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라. 모른다네. ‘지금 저 사람이 피를 흘려서 얼마나 아플까?
그건 자기가 아픈 거야. 자기 마음이 아픈 거지. 우리는 영원히 타인을 모르는 거야. 안다고 착각할 뿐, 내가 어머니를 아무리 사랑해도 어머니와 나 사이에는 엷은 막이 있어, 절대로 어머니는 내가 될수 없고 나는 어머니가 될 수 없어. 목숨보다 더 사랑해도 어머니와나의 고통은 별개라네. 존재와 존재 사이에 쳐진 엷은 막 때문에.
그런데 우리는 마치 그렇지 않은 것처럼 위선을 떨지. 내가 너일수 있는 것 처럼.

"컵에 달렸으니 컵의 것이겠지만, 또 컵의 것만은 아니잖아. ‘나잡아주세요‘라는 신호거든, 손잡이 달린 인간으로 사느냐. 손잡이없는 인간으로 사느냐. 그게 중요한 차이를 만들어. 그런데 또 한편 컵에 손잡이가 아니라 자기 이름이 쓰여 있다고 생각해봐. 갑작스럽게 내 것이 되잖아. 같은 사물인데도 달라지는 거야. 유일해지는 거지. 이런 생활 속의 생각이 시가 되고 에세이가 되고 소설이되고 철학이 되는 거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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