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익인간에게 달리기는 예견된 운명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달리기는 혼자하는 운동이다. 누구의 도움 없이 나 혼자 시작해 스스로의 의지로 멈춰선다. 게다가 내게 달리기란 하루 동안 쌓인 감정을 비워내고 차분히하루를 끝맺는 혼자만의 의식이다. 애초에 누군가와 함께 하기 어려운일이었다. 그렇게 밤이면 밤마다 집 앞 공터를 홀로 달렸다. "혼자 달리면안 심심해?"라는 친구의 말도 성수동 혼익인간에겐 그리 와닿지 않았다.
내가 가장 존경하는 마케터는 이런 말을 남겼다. "할까 말까 할 땐 하고,
살까 말까 할 땐 사세요. 그 돈과 시간만큼의 자산을 남기면 됩니다. 비록마케터들에게 건넨 조언이지만 막 달리기를 시작한 이들에게도 똑같이적용된다.
소비가 아니라 투자라고 표현한 건 실제로 이 방법이 내 몸을 이해하고부상을 방지하는 데 정말 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결코 지름을합리화하려는 게 아니(라고 믿고 싶)다. 여러 제품을 경험하며 내게 맞는제품과 그렇지 않은 모델을 구분하는 건 단순한 취향 탐구, 그 이상의의미를 지닌다.
하지만 때로는 그런 작은 불꽃이 삶 전체로 번지는 불길이 되기도 한다.
우리의 일상이 지루하게 반복되는 날들의 연속임을 부정하진 않는다. 다만이 지난한 하루하루 속에 삶의 변곡점이 되어줄 놀라운 순간들이 숨어있다는 생각을 하면 조금 달리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그 변곡점이 늘거창하거나 대단한 사건만이 아님을 말하고 싶다. 너무도 보편적인 일상의한 장면일 수도, 심지어 어디 가서 말하기도 민망한 계기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