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늑대 개가 나타났습니다. 늑대 개는 숲으로 도망친 개와 늑대가 교미해 낳은 새끼입니다. 늑대 개는 일반 늑대보다 몸집이 더 크고, 깃발에도 관심을 안 보이고, 사람과 불빛을 무서워하지 않으며,
사냥꾼이 유인하기 위해 내는 늑대 소리에도 반응하지 않습니다. 한편 야생으로 변한 고양이는 떼를 지어 몰려다니며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사람에게 복종하던 기억을 잊어버렸습니다. 현실과 비현실 사이의 경계가 없어지고 있습니다."

체르노빌에 대해 아이들과 대화해본 적이 있는가? 어른이 아니라어린이와……. 아이들은 예기치 않은 고찰을 할 때가 있다. 철학자로서 나는 항상 흥미롭게 지켜봤다. 예를 들면, 한 여자아이가 1986년가을에 학교에서 단체로 비트와 당근을 뽑으러 밭에 간 이야기를 해줬다. 가는 데마다 죽은 쥐가 보였고, 아이들은 웃으면서 그에 대해논했다. "쥐, 바퀴벌레, 지렁이가 다 죽으면 토끼, 늑대가 죽지. 그뒤에는 우리가 죽을 거야. 사람이 제일 끝에 죽을 거야." 그 뒤에는동물과 새가 없는 세상에 대해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쥐가 없는 세상, 한동안은 사람만 살 거야. 아무도 없이 사람만, 파리도 안 날아다닐 거야." 이 아이들은 열두 살, 열세 살이었다. 그 아이들이 그런 미래를 그렸다.

친구가 이런 말을 했소. "우리 배가 부르고 더는 고통스러울 일이 없다고 치자. 그럼 누가 우리한테 관심 두겠어?" 그의 말을 잊을 수가없소. 그런데 나는 우리의 어떤 부분이 다른 사람들의 마음에 드는건지 끝까지 밝혀내지 못했소. 우리가 좋은 건지, 아니면 우리에 대해 글을 쓸 수 있는 게 좋은 건지. 혹은 우리를 통해 뭔가 깨달을 수있다는 게 좋은 건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