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질 다단계 회사라는 최상급의 악과 맞닥뜨린 이후로 스기무라는 공교롭게도 신변에 큰 변화를 맞으며 독립합니다. ‘공교롭게도라고 썼지만 작가는 누군가를 시작할 때부터 이를 염두에 두고 복선 비슷한 걸 깔아 두었어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행복 속에서 그것을 빼앗기지 않을까 불안해하지 않고 살기 위해서는 얼마만큼의 배짱이 필요한 걸까. 그게 양동이 하나의 분량이라고 한다면 내가 가지고 있는 건 한 컵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이 컵이양동이로 자라리라는 전망도 없다. 결혼한 지 칠 년, 나는 언제나내 컵을 소중히 들고 다녔다. 작지만 전혀 없는 것보다는 낫다"라는 식으로 말이죠. 이러한 전환점을 통해 사립탐정이 된 스기무라가 맞닥뜨리는 사건은 다시 소소한 형태로 회귀하지만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이랄까 태도에서는 변화가 느껴집니다. 미야베 미유키 정도의 필력이라면 얼마든지 해피하고 산뜻하게 희망장의 이야기들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을 텐데 일부러 그렇게 하지 않았어요. 마치 십자가와 반지의 초상』에서 (독자들의 원망을 들을 출알았으면서도) 스기무라와 아내 나호코의 관계를 ‘일부러 그렇게만든 것처럼 말이죠. 이유가 뭘까. 이 점에 주목해서 희망장을읽어 주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