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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는 24시
김초엽 외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1년 6월
평점 :
현재 활발하게 작품활동중이고, 비교적 잘 나가는 젊은 작가들의 단편소설모음집이다. 게임회사인 엔씨소프트에서 ˝NC FICTION PLAY˝라는 브랜딩 캠페인의 일환으로 기획한 도서다. 즐거움의 미래라는 주제로 7명의 작가들의 단편소설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수록된 7편의 단편 소설은 NC 공식 블로그(BLOG.NCSOFT.COM)에서도 DIGITAL BOOK 형태로 감상이 가능하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편혜영 작가의 소설을 제외하고 나머지 작가들의 소설은 대부분 접해봤다. 각기 개성있는 필체와 재미있는 플롯으로 읽는 재미를 선사해주는 작가들이라고 생각한다. 소개글을 통해서 수록된 작품들과 작가, 그리고 내용을 간단하게 살펴보자면,
〈글로버리의 봄〉 김초엽
화성 궤도를 돌고 있는 130층의 인공 구조물, 글로버리. 공간 설계자들은 각자의 구역에서 궁극의 즐거움을 구현한다. 그중 35층의 나인 레인은 방콕 호텔을 재현한 공간으로 살인 사건이 벌어지면 절묘하게 배치된 퍼즐들을 맞춰가며 범인을 추리하는 곳이다. 나인 레인을 매일같이 찾아가던 공간 설계자 봄은 호텔 라운지 한구석에 앉아 있던 여행자, 파틴을 만나게 되며 글로버리의 실체를 알아가게 된다.
〈수요 곡선의 수호자〉 배명훈
심해 도시 건설 현장의 팀장 유희는 어느 날 문득 희열을 느낀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커다란 기쁨으로 다가온 이 감각이 휘발되지 않도록 일상을 차단하기로 한다. 대신 연락을 받아줄 로봇을 찾다가 자재 창고에 잠들어 있던 오래된 로봇을 떠올린다. 로봇은 자신을 마사로라고 소개하며, 즐거움을 주는 곳에 돈을 쓰는 재주가 있다고 말한다.
〈우리가 가는 곳〉 편혜영
나는 사라지지 않았지만 사라진 듯 보이게 하는 실종대행업, 증발을 도왔다. 그러나 나이가 들자 이제는 더 이상 업무 의뢰가 들어오지 않아 일을 그만두기로 한다. 폐업을 준비하며 사무실을 정리하던 와중에 한 여자가 문을 열고 들어오며 여기가 옆방인지 묻는다. 옆방이면 옆으로 가라고 말하는 나에게 여자는 도와달라고 요청한다.
〈일은 놀이처럼, 놀이는……〉 장강명
카이스트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에서 뇌과학 교수 이명우와 만나게 된 나. 이명우 교수는 톡소플라스마에 관한 연구를 나에게 들려준다. 톡소플라스마에 감염되면 평소 하지 않을 행동들을 대담하게 하게 되는데, 검사 결과 나 또한 감염자로 밝혀진다. 뇌에 자극을 주는 기기를 실험 삼아 쓰게 된 주인공은 일이 놀이처럼 느껴지게 된다. 그러나 기기를 쓰지 않으면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점차 기기에 의존하게 된다.
〈첫눈으로〉 김금희
예능국에서 근무하는 소봄은 프로그램 〈능력자〉의 막내 작가이다. 지난겨울 〈능력자〉팀은 트위터에서 음식 사진만 보고 식당을 맞히는 맛집 알파고를 촬영하러 부산으로 내려갔다. 무사히 촬영을 마쳤지만 소봄은 그가 실은 같은 팀 피디 지민의 옛연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맛집 알파고는 촬영 이후 계정을 터트리고 사라져 소봄과 지민은 촬영분을 방영할지 말지 고민에 빠진다.
〈바비의 집〉 박상영
디지털 팀의 기자 평화는 입술이 보랏빛인 악덕 상사에게 매일같이 시달린다. 여느 날처럼 자신이 쓴 기사를 빨간 펜으로 난도질한 원고를 읽는 상사에게 자신도 모르게 복수하는 상상을 하게 된다. 불현듯 정신을 차리게 된 평화는 미국에 있는 동생 긍률의 집으로 도망치듯 떠나고, 그곳에서 남모를 취미를 가진 긍률의 딸 제니를 만난다.
〈춤추는 건 잊지 마〉 김중혁
난민이 넘어오지 못하도록 보더라인을 지키는 송서우는 근무가 끝나고 산책을 하다가 이상한 샛길을 발견한다. 나무들이 아치 형태로 길을 만든 것처럼 보이는 곳을 따라 들어가자 작고 둥근 정원이 나타난다. 근무가 끝나면 매일 둥근 정원에 방문하던 송서우는 어느 날 나무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즐거움이라는 키워드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냈지만 꼭 즐거운 이야기는 아닌것 같다. 다소 근미래의 디스토피아적인 설정과 함께 서늘한 소설등 저마다 유니크한 소재로 소설은 전개된다. 개인적으로 편혜영 작가의 소설을 가장 재미있게 읽었다. 편작가님의 다른 소설도 궁금해 도서관에서 대출을 받아 곧 읽어볼 예정이다.
문학중 가장 쓰기 어려운 분야가 시이고 장편소설보다 단편소설이 더 어렵게 씌여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루키도 단편소설을 바탕으로 장편소설을 써내곤 하는데, 아무튼 단편소설은 호흡이 짧지만 장편소설과는 다른 즐거움을 선사해주는 장르라고 생각된다. 젊은 작가들의 유니크한 단편소설을 만나고 싶다면 일독을 권해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