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서울 선언 - 문헌학자 김시덕의 서울 걷기, 2002~2018 서울 선언 1
김시덕 지음 / 열린책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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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헌학자인 김시덕 교수가 본인이 태어나 자라고 생활한 서울에 대한 답사와 함께 생생한 기록을 책으로 담아냈다. 저자의 책은 [일본인 이야기]를 통해 이미 만나봤는데, 일어일문학을 전공하고 일본에서 문헌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으며 이쪽 방면의 전문가로 책을 쓰고 있는걸로 알고 있다. 특히 이어령 교수가 극찬한 [동아시아, 해양과 대륙이 맞서다]도 조만간에 읽어볼 예정이다.


이 책은 교보샘의 패키지로 읽게됐는데 이른바 김시덕 교수의 서울 3부작으로 그중 첫 번째에 해당한다. 자신이 살아왔던 지역을 중심으로아파트 단지와 상가와 골목, 공단과 종교 시설, 주택가와 빈민가, 유흥가와 집창촌, 서울 안의 농촌 지대 등 여러 장소를 다루고 있다. 틈날때마다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었기 때문에 마치 생생한 화보를 보는 느낌도 자아낸다.

책에서 다뤄지는 장소들의 공통점은 두 가지인데 먼저 그중 하나는 그곳이 바로 시민의 생활 터전이라는 점, 또 하나는 이 장소들이 서울의 변두리라는 점이다. 우리가 변두리를 둘러보며 같은 장소를 시간 간격을 두고 반복해서 걷는 것, 여럿이 걸을때 서울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의 서울을 가치있게 만든다고 말한다.


현대의 서울을 다루고 있지만 많은 개발을 통해 이제는 추억이 되어버린 아파트 단지와 상가와 골목, 공단과 종교 시설, 주택가와 빈민가, 유흥가와 집창촌, 서울 안의 농촌 지대를 만날 수 있다. 아울러 이런 장소들의 풍경은 말 그대로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재개발은 그 한 단면일 뿐이다.

우리가 보통 서울답사를 할때 다양한 문화유산을 중심으로 걷지만 과연 그런 행위가 서울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남는다. 저자는 조선 왕조의 유산은 그 자체로 서울의 소중한 자산이지만 서울에서 소중히 보존되어야 할 것이 단지 그뿐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조선 왕조와 사대부 문화의 계승을 서울의 정체성 확립과 동일시하는 관점을 비판한다. 이 관점을 [조선 왕조 중심주의]라 칭하고, 강남 개발 과정에서 파괴된 백제 고분과 왕성들, 은평 한옥 마을 조성 과정에서 파괴된 5,000여 기의 평민 무덤을 예로 든다. 한편으로는 일제 잔재 청산을 이유로 근대 문화 유산을 마구잡이로 훼손하는 행태도 문제 삼는다. 일제를 옹호하자는 게 아니다. 아픈 역사를 감추고 지울 것이 아니라 보존하고 드러내야만 교훈도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소개글 발췌)"


외국에 비해 많은 문화적인 유물이 없는 서울을 흔히 [침략을 많이 받아서], [일제의 약탈] 때문이라고들 하지만 저자는 그 책임이 현대 한국에도 있다고 지적한다. 우리는 사대문 안 조선 왕조를 복원해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같은 일에 매달리는 한편, 사대문 밖 오래된 장소들은 함부로 파헤쳐 재개발하는 데 여념이 없다고 비판한다. 살아 숨쉬는 서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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