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히 물건을 모으는 데 흥미가 있는 건아니지만, 어느새 이런저런 물건이 모이는 것이 내 인생의 모티프 같다. 다 듣지 못할 양의 LP레코드, 아마도 다시 읽을 일 없을 책, 잡지 스크랩, 연필깎이에 끼우지도 못할 만큼 짧아진 연필, 별의별 것이 내 주위에 빼곡하게 늘어간다.

티셔츠도 그렇게 ‘자연스럽게 모인 것이다. 값싸고재미있는 티셔츠가 눈에 띄면 이내 사게 된다. 여기저기에서 홍보용 티셔츠도 받고, 마라톤 대회에 나가면 완주 기념티셔츠를 준다. 여행 가면 갈아입을 옷으로 그 지역 티셔츠를 사고……. 이러다 보니 어느새 잔뜩 늘어나서 서랍에 못다 넣고 상자에 담아서 쌓아 놓는다. 절대로 어느 날 "좋아,
이제부터 티셔츠 수집을 하자" 하고 작심한 뒤 모은 게 아니다.

컬렉션 중에 내가 가장 아끼는 티셔츠는 어느 것인가? 그건 역시 TONY TAKITANI‘ 티셔츠다. 마우이 섬시골 마을의 자선매장에서 이 티셔츠를 발견하여 아마 1달러에 산 것 같다. 그리고 ‘토니 타키타니는 대체 어떤 사람이었을까?‘ 생각하다 내 맘대로 상상력을 동원하여 그를 주인공으로 한 단편소설을 썼고, 영화화까지 됐다. 단돈 1달러입니다! 내가 인생에서 한 모든 투자 가운데 단연코 최고였을 것이다.

특히 깊은 밤 혼자 조용히 음악에 귀를기울이고 있을 때 마시는 술로는 위스키가 가장 어울린다. 맥주는 너무 묽고, 와인은 너무우아하고, 마티니는 너무 젠체하고, 브랜디는좀 정리하는 기분이 들고…… 그렇다면 이건뭐 위스키 병을 꺼낼 수밖에 없죠.

이럴 때의 나는 누가 뭐라 해도 ‘트와이스 업‘으로마시는 걸 좋아한다. 바 같은 데서 맛있어 보이는 얼음이있으면 온더록스로 마실 때도 있지만, 집에서는 대체로 트와이스 업으로 마신다. 만드는 법은 간단하다. 잔에 위스키를 따르고(정식으로는 다리 있는 잔이 좋다), 거기에 동량의 물(상온)을 붓는다. 잔을 휘이 돌려서 섞는다 끝, 아주 간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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