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이 어떻게 사는지 보기 위해서 세 종류의 시설을 찾아갔다. 첫 번째는 산란계 농장이었다(앞에서 언급한 농장이다). 알을 얻기 위해 기르는 닭을 사육하는 곳이다. 두 번째는 부화장이었다. 이곳은 기계를 이용해 병아리로 부화시키는 작업만을 하는 곳이다. 세 번째는 육계 농장이었다. 이곳이 프라이드치킨의 주인공이 될 닭을 기르는 곳이다.
돼지가 어떻게 사는지 보기 위해서도 세 종류의 시설을 찾아갔다.
첫 번째는 종돈장이었다. 이곳은 일반적인 양돈장에서 새끼를 낳을 용도로 쓸 어미 돼지를 기르는 곳이다. 두 번째는 자돈 농장이었다. 생후3개월 이하의 어린 돼지를 자돈이라고 부른다. 여기서 자돈을 기르고비육 농장으로 출하시킨다. 세 번째는 비육 농장이었다. 여기서 자돈을 3개월 더 기른 뒤 도축장으로 보낸다.

이런 숫자들은 우리를 바람처럼 스쳐 지나간다. 하지만 인간과 사회에 대한 발언은 이보다는 점성이 강해야 할 듯싶다. 이들이 도깨비풀처럼 작은 가시를 품고 있어 아무에게나 달라붙고, 털어도 쉽게 떨어지지 않는 무언가였으면 좋겠다. 그 가시들은 우리의 정신과 마음에억센 뿌리를 내려 끊임없이 사람들을 불편하고 불안하게 만드는 무언가였으면 좋겠다.

한 가지 오해를 피하기 위해 말하자면, 나는 여기서 채식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려는 것은 아니다 (나는 채식주의자가 아니다). 내가 이책을 통해서 어떤 목표를 꿈꿔볼 수 있다면 그것은 사람들이 맛있는먹을거리뿐 아니라 동물의 살점으로서의 고기 역시 있는 그대로 보게되는 것이다. 그래서 여러분이 회식 자리에서 육즙이 흐르는 삼겹살한 점을 집어 들었을 때 당신과 고기 사이에 어떠한 환상도 남아 있지않게 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비위 약한 사람은 농장에서 절대 일 못 하겠다고 친구들이말하면 나는 정말 그렇다며 고개를 끄덕이곤 했다. 지금은 아니다. 양계장에서 일하기에 가장 부적합한 사람은 업보를 믿는 사람이다. 자신이 저지른 행동이 어떤 형태로든 자신에게 되돌아올 거라고 믿는 사람들 말이다. 업보를 믿는 사람은 양계장에 발도 들이지 말 일이다."

늘날의 성공을 두 손으로 일군 당사자들은 역사의 들러리로 물러나 버렸다. 하지만 지난 겨울의 경험은 역사의 공을 몇 안 되는 정치가들이독차지한다는 것이 얼마나 가소로운 일인지 깨닫게 했다. 좋은 리더십의 중요성을 인정한다고 해도 우리 사회가 풍족한 것은 결국 우리가그만큼 열심히 일했기 때문이 아닐까? 이것이 너무 건방진 생각이라면우리 어머니와 아버지가 또 그들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또 그들의 이웃과 동료들이 열심히 일해왔기 때문이 아닐까? 메마른 강을 다시 흐르게 하는 것은 소나기가 아니라 길고 지루한 장마다. 바짝 말라붙었던한강 역시, 한 줌의 위인들‘이 뿌린 소나기가 아니라 이름 없이 살다간 수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이 모이고 쌓여 다시 흐르게 됐다고 해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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