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꿈이 퇴색한 것은 내가 처음으로 시에 빠져들었을 때였습니다. 시인들이 분출해 낸 말들은 내 영혼을 매혹시켜 하늘까지 띄워 주었지요. 나 또한 시를 쓰면서 1년 동안은 나만의 창작의 낙원에서 살았고, 호메로스와 셰익스피어의 이름이 새겨진 신전 한 귀퉁이에 내 이름자도 새겨 넣을 수 있을거라 상상했고요. 하지만 누님도 알다시피 나는 실패했고 그로 인해 얼마나 낙심했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마침 그 무렵에 사촌의 재산을 상속받아, 어릴 적 탐닉하던 꿈으로 다시돌아가게 된 것이지요.

누님도 쉽게 짐작하겠지만 나는 그 말에 몹시 감격하고 말았지요. 그러면서도 그가 불행한 지난날을 이야기하면서 다시 슬퍼할 거라는 생각에 마음이 괴롭기도 했습니다. 나는그가 약속한 이야기를 빨리 듣고 싶어 몸이 달았습니다. 한편으로는 호기심에서였고 또 한편으론 내 힘이 닿는다면 그의 운명을 개선해 주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지요. 나는 이런 내 감정을 말했습니다.
「고맙소. 하지만 동정은 필요 없어요, 내 운명은 거의 다했으니까. 나는 이제 한 가지 사건만 기다리고 있고, 그러고 나면 평화롭게 잠들 거요. 선장의 기분은 잘 알겠어요.」그는 내가 끼어들려는 것을 눈치챘는지 말을 이어 나갔다.
「하지만 그건 잘못 생각한 거요, 친구. 이제 당신을 친구라부르며 말을 놓아도 되겠지요. 어쨌든 그 무엇도 내 운명을바꾸진 못해요. 일단 내 이야기를 들어 보오. 그러면 내 운명이 어떻게 결정되었는지 알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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