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의사로 지내다 보면 환자들의 이런 놀라움을 자주 접한다.
"혹시 저희 집에 CCTV라도 달아 놓으셨어요? 어떻게 모든 것을 다알고 계세요?"
물론 농담으로 하는 말이다. 나는 그들의 진짜 상황을 알 길이 없다. 그렇다면 추측만으로 분석한 내용이 어떻게 그렇게 정확할 수있을까? 답은 ‘인간의 본성에 있다. 사람의 마음은 모두 비슷하다.
다양한 인생 이야기를 접하며 그 속의 맥락을 잡다 보니 ‘사람은 모두 다 비슷하다‘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거기에 더해서 그들 상황에 따라 내가 추론한 바를 이야기로 잘 풀어내면 십중팔구는 위와같은 반응을 보인다.

출판사는 내게 원고 의뢰를 하며 진료실의 사연을 단순히 나열하는 방식이 아니라 그 사연에 대한 분석, 특히 구체적인 해결방안이담기기를 원했다. 사연들을 모아서 분석하고 해결방안을 제안하는방식은 문과의 뇌로 이과적 사고 훈련을 받은 내게 어렵지 않은 일이지만, 세상일에 해답이란 없기에 내가 제시한 의견은 ‘개인적인‘
견해일 뿐, 반드시 그래야 하는 법칙은 아니다.

을 것이다. 자신은 할아버지이고, 아들과 며느리가 부탁하지 않는한 본인이 이름을 지어오는 건 일종의 월권이 될 수 있음을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이다. 시어머니 역시 본인 세대의 산후조리 방법에맞춰 며느리에게 준비해 주었다. 책을 읽고 인터넷을 뒤져가며 요즘스타일을 연구했을 리가 없다. 시어른들이 이러쿵저러쿵하는 말들도, 삼삼오오 모이면 자동으로 쏟아지는 뒷말들 같은 거다. 이런 말들은 바람에 나부끼는 갈대처럼 무게도 책임도 없는 쓸데없는 소리다. 마지막으로 옆에서 코 골며 자고 있는 남편은? 물론 남편은 아내가 모든 것을 다 알아서 해결해 주고 자기의 삶은 원래에서 달라지지 않기를 바란다. 그는 지금 숟가락만 얹어서 아빠가 될 수 있다면오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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