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투쟁과 경제건설에서 성공을 거둔 구세대들은 자신의 경험을절대시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미래를 탐색하는 경향이 강했다. 그들에게과거와 현재, 미래는 일직선상에 놓여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역사는 구세대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불연속적인 단절과 반전을 거듭하면서 발전하였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보자면, 환경이 크게달라질 때 이전과는 전혀 다른 종이 등장하였다. 민주화 투쟁의 승리와경제건설 성과가 가시화되기 시작한 1990년대에 접어들어 바로 그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역사를 일직선상에서 발전하는 것으로 접근했다가는 패착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역사가 아놀드 토인비의 말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역사적 성공의 반은 죽을지도 모른다는 위기에서 비롯되었고, 역사적 실패의 반은 찬란했던 시절에 대한 기억에서 시작되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구세대는 시대상황에 의해 개인을 희생하고 생활을 희생하고 소비를 희생시켰다. 그러한 희생은 너무나 극단적이어서 종국에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집단인지 그리고 무엇을 위한정치이며 무엇을 위한 생산인지가 묘연할 정도였다. 신세대는 구세대가 스스로를 희생시켰던 바로 그 지점들을 회복하였던 것이다. 즉, 신세대는 억눌린 개인(자아)을 되찾고, 생활을 복구하며, 삶을 회복하고자했던 것이다.
1990년대 신세대들은 구세대가 생각하고 있었던 바처럼 부모들이이룩한 경제적 성과를 바탕으로 별다른 고민 없이 삶을 누리는 그런 존재가 결코 아니었다. 이전과 이후의 시기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1990년대의 10대 역시 가정과 학교, 사회 모두로부터 가해지는 빈틈없는 억압과 끝없이 조여오는 무한경쟁 체제로 인해 극도의 불안에 시달리고 있었다. 신세대는 개인으로서 나를 중시했지만 현실의 모습은 한없이 고독하고 불안한 존재로서 ‘나‘ 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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