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테리아》 17호에서 다양한 영역에 걸쳐논픽션 작품들을 소개하는 특집을 마련한 적이있습니다. 이번 37호에서는 끔찍한 범죄를다룬 논픽션 책(과 방송)에 집중하되, 가능하면피해자/가해자의 가족들이 느닷없이 겪게된 고통을 섬세하게 다루었거나 혹은 그들이속한 공동체에 미친 영향을 숙고하는 작품들을선별적으로 소개하고자 했습니다. 또한여러 채널을 통해 ‘범죄 실화‘를 흥미진진한음모론이나 수수께끼처럼 소비하는 분위기가강화되는 것에 대해 조심스럽게 이의를제기하고자 합니다. 적어도, 실제 범죄 사건의결과를 오랫동안 견디며 살아가는 사람들이존재한다는 걸 기억하고, 그 사건이 마치 내앞의 진수성찬이라도 되는 것처럼 소비하지말자고, 그리고 범죄 실화를 읽거나 보거나듣는 경험을 스스로 돌이켜보자고 제안하고싶습니다. 범죄를 다루는 장르인 미스터리를사랑하는 사람으로서, 그 사랑에 따르는 책임과윤리 역시 기꺼이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야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바로 여기에 나도 해당된다. 『얼굴 없는 살인자를읽는다는 건 당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발란데르가 처음 등장하는 작품이라고 하니 호기심이더 생길 수밖에, 소설은 겨울의 새벽 외딴 농가에서노인이 고문 끝에 살해당했고 그의 아내 또한무차별적인 폭력을 당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시작한다. 평범하게 살아가는 그들, 도저히 적이라고는없을 것 같은 사람들이 왜 그런 몹쓸 짓을 당한 것인가.
이것을 알아내기 위해 발란데르가 등장한다. 그의사생활에 대해서는 쓰지 않겠다. 예상했던 것처럼 술에찌들고 처절하다. 그래서인지 이 형사는 더 열심히-음주운전까지 하는 불법을 저지르면서 사건에몰입한다. 마치 삶이 사건 같은 그런 모습, 그래서범인을 잡았는가? 아주 통쾌하게, 스릴감 넘치게 추리쇼를 보여줬는가?
아니, 마음을 푹푹 찌르는 슬픔과 씁쓸함만가득하다. 아, 이럴 수도 있단 말인가, 하는 그 감정……….
그것이 읽는 마음을 서럽게 만든다. 그것이 좋아이렇게 흥분하여 이 소설을 말하는 것이겠지, 『얼굴없는 살인자는 유리열쇠상, 스웨덴 최우수 범죄소설상수상작이다. 나에게는 ‘이달의 최애 미스터리‘다.
(정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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