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단어가 말해지는 곳은 환하게 밝아진다.
환해지리라, 는 말이 거기에 현존한다. 그 말이 언어로이해되기도 전에, 먼저 환함이 찾아온다. 희미하게 동이트고, 뭔가가 지평선 위로 떠오른다. 빛줄기가 어둠을뚫고 대기를 채운다. 사람들은 사고가 말을 앞서서진행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앞서 나가는 것은 사고가아니다. 말이 앞으로 먼저 내보내는 것은 빛이다.


침묵은 말에 속한다. 그렇다고 침묵이 빛에 대항하며있는 것은 아니다. 침묵은 어둠이 아니다. 침묵은 산란된빛이다. 그것은 어떤 하나의 빛, 즉 말의 빛 속으로수렴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렘브란트의 그림에서 빛은 사물로부터 나오지 않는다.
도리어 그 반대로 빛이 사물을 향해서 보내진다. 그빛으로부터 사물이 탄생한다. 렘브란트의 빛은 빛자체에서 나오는 빛이다. 스스로를 낳는 것은 빛이다.

"황금보다 더 놀라운 것이 무엇인가?" 하고 왕이 물었다.
"그것은 빛이다." 하고 뱀이 대답했다.
"빛보다 더 생기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무엇인가?" 하고다시 왕이 물었다.
"그것은 대화다." 하고 뱀이 대답했다.


에른스트 카시러에 의하면 언어란 "사물과 사건,
지속적인 것과 일시적인 것, 대상과 과정이란 세계의구조가 근본이 되는 상징적인 형태다."(《언어와신화》)


인간은 매 순간 말을 통해서 자신의 구조와 자신의과거를 넘어설 수 있다. 그러나 말을 갖지 못한 동물은자기 안에 갇혀 있을 뿐이다. 인간은 말을 통해서지속적이 되며, 동물은 동물인 채 지속적으로 머문다.
동물은 세계에 갇힌 존재다. "말없는 동물에게 이세계는 하나의 압인이다."(장 파울)

왜 그림이 아니라 말이 인간만의 독특한 자기 표현이 된것일까? 그림은 말처럼 의미가 분명하지 않다. 물론그림에도 정신이 깃들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림속에서 정신은 잠잠하다. 그림 속에서 정신은 휴식한다.
하지만 말 속에서는 깨어 있으며, 그래서 말은 그림보다더 직접적이다.


언어에는, 명확해지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기준을초월하는 명확함이 있다. 언어는 요구되는 것보다 훨씬더 많은 명확함을 갖는다. 그것이 언어의 비밀이다. 그로인해 언어는 단순한 기호와 표현 이상의 존재다.


어떤 한 사물에 대해서 거짓이 말해질 때, 거기에는 단지그 사물뿐만이 아니라 다른 모든 사물들도 함께 진실아닌 것으로 왜곡되고 만다. 그런 까닭에 거짓말을 하는자는 공포심을 갖는다. 세계 전체가 거짓으로 왜곡되는것을 그 스스로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마침내는 그자신도 함께 왜곡되어버릴 것이다. 그래서 그는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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