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중지 - 재생산을 둘러싼 감정의 정치사 Philos Feminism 8
에리카 밀러 지음, 이민경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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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원제는 ‘행복한낙태‘다. 낙태라는 표현과 선택에 대해서 큰 거부감이 없는편이다. 무엇보다도 당사자가 알아서 할 문제이기 때문에 변에서 개입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제목을 임신중지로 정한건 아무래도 낙태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반영한듯 싶다. 단어까지 바꿀 정도니 이 사회에서 아직 낙태는 좋지못한일에 들어가는듯하다.


사실 행복한일은 결코 아닐텐데 굳이 왜 해피라는 단어를 선택했을까 생각해봤는데 낙태의 결과를 인해 잃는것보다는 얻는게 더 많지 않은가에 대한 작가의 의견이 피력된게 아닌가 싶다.


책의 조판이나 번역이 눈에 붙지 않아 상당히 읽기 힘들었다. 아울러 내용 자체도 호주라는 다소 생소한 나라에서 낙태에 관한 정치적인 상황을 다룬 글이라서 낯선 협회명, 상황, 그리고 아울러 임신중지(아무래도 입에 붙지 않지만 역자의 의견을 존중해서 그렇게 적어본다)에 대한 기초지식이 부족해 완독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한국도 헌법재판소에서 낙태죄 폐지가 선고되었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고 끝까지 읽어봤다. 개인적으로 낙태죄는 당연히 폐지되어야할 법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간통죄보다 더 위헌이 아닐까 싶다.


낙태를 페미니즘이나 젠더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는게 옳은일일까 생각해봤다. 그런 부분도 중요하지만 결국 선택에 관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여성 당사자나 아니면 임신에 책임이 있는 이성애 남자의 입장에서 고려해볼때 아이를 낳아 기른다는건 당사자들이 판단해서 할일이지 주변에서 뭐라고 할일은 결코 아니다.


얼마전 젊은이의 양지라는 영화를 봤다. 전세계중 가장 선진국이라고 하는 미국에서 불과 50년전에 만들어진 영화인데 젊은 남녀가 서로 사랑해 혼전임신을 하게 되고 여자는 남자에게 책음을 지라고 한다. 부담감을 느낀 남자는 우발적인 사고로 여자를 죽게 만들고 사형에 처해진다는 내용이다.


여자가 남자에게 결혼을 요구하기전 병원을 찾아가 낙태에 대한 언급을 하는 씬이 있는데 의사가 거부를 하며 출산을 종용하는 장면이 나온다. 만약 요즘이라면 이런 일들이 벌어질까 싶은 내용인데 의도하지 않은 임신이 이렇게 엄청난 결과를 낳기도 한다.


사실 요즘도 의도하지 않은 임신과 낙태는 당사자들을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만든다. 때문에 낙태라는 행위에서 죄책감도 아울러 행복감도 느낄 필요가 없다. 그냥 개인이 더 행복해질 수 있는 상황을 만든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행복한 낙태는 좀 과격한 표현이기는 하지만 누구나 하나의 사안에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으니까....암튼 힘들게 읽었지만 나름 소득이 있었다. 다만, 번역이 너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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