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90년대생과 공정에 대한 화두에 관심이 많다. 관련 서적들을 이것 저것 찾아서 읽어보고 있는데 교보샘에서 눈에 띄여 선택한 책이다. 저자는 94년생으로 현재 서울대학교 아시아언어문명학부에서 서아시아 및 중동 지역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이다. 이런 말을 쓰기는 좀 그렇지만 과연 서울대생이라서 그런가 싶을 정도로 상당히 수준 높은 책이었다.몇 몇 지점의 날카로운 통찰력은 저자가 나중에라도 자신의 전공분야에서 훌륭한 책을 쓸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해줬다. 여태까지 읽었던 90년대생 그리고 공정 이슈에 대한 의문점이 어느 정도 풀리는 느낌이다. 이른바 조국 사태로 대변되는 현상의 본질도 90년대생들이 어떻게 바라보는지 알게됐다.아울러 이 책은 90년대생 뿐만 아니라 K방역, 민족주의와 386 그리고 입시까지 다소 민감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이른바 386 살았던 경험과 둘째가 고등학생이라서 입시에 관심이 있던지라 더욱 저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우리 세대를 자식 세대가 어떻게 바라보는지 그 민낯을 들여다본 느낌인데 솔직히 부끄럽기도 했고, 운동권 출신의 정치인들에 대한 진한 아쉬움도 양가적인 감정으로 다가왔다.저자는 다소 비판적인 어조로 한국의 많은 우리 자신의 스트레스와 좌절감, 피라미드에서 뒤쳐지지 않으려는 상향 의식에서 나왔다고 말한다. 세계가 주목하고 있지만 헬조선이라고 자조적으로 말하는 모순적인 대한민국의 단면을 볼 수 있다. 90년대생은 왜 그토록 투쟁적이고 체념적이면서도 예측불가능한 행태를 보이는가에 대한 궁금증이 어느 정도 해갈되는 느낌이었다. 뿐만 아니라 전부 옳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저자가 바라보고 있는 우리 사회의 386들에 대한 문제점은 꽤 수긍이 가는 지점이 많다. 서울시 교육감은 특목고에 대한 비판을 하면서 막상 자신의 자식들이 특목고에 진학한건 어쩔 수 없는거 아니냐는 항변에 같은 386으로 매우 부끄러웠다. 차라리 말이나 하지 말지 그렇게 표리부동한 행태를 보이니 욕을 먹는건 당연한것 같다. 마지막 문단의 입시에 대한 비판은 사실 답이 없는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향후 대학이 어떻게 변화될지 가늠할 수 있는 척도는 엿볼 수 있었다. 90년대생이 자신의 세대를 대변하며 상당한 지식과 통찰력을 바탕으로 여러가지 민감한 주제에 대해 훌륭한 텍스트로 만들어냈다. 아무튼 90년대생과 공정 그리고 위에 언급된 사항들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일독을 권해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