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은 웰니스의 명령으로부터 도피처가 되어주기보다는오히려 그 반대가 될지도 모른다. 질병이라는 우주에서 환자를 소환하여 건강해지라는 명령에 다시 복종하게 만듦으로써 말이다. 환자는 휴식에 안주하면 안 된다. 건강을 되찾기위해 긍정적 사고에 힘쓰고 환우 지원단체에 참여하고 특별환자식을 참아 내는 건 기본이고, 필요하면 그 이상의 노력도 해야 한다. 질병이 일시적으로 우리를 일에서 해방시킬지는 몰라도, 웰니스를 위한 수고에서 해방시키지는 않는다. 결국 병치레는 또 다른 일이 된다. 이런저런 예약도 해야 하고,
단계별 목표도 달성해야 하고, 올바른 태도도 길러야 하는,
그야말로 상근직이다.

E출로를 찾는 첫걸음은 강박적으로 몸의 소리를 경청하는 것을 멈추고, 건강과 행복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인간의 잠재력은 무한하다는 환상을 깨는 데 있는 게 아닐까? 대신 우리의 몸을 잠시 잊고, 행복 좇기를 멈추고, 우리의 인격이 건강하고 행복해질 잠재력으로만 규정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받아들이면 어떨까? 웰니스가 우리가 죽기 전에 이루어야 할목표, 또는 운명이 아닐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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