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르노블에는 폭설이 내렸다고 한다. 그리고 폭설보다 더 무서운 소식이 들렸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폭삭 무너져 내리는 일...
어떤 선택을 하든지, 그것은 그 사람의 자유이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어디서부터 회로가 꼬였던 것인지, 물어 확인하고 싶은 마음은 든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말이나 감정의 교류는 눈과 같은 것이 아닐까. 하얗게, 작고, 연약하고 빛나게 고용하게 쌓이다가
제 무게를 스르로 버티지 못하고 폭삭, 한순간 무너져 내리는 것이 아닐까.
한없이 따뜻하기도 하지만, 무섭게 차갑기도 한...
그저 나도 전해 들었을 뿐이다. 그 사람의 마음은 확인할 길이 없다.
다시 예전 같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들 때는 이 시집을 읽고 싶어진다.
<괴괴한 날씨와 착한 사람들>
내 주위에도 분명, 착한 사람들이 있다. 다만 날씨가 이상할 뿐이다.
(전략) 신도 인간을 이렇게 계속 찾아다닐 것이다. 그래서 집을 잃어버렸을 것이다. 아프냐고 물어주길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누군가 잃어버렸을 뿐 유실물 보관소의 물건들은 누구도 버린 적이 없었다.
임솔아, 「승강장」중에서
이곳으로 가면 길이 없다는 말을 들었고
인간이라는 말을 들었다. 인간은 태어나자마나 울어야 한다 는 말을 들었다.
당신들은 발가벗은 채 발목을 잡히고 공중에 대롱대롱 매달린 채 매를 맞고 처음으로 이루어야만 한다.
말할 수 없는 고통들이 말해지는 동안 믿어본 적 없는 소원이 이루어진다.
고통을 축하합니다. 빨간 촛불을 켜고 노래를 부른다. 「빨간」 중에서 -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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