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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하루 3분 세계사 - 매일 한 단어로 대화의 품격을 높이는 방법
김동섭 지음 / 시공사 / 2020년 10월
평점 :
제목으로 놓고 볼때 세계사에 관한 이야기가 주로 다뤄지는 책으로 보이지만 어떻게 보면 맞기도 틀리기도 하다. 단어를 중심으로 어원을 밝히며 관련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으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스타일의 역사책 버전이라고 볼 수 있다. 주로 영어단어 위주의 라틴어와 유럽 중심의 세계사를 다루고 있다.
영어단어의 어원을 파헤쳐가면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신화 나아가 북유럽 신화나 설화까지도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단어를 문화와 역사로 나아가는 도구로 삼아 흥미진진한 세계사에 관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 각 주제당 3분 이내에 읽을 수 있는 간결한 구성인지라 출퇴근시 아니면 토막시간을 이용해 짬짬히 읽을 수 있는 장점을 가진 형식이다.
저자는 불어불문학을 전공했으며, 프랑스 리모주LIMOGES대학에서 석사를 마치고 파리5대학(파리 데카르트대학)에서 언어학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수원대학교 프랑스어과에서 프랑스언어학, 문화인류학, 신화학, 라틴어 등을 강의하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은 저자의 경력을 바탕으로 씌여진 책이라고 볼 수 있다.
총 6챕터로 구성되어있으며 100가지 꼭지로 엮어져있다. 챕터 1의 목차를 통해 어떤 이야기들이 다뤄지고 있는지 살펴보자면,
CHAPTER 1 상식을 키워주는 단어 이야기
Day 1 유럽의 기사들은 싸우면서 시간을 보냈다? | 토너먼트
Day 2 테니스는 원래 프랑스 왕실에서 하던 놀이였다? | 테니스
Day 3 비박이 알고 보면 숙박과 전혀 상관없다니! | 비박
Day 4 좋다는 말이 사실은 좋지 않다는 뜻이라고? | 좋다
Day 5 남자는 무기를 가진 사람, 여자는 실을 잣는 사람? | 남자, 여자
Day 6 남편은 집 지키는 사람이다? | 남편
Day 7 아침은 노동자들만 먹는 것? | 아침 식사
Day 8 블루투스는 이가 파란 사람이 만들었다고? | 블루투스
Day 9 스위트룸은 정말 달콤한 방일까? | 스위트룸
Day 10 모기지론은 사실 고리대금이었다? | 모기지론
Day 11 카니발은 고기 먹는 날이래! | 카니발
Day 12 손수건은 코만 푸는 천이었다? | 손수건
Day 13 트로피가 원래는 전리품이었다고? | 트로피
Day 14 왜 구조 신호를 보낼 때 5월 1일을 외칠까? | 메이데이
Day 15 목숨만은 살려주시오! 부디 자비를! | 자비
Day 16 귀족은 빵 지키는 사람, 귀부인은 빵 반죽하는 사람? | 귀족, 귀부인
Day 17 죽음에 대한 복수를 금지하자는 회의가 있었다고? | 물건
Day 18 포크는 먹을 수 있는데, 피그는 먹을 수 없다고? | 돼지고기
Day 19 싱가포르는 좋은 나라? 아니면 벌금의 나라? | 벌금
그중 10일에 해당되는 모기지론에 관한 이야기가 다음과 같이 다뤄진다.
˝모기지론mortgage loan이라는 단어를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영어라고 하기에는 도무지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모를 정도로 철자가 매우 낯설다. 이 단어가 이렇게 이상하게 생긴 것은 프랑스어이기 때문인데, 죽음을 의미하는 mort와 담보를 의미하는 gage가 결합해 만들어진 말이다.
사실 모기지론은 무척 오래된 제도다. 중세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유럽의 귀족들에게는 토지가 경제의 기초 단위였다. 봉건 제도하에서 귀족들이 얻을 수 있는 재화는 자신의 영지에서 나오는 수확물과 세금이 전부였다. 그러나 토지는 현물만을 생산해내는 데 반해, 귀족들은 현금이 필요한 경우가 많았다. 오리엔트(지금의 중동 지방)에서 수입되던 사치품을 구입해야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십자군 원정이 시작되면서, 제후들은 원정에 참여하기 위해 자신들의 영지를 돈 많은 대제후에게 담보로 맡기고 현금을 빌렸다.
관례적으로 mortgage라고 불렸던 이 탐욕스러운 고리대금은 수도원의 동의하에 이루어지는 대표적인 돈벌이 수단이었다. 고리대금의 확정 이율은 10~15퍼센트였는데, 단기간에 원금을 상환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배제되었다. 최소 15년에서 20년씩 이자를 물어야 하는 경우가 빈번했고, 짧아야 2년에서 10년이었다. 그 이하는 존재하지도 않았다.
놀랍게도 모기지론이라는 한 단어에는 중세 봉건 제도와 십자군 원정, 당시 귀족들의 사치스러운 소비 패턴, 수도원과 대제후가 결탁해 벌이던 부도덕한 경제 행위가 압축되어 있다. 어떤 단어든 그 단어가 생겨났을 당시의 사회적 배경, 역사의 흐름, 그 언어를 사용하던 민족의 문화를 품고 있는 것이다.˝
오디오북도 4시간 조금 넘는 분량으로 쉽고 재미있게 들을 수 있다. 단어의 어원과 역사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나고 싶다면 일독을 권해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