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남은 밤, 당신 곁의 책 - 탐서주의자 표정훈, 그림 속 책을 탐하다
표정훈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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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장정이라고 해야되나 만듦새가 상당히 예쁜 책이다. 책의 오른쪽 끝 상하단의 둥근 마감처리와 함께 아담한 사이즈부터 전반적으로 마음에 든다. 아울러 내용도 세계의 명화중 책과 관련된 그림들을 선별한지라 더욱 소장용으로 만족스러운 책이 아닐까 싶다.

장서 2만권 이상을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탐서주의자인 표정훈 작가가 쓴 책이다. 2만권을 집에 소장하려면 어떤식으로 배치를 해야될지 상상하기 어렵다. 몇 천권의 책만 가지고도 늘 정리하라고 성화인데 2만권은 정말 대단한 보유량이 아닐 수 없다. 책 속에서 이제 버리기 시작한다고 하시던데 나도 이미 버리거나 주거나 팔거나에 돌입하고 있다.

위에도 언급했듯이 책과 그림을 주제로 하는 인문교양 에세이다. 그림속의 모델이 읽고 있는 책을 시기별로 최대한 추정해서 간단하게 해당 서적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는지라 책과 그림을 동시에 읽고 볼 수 있다. 총 38권의 책과 그림이 소개된다.

총 5부로 구성되어있다. 소개글을 통해서 어떤 내용이 다뤄지고 있는지 살펴보자면,

˝1부 ‘독서의 위안’은 책의 위로를 받으며 광활한 고독과 사색의 세계로 빠져든 그림 속 책과 인물 이야기를, 2부 ‘그녀만의 방’은 여성, 그것도 주체로서의 여성과 그녀들의 책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3부 ‘삶과 사랑 그리고 예술’은 이 미려한 우주에서 숨 쉬고 생각하고 살아가는 일의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

4부 ‘자유의 주체자들’의 주인공은 자유 의지로 당당히 맞서려는 자들이 주인공이다. 문학과 철학, 예술을 넘나들면서도 그 중심을 잃지 않는 문장의 깊이를 그림 속 책과 인물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5부 ‘책, 삶이 되다’는 작은 책 한 권이 세상을 흔들 만한 힘이 있다는 걸 증명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림을 그린 화가와 인물 간의 대화를 상상해보는가 하면, 그림 속 주인공의 상황을 소설처럼 각색해 읽는 맛을 더한 이 책을 통해 한 권의 잘 벼려진 인문서를, 가끔은 예술서를, 그리고 한 권의 문학 작품을 읽는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표지의 그림은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이다. 작가는 상상을 더해서 이렇게 글을 쓴다.

˝1부 [독서의 위안] 고독은 부드럽다편에서는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 속 주인공을 호퍼가 실제로 1937~1938년 머물던 농장 옆에 사는 여인으로 상상,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고려해 그녀의 직업, 그녀가 책을 산 서점, 그녀가 읽는 책을 추정하여 풀어낸다. 마치 한 편의 단편소설을 읽는 기분이다.

그해 4월 미국 뉴욕에서 버몬트 주 벌링턴행 열차에 탄 여인이 있다. 여인의 이름을 캐서린이라 해두자. (...) 풍경에도, 사람에게도 눈길을 주기 싫은 캐서린은 유일하게 뉴욕에서 들른 곳, 스트랜드 서점에서 산 〈스크라이브너 매거진〉을 펼쳐본다. 1934년 4월호. 표지에서 ‘F. Scott Fitzgerald’라는 이름을 보았기 때문이다.” - 1부 [독서의 위안] 고독은 부드럽다 중에서

작가의 서적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다. 요즘 그림에 빠져있는지라 더욱 흥미롭게 읽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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