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지금, 이 대륙에서 전쟁은 다른 곳으로 지나가버리고, 한때 잠깐이나마 병원으로 변했던 수도원과 교회들은투스카니와 움브리아의 언덕에서 뚝 떨어져서 고독하다. 이곳들에는 전쟁이 만든 사회의 잔재, 거대한 빙산이 남기고간 작은 빙퇴석들이 남아 있다. 이제 이곳들을 둘러싸고 있는 것은 신성한 숲뿐이다.
그녀는 얇은 치마 속에 발을 오므려 넣고 팔을 허벅지 위에 올려놓는다. 모든 것이 잠잠하다. 텅 빈 관 속에서 무언가돌아가는 익숙한 소리가 들려온다. 분수의 중심 기둥 속에묻힌 파이프 속에서 불안하게 울리는 소리다. 그리고 고요해진다. 그다음 갑자기 물이 그녀 주위에 와르르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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