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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은 왜 싸우는가? - 정체성의 투쟁, 중동사 21장면
박정욱 지음 / 지식프레임 / 2018년 11월
평점 :
오프라인 신간코너를 둘러보다가 발견한 책이다. 500페이지 정도의 제법 두툼한 책인데 날개 부분에 저자의 집필 의도가 마음에 들어 구입했다. 라디오 피디로 일하다가 MBC의 장기 파업시 6개월간 시간이 주어져서 평소 관심이 있었더 중동 역사에 대해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했다고 한다.
9.11 테러 이후 국제 정치의 핵심에 서 있는 중동에 대한 안내사거 부족하다고 느꼈으며 아직도 현재 진행형인 갈등과 대립의 투쟁,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중동의 역사와 정치를 일반 대중들과 보다 쉽게 공유하고자 이 책을 썼다고 밝힌다. 전문 역사학자가 아님에 도 불구하고 이 책 상당히 훌륭하다. 체계적으로 중동에 대한 분쟁의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서술 분석하고 있어서 궁금했던 중동에 대해 많이 알게 됐다.
21가지의 중요한 카테고리로 나눠 예언자 무함마드가 이슬람교를 창시한때부터 가장 최근의 IS까지 같은 아랍인들끼리도 왜 이렇게 반목하고 많은 분쟁이 일어나는지 확실하게 맥을 짚어준다. 이란과 이라크가 서로 사이 안 좋은 이유, 시아파와 수니파로 나뉘는 양대축의 분파끼리 갈라서게 된 이유와 현재 어떤식으로 대립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지도 쉽게 알려준다.
1,500년에 이르는 긴 시간동안 이스라엘 대 팔레스타인, 유대교,기독교,이슬람교, 수니파와 시아파, 왕정국가,국민국가, 이슬람 원리주의자와 세속주의자, 여기에 덧붙여 중동 지역 내 여러 민족들 간의 정체성 충돌까지 서로 다투고 갈등해온 상황을 체계적으로 다루고 있어 복잡한 중동의 상황이 궁금하다면 꼭 한번쯤 읽어볼만한 책이다.
마지막으로 책 소개글에 잘 정리된 글을 올려본다. 세계의 화약고로 일컬어지는 중동이 알고 싶다면 주저하지 말고 읽어보시라......
* 중동은 왜 싸울까?
이 책은 거룩한 예언자 무함마드로부터 촉발된 이슬람 세력의 탄생과 확장, 그리고 빠른 시간 안에 완성된 이슬람 세력의 제국화 이야기로부터 시작한다. 이슬람 초기 시절의 갈등은 예언자 무함마드의 후계자 선정 문제에서 불거졌다. 이른바 수니파와 시아파로 세력이 나뉘게 된 이유와 배경, 그리고 그와 같은 분파(分派)가 현재까지 미치는 영향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이슬람 세력이 아라비아반도를 벗어나 거대한 영토를 확보해 제국으로 발돋움하는 과정에서 벌어졌던 이슬람 세력 내부의 갈등, 이슬람과 비이슬람 간의 전쟁, 유럽 세력과 이슬람 세력 간에 자웅을 겨룬 이야기도 드라마처럼 펼쳐진다. 특히 이슬람을 대표하고 상징하는 칼리파(칼리프)의 역할과 위상도 책을 통해 잘 살펴볼 수 있다.
우리와 달리 중동 세계에서의 국가 개념은 민족 중심이 아닌 종교 중심이었다. 오랫동안 이슬람이라는 종교 중심의 국가 체계가 유지되었으나, 근대에 들어 서구 열강들의 정치적 판단에 따라 어제의 친구였던 무슬림들은 오늘의 적이 되어 맞서야 했다. 한때 유럽보다 강하고 우월했던 이슬람은 유럽의 꼭두각시놀이판에서 춤을 추는 인형 신세가 되기도 했다. 마침내 거대한 이슬람 세력을 이끌던 오스만 제국이 해체되면서 술탄이 사라졌고, 이를 계기로 여러 가지 생각, 철학, 색깔을 지닌 이슬람 세력들로 나뉘게 되었다. 이처럼 중동 지역에서는 늘 안팎으로 싸워야만 하는 이유들이 과거부터 현재까지 수도 없이 많았다.
* 중동을 이해하는 키워드는 ‘정체성’
불안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저마다 어딘가에 소속되고자 하며 그런 소속감을 중요하게 여긴다. 이 같은 개인의 소속감이 집단으로 표출된 것이 바로 정체성이다. 같은 생각과 철학을 가진 집단, 즉 정체성이 같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색깔을 목숨처럼 소중하게 지키고자 한다. 다른 지역과 달리 중동에는 유독 강력한 유대감으로 뭉친 여러 정체성들이 대립과 갈등 속에서 공존해왔다. 이스라엘 대 팔레스타인, 유대교·기독교·이슬람교, 수니파·시아파, 왕정국가·국민국가, 이슬람 원리주의자·세속주의자 등이 그것이다.
‘우리는 누구이며, 우리가 아닌 이들은 누구인가’ 집단적으로 던지는 정체성에 대한 질문은 누구를 우리 집단에 포함할 것이고 누구를 배제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정치적 행위이다. - <들어가는 글> 중
자신이 믿는 가치를 절대 양보할 수 없었던 탓에 이들의 싸움은 늘 끊이지 않았다.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각 정체성 간의 정치적 행위는 대립과 갈등을 반복하며 여전히 중동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가 되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