 텍스트 밖의 세계를 반영하거나 재현하는 대신 작품이창작되는 과정을 주제로 삼는 실험 소설을 가리킨다. 비유적으로 말해서우주나 자연에 거울을 비추는 전통적인 리얼리즘 소설과는 달리, 메타픽션은 텍스트 안을 향하여 거울을 비추고 있다. 한마디로 그것은 소설의소설‘ 또는 ‘소설에 관한 소설‘ 이라고 할 수 있다. 앞에서 이미 지적하였듯이 이 작품의 결말은 다시 이 소설의 시작으로 되돌아간다. 마치 자신의 꼬리를 물고 있는 뱀처럼 이 작품은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순환 구조를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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