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진 취향에 초라함‘이라는 딱지는 붙이지말 것. 때로는 취향이 없을 수 있음을 받아들일 것. 주변 사람들에게 잠시 빌린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다. 보면, 내가 원하는 색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게 될 수도 있으니 질문을 주고받는 것에 쭉 마음을 열어둔채 살아가고 싶다. 취향에 정답은 없으니까.
그해 2월부터 9월까지 쭉 쉬었다. 누군가의 간섭없이 아무런 걱정 없이 편안하게 쉬어본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물론 점점 줄어드는 생활비 때문에너그러웠던 마음도 서서히 쪼그라들긴 했지만 인생에서 손꼽히는 좋았던 순간이다. 별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청소를 통해 내 마음의 별일을 만들어냈고, 무의미해 보이는 시간들을 보내면서 유의미한 생각들을 차곡차곡 쌓을 수 있었던 값진 순간, 살면서 한일 중 가장 잘한 일.
오늘도 마음이 가는 방향으로 몸을 움직여 본다. 첫발은 여전히 어렵다. 하지만 겁 없이 달려든다. 부끄러운 시작의 흔적은 어차피 나만 알 수 있고, 끝내는 그 시작이 기억조차 나지 않을 만큼 멋진 기록이기다리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그런 확고한 믿음이나를 계속 나아가게 만든다.
잘 듣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된다. 화려한 언변이나 별 다른 호응 없이 가만히 귀를 열고 조용히 듣기만 해도 누군가의 마음을 치유해줄 수 있다. 박준 작가의 책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에서 인상 깊었던 구절 하나가 떠오른다. "자신이 말을 하는 시간과 상대방의 말을 듣는 시간이 사이좋게 얽힐 때 좋은 대화가 탄생하는 것이라 나는 그때김선생님을 통해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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