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푸른 눈의 증인 - 폴 코트라이트 회고록
폴 코트라이트 지음, 최용주 옮김, 로빈 모이어 사진 / 한림출판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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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를 미션스쿨에 진학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말도 안되는 이야기지만 일주일에 한 번 성경수업을 받았다. 뺑뺑이로 돌려서 들어간 고등학교인데 이런식으로 강제 교육은 정말 옳지 않은일인것 같다. 요즘도 그런 수업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 당시 성경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있었다. 젊은 남자분이었는데 수업시간 도중에 난데 없이 광주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던 기억이 난다.

공수부대로 투입된 경험을 우리에게 들려줬는데 시민군에게 죽은 자기 동료들의 이야기 그리고 폭도로 생각했던 시민군들에게 가한 공격행동등을 횡설수설했었다. 나중에 학교를 떠났던 소식을 듣기는 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면 그도 엄청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렸던걸로 추정된다. 정작 주범들은 모두 잘 먹고 잘 살고 아직까지 반성을 안하지만 죄 없는 시민들과 가해자들로 둔갑한 군인들만 평생 짐을 안고 살아가야 되는 우울한 현대사의 단면이 아닌가 싶다.

전두환은 아직도 뻔뻔스럽게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 왜 그 가족들의 재산을 몰수하지 못하는가에 대한 울분은 둘째치더라도 처벌만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 나이가 무슨 상관인가? 아직도 전두환을 옹호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어떤 믿음이 담겨있는걸까? 알 수 없다.

이 책은 광주 민주화 항쟁이 있던 시기에 평화봉사단원으로 한국에서 봉사했던 폴 코트라이트 박사의 실제 경험한 사실을 바탕으로 한 회고록이다. 외국인 최초의 수기인만큼 의미가 좀더 크고 다르게 다가온다. 당시 한국사회에 대한 묘사나 외국인이 생각하는 한국인들의 정서등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게 서술된다.

평화봉사단은 종교가 아닌 순수봉사단체로 저자도 종교와 전혀 관계없는분이다. 호혜원이라는 나주의 나병원에서 아무 조건없이 봉사를 하신건데 실로 대단하다는 생각이다. 종교인도 아닌데 그런 희생과 봉사가 가능한지 미국인지만 정말 존경스럽다. 역시 대단한 나라임은 분명한것 같다.

뜨거웠던 1980년의 봄, 서울에서 건강검진을 마치고 광주로 돌아와 겪게 된 엄청난 일을 꼼꼼하고 객관적으로 메모에 담았다. 많은 세월이 지나 메모와 함께 기억을 떠올려 책을 써내셨는데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잊을 수 없으셨던것 같다. 그만큼 기록이 생생하다. 저자는 다음과 같이 밝히며 책에서 얻은 수익금은 그가 봉사하는 단체에 전액 기부하겠다고 말한다.

˝우리에겐 목소리가 없어. 우리의 목소리가 되어주게. 바깥 세상 사람들에게 우리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려주게.˝ 할머니는 두려움이 없는 눈으로 나를 뚫어질 듯 보았다. 나는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나는 여기에 ‘목격하기 위해‘ 있었다. 할머니가 내게 분명한 임무를 주었다. 나는 그 할머니와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40년이 지난 이제야, 그 책임을 마주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너무 늦지 않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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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24 11: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스티 2020-10-24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리뷰를 쓰신다는건가요? 익명성만 보장된다면 상관없습니다. 수고하세요^^

2020-10-24 11:5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