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놀라운 이야기들을 듣다 보니 이상한 생각이 들었소.
인간이란 그렇게 강인하고 덕과 품위를 지녔으면서도, 그렇게 악하고 비열한 존재란 말인가? 어떤 때는 사악한 원리의소산인 듯하다가 어떤 때는 고결하고 신과 같은 존재로 비춰지기도 했소. 위대하고 덕을 지닌 인간이 되는 것은 이성을지닌 존재가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영예 같았소. 많은 기록에나타났듯이 비열하고 사악한 인간은 가장 비천한 존재, 눈먼두더지나 유순한 벌레보다도 못한 존재처럼 느껴졌소. 어떻
그러나 계속 읽어 나갈수록 나 자신의 감정과 상황을 돌아보게 되었소. 나는 내가 읽거나 엿듣는 대화의 주인공들과비슷하면서도 아주 다른 존재임을 깨달았소. 나는 그들에게어느 정도 공감하고 이해했지만 나 자신의 자아 같은 것은형성되어 있지 않았소. 내게는 의지할 사람도 없었고 핏줄도없었소. 내가 떠나온 길은 빈 칸)이었고 나의 죽음을 슬퍼할사람도 없었소. 내 생김새는 소름이 끼쳤고 체구는 거대했소. 그건 무슨 뜻일까? 나는 누구일까? 나는 무엇일까? 어떻게 해서 생겨나게 되었지? 내 운명은 무엇일까? 이런 의문들이 꼬리를 물고 떠올랐지만 풀 수 없었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