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캉탕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17
이승우 지음 / 현대문학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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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박할 때까지는 바다에서 내리지 않는다. (중략)
어떤 사람에게는 바다가 큰 배에 다름 아니라면 다른 누군가에게는 이 세상이 큰 버스나 기차일 수 있다. 배에 탄 사람이 그런 것처럼 버스나 기차에 타고 있는 사람도 그곳에 사는데 필요한 조건들이 두루 갖춰져 있고, 그곳에 아주 오래 머문다고 하더라도 다만 이동하고 있을뿐 진정으로 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정차할 때까지는 이 세상에서 내리지 않는다. 내릴 수 없기때문이다. 그런데 이 바다는, 이 세상은 어디로가는 중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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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무 데도 갈 곳이 정해져 있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 데도 갈 수 없었다. 아무 데나 갈 수 있는 사람은 아무 데도 갈 수 없다. 아무 데나 갈 수있는 사람은 자유로운 사람이 아니라 무능한 사람이다. 허용된 것이 아니라 내버려두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자유는 이것과 저것 사이에서의 선택의 가능성에 붙여진 이름이다. 이것과 저것이없거나 이것과 저것의 차이가 없을 때 선택의 가능성은 제거된다. 즉 자유가 없어진다. 벽의 존재가 벽을 넘을 자유를 보장한다. 벽이 없는 곳에서는 벽을 넘을 수 없다. 벽이 없으면 자유도 없고 능력도 없다. 벽이 수평의 땅과 차이를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벽을 넘는 것은 불가능하다. 내버려둠의 상태를 자유와 혼동하지 말 것.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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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장

한동안 동공을 비비면서 나는 내가 깨어 있는지 아닌지를 알고자 애썼다.
(Defrictis adeo diu pupulis an vigilarem scire quaerebam). 그리고 내 눈에 보이는 것이 한낱 꿈이 아님을 확인하고 싶은 욕망에서, 나는 눈꺼풀을 비비고, 눈을 떠보고, 또다시 눈꺼풀을 문지르며 한참 동안을 그렇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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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일생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19
기 드 모파상 지음, 이동렬 옮김 / 민음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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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면 인생이란 사람들이 생각하듯 그렇게 행복하지고 불행하지도 않은 것인가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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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일생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19
기 드 모파상 지음, 이동렬 옮김 / 민음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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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는 자기의 생애 가운데 기억할 만한 날짜에는 줄을 그어 놓았기 때문에 때로는 중요한 사건 앞뒤로 한 작은 사건들을 서로 연결시키고 분류하고 다시 하나하나 쌓아올리면 연, 월, 일, 전체를돌이켜볼 수도 있었다. 그녀는 끈질긴 주의력과 추억을 되살려내려는 노력과 의지를 집중시킨 결과 레 페플에서의 처음 2년 동안의생애를 거의 완전하게 떠올릴 수 있었다. 자기 생애의 이 먼 추억이돋을새김처럼 신기하리만큼 쉽게 마음에 되살아났다. 그러나 그 다음에 계속된 해들은 서로 섞이고 겹쳐져 안개 속으로 사라져 버리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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