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형배는 왜 사랑을 두려워하는 것일까. 두려움은위험에 대한 감각적 반응이다. 위험이 닥칠 것을 예감할 때사람은 염려하고 기피하는 마음을 갖는다. 그렇다면 사랑에붙들리는 걸 두려워하는 사람은 사랑하는 일이 위험한 일임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위험을유난히 예민하게 의식하는 사람이 사랑을 두려워한다고 말할 수 있다.

을 들었다. 그 순간 사랑할 자격이 없다는 그의 말이 그 말뜻그대로 왜곡 없이 받아들여졌다. 그녀는 성공했다. 그는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사랑하기에는 자기가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그녀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그녀가 사랑받을 만하지 않아서가 아니었다. 그녀를 사랑함에도 불구하고 자기가 자격 미달이어서 받아들이지 못한 것이다.…. 그런 생각이 그녀를 힘겨운 실연의 자리에서 일으켜 세우기 위해 필요했다. 그런다고 힘들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그에게 연연하지 않게는 해주었다. 이 년 십 개월 전의일이었다.

그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것은 좁은 문의 조숙한 소년 제롬이 두 살 연상의 알리사를 사랑하기 위해서 사용한방법이었다. "네가 어떤 대상에게 예배 드린다는 걸 알고서,
나 역시 그 대상에게 예배를 드리는 건, 바로 그 안에서 너를발견하기 위해서라는 생각이 들어." 조숙한 제롬보다 훨씬조숙한 알리사는 그런 예배는 순수하지 않다고 나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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