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멸하는 시간인 크로노스와 의미가 부여된 시간인 카이로스, 인간은이처럼 두 겹의 시간을 살아간다. 일상이 바쁘고 경쟁이 치열할 때 우리는오직 바깥세상에서만 사는 것 같다. 내면을 돌아볼 여유가 없다. 현대를살아가는 우리는 모두 파우스트와 닮아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삶 속에 카이로스의 시간을 새겨놓고 있는가.
《파우스트》의 중요한 주제다. 회춘한 파우스트가 그레트헨을 만나사랑에 빠지는 건 필연적인 일이다. 사랑만큼 시간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수 있는 행위는 없기 때문이다.

ASMR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을 한글로직역하면 ‘자율감각 쾌락반응‘이다. 한글로 풀어도 쉽게 이해되지 않는 이용어는 반복적이고 단순한 소리나 영상이 담긴 콘텐츠로 정의된다.
바스락거리거나 속삭이는 목소리, 비 오는 소리나 음식을 만들 때 나는소리. 모두 귀를 기울이고 듣겠다는 의지를 가져야 온전히 들을 수 있는소리다.


노자는 패배자의 모습으로 남과 다른 어두움을 이야기한 것이 아니다.
유행에 따르는 한 무리의 사람들. 일종의 주류로 보이는 이들이 좇는 작은이익이나 명성과 상관없이 스스로의 자아를 중심에 두고 오롯이 서기 위한마음을 만드는 일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63% 


예술은 아름다워야 한다. 아름다움을 잃지 않으면서도 많은 사람들에게쉽게 전달되어야 한다. 현대 예술의 소통불가능성이 시작된 지점은어디인가. 새로운 표현 양식을 찾아내려는 예술가의 노력이 점점엘리트주의로 변하면서 민중을 소외시켰기 때문이다. 동시에 민중이 예술대신 좀 더 손쉬운 문화 상품을 선택하면서 예술가를 소외시켰기 때문이다.
쌍방의 소외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예수와 루터의 정신을 다시 떠올려야한다.


신랄한 정치극이 대중적 오페라로 바뀌었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위고의 원작 〈왕은 즐긴다)가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이 되어영향력이 더 커진 것이다. 프리마돈나Prima donna 질다의 유명한 아리아〈그리운 그 이름)이나 딸을 돌려달라는 눈물겨운 호소가 인상적인리골레토의 〈대신들이여, 들으소서〉 등은 위고 원작에 나타나는 생생한인간적 감정을 청중에게 제대로 전해주었다.

발효음식은 미생물의 발효과정을 긴 시간 무던히 지켜봐온 장인정신에의지한다. 전통 음식에서 장인정신이 사라진다면 인류는 또 다른 문명의세기로 진입하게 될 지 모른다. 외부 환경의 변화는 물론 인간 세포를이루는 음식물의 섭취 방식이 바뀔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지금까지의생존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시기가 되지 않을까.


돼지의 지역별 특성에 따라 맛과 품질에서 큰 차이가 난다. 가장 유명한 건스페인의 이베리코 생햄인데, 흑돼지에 특별한 향과 식감이 스며들도록 몇개월간 방목하며 도토리를 먹여 키운다. 이탈리아 파르마에서는 파르마산치즈를 만들고 나서 생긴 우유 찌꺼기인 유장과 이 지역에서 많이 자라는밤을 먹인 흰 돼지를 사용한다. 이렇게 하면 고기가 부드럽고 잡냄새를제거할 수 있다.


술은 당분, 정확히 말하면 포도당이 효모의 작용을 통해 알코올로 변한것이다. 세상의 모든 술에는 인간의 개입이 필요하다. 당화 과정은 조건을만들어주지 않으면 일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막걸리나 맥주는 쌀이나보리에 수분을 보충하고 녹말 상태의 탄수화물에 당화 과정을 일으켜포도당으로 변환한 뒤 발효를 일으켜야 비로소 만들어진다.


눈앞의 당장은 소멸인데 다음은 생성이다. 빈 곳에서 가득 찬 것을 보고,
오래된 것의 가치를 알며, 고요한 가운데서 진리를 찾는, 분리되지 않는사고의 현장이다. 그런 동아시아의 사유를 담은 예술작품은 작가가손으로만 만든 창작이 아니라 몸과 호흡, 사고가 함께 이루어낸 결과다.
고요하게 바라보고, 깊고 큰 숨을 삼킨 작가는 손을 들어 내리긋고
멈추었다 휘젓는다. 몇 가지 동작으로 화면은 산이 되고 공기의 흐름이되며 우주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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