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도 48시간 정도? 젊어서 좀 더 버틸 수도 있겠지만."
‘스테르하다..….‘
환자가 사망한다는 의미인 독일어 ‘스테르벤 (sterben)‘에서 따온
‘스테르하다‘라는 은어가 류지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뭔가 환자가 죽는다는 사실을 정면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회피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였다.
‘선생님, 삽관은 의미 없나요? 적응증에 해당하지 않나요?‘
이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말할 수 없었다. 말할 수 없는 나 자신이 왜 그렇게 한심해 보일까.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우리나라에서 최상위권 대입 수험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과가 의과대학이고 한 해에 우리나라에서 3,000명이 넘는 새내기 의사들이 배출되고 있다.
우리 주변에도 분명 사명 의식을 가지고 묵묵히 의료현장에서 환자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실력과 인품을 겸비한 의사 선생님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대부분이 그럴 것이다. 그렇다고 믿고 싶다. 그 바람은 비단 나만의 바람이 아닌 우리 모두의 바람일 것이다. 그 바람이 현실로 이루어지는 데 이 책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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