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적으로 말하면, 우리 인류는 자연에 대한 완벽주의자적 관점과 이기적 관점 사이의 과도기에서 이제 막 벗어나고 있는 중이다. 질병 분야에서 전형적인 예는, 전염병 병원체는 긴 시간이 지나면 자신의 숙주들에게 적응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궁극적으로 모든 질병은 심한 감기보다 더 나쁘지는 않게 되리라는 것이다. 이것은 진화가 일어나게 허용하면서도 유토피아적인 미래를 유지하려는 시도이다. 최근에, 우리는 일부 질병들은 좀 더 순하게,
다른 질병들은 좀 더 독하게 진화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제우리는 자연이란 다채로운 유전 전략을 전개하는 생명체들 간의 무기경쟁의 장이라고 본다.

이 책을 번역하면서 느낀 아쉬움은 우리나라의 역사에서 전염병의 기록이 일천하다는 것이었다. 역사서나 실록에 자세히 기록되어있지 않았을 뿐 우리나라에서 전염병이 발생하지 않았던 것은 아닐것이다. ‘경국대전‘에 나오는 혜민서와 활인서라는 관청은 서민의질병을 구료하는 기관으로 병자를 수용하고 전염병이 돌 때 병막을지어 환자의 간호를 담당하며 환자가 죽으면 묻어주는 일도 했다고한다. ‘정조실록‘에는 1799년에 역병이 돌아 12만 8천 명이 죽었다.
는 기록이 있다. 당시 조선의 인구로 보아 엄청난 수가 아닐 수 없다. 역병에 대한 자세한 기록이 없어 알 수는 없지만 아마도 콜레라, 장티푸스, 천연두 중 하나일 것으로 짐작된다.

첫째, 노인과 어린이들이 특히 전염병에 취약하다. 이는 인간의면역계가 어린 사람들에게서는 아직 완전히 발달하지 못했고 나이많은 사람들에게서는 그 기능이 감퇴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어떤 시람들은 특정 감염증들에 대해 면역이 있을 수 있다. 요즘에는 이런 면역은 인공적인 방법인 예방접종의 덕택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방접종이 존재하기 전에는, 면역은 보통 그 질병에 걸린 후 살아남아야 하는 ‘힘든 방식을 통해 자연적으로 얻어졌다.

것이다. 천연두에 대해서는 실제로 이런 일이 행해졌다. 세계보건기구는 1966년에 천연두박멸프로그램을 시작해서 1970년대에 마무리 지었다. 현재까지는, 천연두가 자연에서 완전히 박멸된 유일한 인간 전염병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진행 중인 프로그램들에의하면 소아마비와 기생충인 기니충(인도나 아프리카에서 발견되며,
사람이나 동물의 피부 밑에 기생하는 선충류의 일종, 메디나충이라고도 함역자 주)이 곧 다음 차례의 박멸 대상이 될 것이라고 한다.

많은 질병들은 그것이 전염병이든 아니든,
대개 걸린 사람의 잘못으로 걸리게 된다. 현재 서구국가들에 만연한 비만한 사람들은 과식과 운동부족의 결과다. 담배는 폐암의 원인이다. 또한 사람들이 현재 앓고 있는 대부분의 전염병들은 어떤방식으로든 인류 문명의 발달과 가축을 길들이는 과정, 그리고 원치도 않던 쥐들이 가옥 안으로 들어와 살게 된 것과 관계가 깊다.
다음 장에서 우리는 질병의 전파와 독성의 변화를 볼 것인데, 이것역시 많은 부분의 원인을 인간의 활동에서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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