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나의 소박한 반응이 재미있었는지 야마후지 경부는 또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이건 유괴 사건이나 농싱 사건 등에서 범인과 인질 사이에, 바로 방금 스기무라 씨가 말씀하신 것과 같은 일종의 연대감이 생기나는 현상을 가리기는 말입니다."
"우리도 그런 상태에 있다고요?"
"글쎄요, 그런 진단은 제 전문이 아니니까요. 다만 스톡홀름 증후군이 생기나려면 보통은 좀 더 시간이 걸리는 모양입니다. 고작해이 세 시간 정도로 어려운가 봐요."
가끔 나는 그렇게 아내에게 내 과거를 보여 줄 수 없다고 생각하면 쓸쓸했지만, 이 또한 이미 포기한 일이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 않겠다‘, ‘하게 하지 않겠다‘
고 나와 우리 부모님이 정했을 뿐이니까.
분수에 맞지 않는다. 격이 맞지 않으면 불화의 원인이 된다. 잘되지 않을 거라며 무턱대고 이 결혼에 반대했던 우리 부모님은,
그래도 내가 나호코를 아내로 맞이하자 나와 의절하겠다고 선언했다. 나는 거역하지 않고 의절당했다.
"꼴 보기 싫다. 나는 너를 부잣집 아가씨의 기둥서방으로 만들려고 키운 게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