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시끄러운 고독
보후밀 흐라발 지음, 이창실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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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문학의 거장으로 불리는 보후밀 흐라발의 소설이다. 생각해보면 셰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체코의 소설가들이 많은 것 같다. 카프카, 카렐 차페크, 밀란 쿤데라등이 떠오르는데 심지어 시인지자 극작가인 하벨이 대톨령까지 되셨으니 이 나라의 문학적인 수준은 상당히 높을것스로 생각된다.


그중 보후밀 흐라발은 체코에서 태어나 죽을때까지 체코에 살았던분이신데 현대 체코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로 자리잡으셨다. 다른 소설가에 비하면 조금 특이한 경력을 가지셨는데 그분에 대해 잠깐 알아보도록 하자.


˝1914년 체코의 브르노에서 태어나 프라하 카렐 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젊은 시절, 시를 쓰기도 했으나 독일군에 의해 대학이 폐쇄되자 학교를 떠나 철도원, 보험사 직원, 제철소 잡역부 등 다양한 직업을 전전했다. 마흔아홉 살이 되던 해, 뒤늦게 소설을 쓰기로 결심하고 1963년 첫 소설집 『바닥의 작은 진주』를 출간하며 작가로 데뷔, 이듬해 발표한 첫 장편소설 『엄중히 감시받는 열차』로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프라하의 봄‘ 이후 1989년까지 정부의 검열과 감시로 자신의 많은 작품이 이십여 년간 출판 금지되었음에도 조국을 떠나지 않았다. 그는 해외 언론과 작가들로부터 ‘체코 소설의 슬픈 왕’으로 불리는 한편, 지하 출판을 통한 작품 활동으로 사회 낙오자, 주정뱅이, 가난한 예술가 등 주변부의 삶을 그려냄으로써 체코의 국민작가로 각광받았다.


오늘날 ‘가장 중요한 현대 작가’로 평가받는 흐라발의 작품들은 체코에서만 무려 삼백만 부 이상 팔려나갔고 30여 개국 언어로 번역, 출간되었다. 또 여덟 편의 작품이 영화화되었는데 그중 이르지 멘젤이 감독한 두 편의 영화 [엄중히 감시받는 열차]와 [영국 왕을 모셨지]는 각각 아카데미상 외국어영화 부문(1967)과 체코영화제 사자상(2006), 베를린영화제 국제평론가상(2007)을 수상하는 영예를 누리기도 했다. 체코를 방문한 전 미국 대통령 빌 클린턴이 작가가 자주 찾던 선술집을 방문할 정도로 세계적인 작가로 인정받은 흐라발은, 1997년 자신의 소설 속 한 장면처럼 프라하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려다가 5층 창문에서 떨어져 사망했다. 주요 작품으로 『영국 왕을 모셨지』(문학동네, 2009) 『너무 시끄러운 고독』 『시간이 멈춘 작은 마을』 등이 있다.˝


생각보다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으신 작가인데 우리나라 나이로 50세에 소설을 쓰기 시작해 그런 지위에 오르셨다니 그저 대단하다는 생각이다. 그분의 작품으로 만든 영화도 궁금해지는데 기회가 되면 찾아서 감상해야겠다.


이 소설은 작가가 가장 애정한다고 언급할만큼 그의 자전적인 경험과 책에 대한 생각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책을 사랑하는 늙은 폐지 압축공 한타를 통해 끊임없는 노동을 해야되는 노동자의 슬픈 삶의 단면을 섬세한 필치로 그려낸 작품이다.


결말에서 한타를 통해 깊이 밀려오는 슬픔을 느낄 수 있었다. 인간은 그렇게 소모되어지고 존재가치가 없을때 더 이상 살아야될 욕구를 느끼지 못한다는 사실을 작가는 독자들에게 말하고 있다. 두께도 비교적 얇고 임팩트 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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