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화가 끝난 뒤 회식 자리가 이어졌다. 우리는 낯을 별로가리지 않았다. 게다가 둘 다 오사카 출신이라 그런지 죽이잘 맞았다. 회식이 끝난 뒤에도 신주쿠로 나가서 아침까지술을 마셨다. 그 이후로 우리는 내가 도쿄에 가거나 게이고씨가 오사카에 올 때마다 만나서 술을 마시는 사이가 되었다. 서로 도움이 될 법한 이야기는 별로 하지 않는다.우리는 어디까지나 술친구니까.
"선생님, 여고생들은 어떤 경우에 사람을 미워할까요?""애들한테 제일 중요한 건 아름다운 것, 순수한 것, 거짓이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우정일 수도 있고 사랑일 수도 있죠. 자기몸이나 얼굴일 수도 있고…….. 좀더 추상적으로 말하자면 추억이나꿈을 제일 소중하게 여기는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반대로 말하자면, 이런 것들을 부수려고 하는 사람, 빼앗으려고 하는 사람을 가장증오한다는 뜻도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