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외국작가의 순위를 꼽는다면 하루키가 세 손가락안에 들어갈것 같다. 솔직히 샤이 하루키(?)를 감안한다면 1등이 아닐까 추정해본다. 하루키의 소설을 처음 접해본건 대략 이십여년전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였다. 솔직히 하루키 하루키 하길래 읽어봤는데 뭐 이런 스타일의 소설을 그렇게들 좋아하는거야라는 생각을 하고 하루키 월드를 떠났다.이후 그의 산문과 음악에 관한 에세이들을 비교적 괜찮게 읽고 나서 하루키 월드에 다시 입성했다. 늦은 나이에 뒤늦게 그의 데뷔작인 [바람은 노래를 들어라]부터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노르웨이의 숲]등 초기작들 위주로 서서히 읽어주고있다. 그의 소설에 친숙해지면서 왜 하루키 하루키하는지 알게됐고 야곰야곰 빼먹는 느낌으로 즐기고 있다. 조만간 그의 많은 팬들을 실망시킨 기사단장을 함 읽어볼까 싶다.도대체 얼마나 그의 다른 작품들과 이질적인지 궁금증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이 책의 작가도 기사단장에 대한 실망감을 책에서 강력하게 표출한다. 이지수 작가는 전문번역가로 중학생 시절에 하루키의 소설을 만나고 그의 작품에 매료된 나머지 일어일문학을 전공해 아직까지 하루키에 대한 팬심을 가지고 있는분이다.이름이 낯이 익어 번역서를 찾아보니 사노 요코 여사의 책을 번역한 작가였다. 사노 요코의 에세이도 괜찮게 읽은 기억이 남아있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 필력도 상당히 괜찮은 작가로 생각된다. 아무튼은 이른바 하나의 소재에 대해 덕후 스타일의 에세이 문고판으로 펴내고 있는 시리즈인데 가끔씩 관심이 가는 주제를 선택해 재미있게 읽어주고 있다. 이 책 역시 뒤늦게 하루키 월드에 입성한 팬으로 많은 공감을 느끼며 책장을 넘겨줬다.중학생 시절 PC 통신 동호회를 통해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하루키 월드에 입성한 저자는 일어일문학을 전공하고 삼십대 중반의 일본어 번역가가 되었다. 젊은 시절 하루키에 빠져들었다가 나이를 들어가며 시들시들해지는 사람들도 많지만 아직도 하루키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총 14편의 에세이에 그의 책과 자신의 추억을 맛있게 버무려 글로 풀어냈다.아무튼 시리즈를 펴낸 출판사에서는 하루키 아이템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아무튼 시리즈를 기획할 때부터 제철소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었습니다. 이 시리즈에 생각만 해도 좋은 한 가지로 (살아 있는) 인간이 등장한다면, 첫 테이프는 하루키가 끊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만큼 하루키는 취향 강한, 호불호가 분명하게 나뉘는 몇 안 되는 작가니까요. 이 구역의 하루키스트는 나라고 얘기할 수 있을 만한 후보군을 추려 집필을 제안하기도 했지만, 하루키의 임자를 찾는 일은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그러다 우여곡절 끝에 아직 하루키 책을 한 번도 번역한 적 없는 이지수 번역가에게 그 미션이 돌아갔습니다. (우여곡절이 뭔지 궁금하시다고요? 『아무튼, 하루키』의 에필로그 ‘아무튼 뭐라도 써야 한다면’에 자세하게 나와 있습니다만...)˝정말 많은 사람들이 하루키를 좋아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아무튼 재미있게 읽었고 작가의 번역서에 애정하는 감독인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를 찍으며 생각한것들]이 올라와있는걸 보고 좀더 친숙함을 느꼈다. 고레에다 감독에 대한 책도 내줬으면 하고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