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델리아는 짧지만 깊은 잠을 잤다. 무엇 때문에 잠에서 깼는지는 알 수 없었다. 지나가는 자동차의 눈부신 빛이 감은 눈을휩쓸고 지나가서였는지, 해야 할 일을 마치려면 최소한 30분이라는 짧은 수면 시간을 배당해야 한다는 것을 잠들기 전 무의식이 판단했기 때문이었는지 알 수 없었다. 긴장을 풀고 몸을 일으키자 뭉친 근육에 찌르는 듯 통증이 느껴졌고 등에 말라붙은 핏자국은 유쾌할 정도로 가려웠다. 밤공기는 묵직하게 가라앉았고 낮의 열기와 냄새가 감돌았다. 눈 앞의 굽은 도로조차 전조등불빛 아래 보니 초라해 보였다. 하지만 욱신거리며 한기가 드는몸은 고맙게도 마크의 따뜻한 스웨터 덕을 보고 있었다. 머리 위로 스웨터를 벗어 보니 진한 초록색이었다. 여태껏 입고 있는 옷색깔도 몰랐다니 정말 이상했다!

했다. 버니가 해준 말이 떠올랐다. ‘이 나라 사람들이 입을 꾹 다물고 있을 때는, 연민만큼 입을 열게 하는 방법이 없어. 경찰 입장에선 다행인 게 사람들은 계속해서 입을 다물고 있을 수가 없거든. 영리한 사람들이 특히 못 해, 그들은 자기가 얼마나 똑똑한지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일단 사건에 대해 말문만 틔워 주면일반적인 이야기로 시작해도 결국 다 털어놓게 되어 있어. 코델리아는 자신이 리밍에게 해주었던 충고를 스스로 상기했다. 과장하지 말고 꾸며내지도 말고 기억할 수 없는 것을 말하느라 겁을 먹지도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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