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못밤의 이야기를 듣던 도중 나는 녹음기를 꺼 버렸다. 고개를 끄덕이며 그가 하는 말을 듣는 척하며 내 멋대로 기사를 써 내려갔다. 내용은 뻔했다. 인정 욕구에 미친 사람들, 잠못밤과 나와 은나래. 뻔한 말 대잔치를 하고 있는 무의미한인간들과 무의미한 시간들, 나는 그날도 은나래가 되어, 마치은나래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마음으로 마음껏 무례하고 거지 같은 질문을 찬란하게 늘어놓았다. 상대를 더 기분 나쁘게할수록 트래픽이 늘어나는, 진기한 세상이여. 그것은 잠못밤의 풀어진 단추 개수 만큼이나 뻔하디 뻔한 생존 양상이었다.

초소당 경계 구역은 1킬로미터. 속보로 십 분 남짓의 거리다. 레이더가 움직이는 물체를 감지해 경보가 울리면 보더라인 경계원은 즉각 출동하여 현장을 확인해야 한다. 먹이를 찾아 산에서 내려온 동물인 경우가 많다. 열에 아홉은 그렇다.
열에 하나는 보더라인의 철망을 넘으려는 자들이다. 경계원은 공포탄을 사격할 수 있다. 고무탄도 가지고 있다. 실탄도지급되지만 쏘는 일은 거의 없다. 가끔 재미 삼아 동물을 사냥하는 경계원들은 실탄의 사용기를 증빙하지 못하여 해고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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