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시시한 시월, 늘 이 맘 때쯤이면, 스치는 바람에 잊혀진 계절을 떠올리다가, 어쩌면 잃어버려도 좋을 기억들을 하나하나 꺼내어 보게 된다. 그때마다 위로가 되는 것은, 이야기들이다. 






세상의 예쁜 것 

박완서 (지은이) | 마음산책 | 2012-09-15


박완서의 문장들은 하나 같이 다 예쁘다. 아련해서 예쁘고, 냉철해서 예쁘고, 무심한 듯 세심해서 예쁘다. 그 예쁜 것들을 하나도 남김 없이 만나보고 싶어지는 건 헛된 욕심은 아니겠지. 

표지에 고인의 미소 띤 얼굴을 대하니, 같이 웃음짓게 된다. 글을 통해서도 그분의 곱디 고운 마음을 따라가게 되면 좋겠다. 









한 줄로 사랑했다 

윤수정 (지은이) |  | 2012-09-10


사랑은 슬픔이라고 한다 나는 그 이상을 알고 있다.. 영화 <물고기자리>

람들은 꿈을 꾸고 사랑을 한다 모든 것이 무너진 폐허에서도..<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언제 어디선가, 날카롭게 마음을 베고 지나쳤던 한 줄들이다. 알게 모르게 그이의 문장을 가슴에 품고 살아왔는지도 모르겠다. 카피라이터 윤수정의 일상들, 그리고 그 나날들에서 우려낸 진한 한 마디의 말들. 가까이 두고 읽고 싶다. 








그늘 - 문학에세이

김응교 (지은이) | 새물결플러스 | 2012년 9월


여름날이면 늘, 걸을 때나 잠시 길을 멈추는 순간에도 늘 그늘을 찾아 들었지만, 내가 알지 못하고 보지 못한 그늘이 여기에 있다. 김응교 시인의 말들은 잦은 바람에도 침착함을 잃지 않는 나뭇잎 같다. 

이 책을 읽으면...

조용히 안으로 안으로, 어두움까지 포용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정지용, 기형도, 김춘수 등 시인들이 이뤄놓은 깊고 오묘한 문학의 세계에 조금 더 가까워지지 않을까. 








책 읽기 좋은 날

이다혜 (지은이) | 책읽는수요일 | 2012년 9월


씨네 21을 통해 알게 된 기자들 중에, 이동진, 김혜리, 그리고 이다혜 기자를 좋아한다. 책을 사랑하고 영화를 사랑하고, 그러면서 깊어진 이야기들이 어디로 가지 못하고, 한 권의 책으로 묶여 나왔다. 

이 책의 표지를 가만 들여다 보니, 밤이 기다려진다. 혼자여도 외롭지 않을 것 같은 밤. 











이별 후 다음 날 - 안녕이라 말하고 30일 동안

하워드 브론슨마이크 라일리 (지은이), 선우윤학 (옮긴이) | 큰나무 | 2012년 9월


우리가 함께 듣던 노래들을 혼자서 듣는 것. 

우리의 편지를 다시 읽어보는 것. 

걷던 길을 걷는 것. 

...

무엇이든 상관없으니, 우리.가 끝나고 혼자.남았음을 깨달으며, 울 수 있는 만큼 우는 것. 그런 이야기들일까.. 혹시 이 책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에세이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여름은 짧았다. 

더웠다는 말은 몇 번 쯤 했으며, 빙수는 몇 번쯤 먹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아도 겨우 손꼽을 만큼이었던 것 같다. 늘 그렇다. 지나고 나면 쉬이 잊혀지는 계절들. 그렇지만, 가을은 다르면 좋겠다. 하루하루가 또렷이 기억되고, 그날 무슨 옷을 입고, 날씨는 어떠했고, 누구를 만나 어떤 음식을 먹고, 얼마나 산책을 했는지. 하나도 빠짐 없이 모두 다 기억할 수 있다면 좋겠다. 많이 읽고, 쓸 것. 다시 또 다짐해 본다.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

위화 


인민人民  영수領袖  독서閱讀  글쓰기寫作  루쉰魯迅
차이差距  혁명革命  풀뿌리草根  산채山寨  홀유忽悠

열 개의 단어로 중국을 말한다. 


열 한 번째 단어는, '자유'라고. 이미 위화는 말한 바 있다. 

겉으로 보는 중국과 그 안에서 자유를 꿈꾸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은

다를 것이다. 그 속살이 궁금하다. 








곧, 어른의 시간이 시작된다. 

백영옥 


가을이 독서의 계절이 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우리는 쌀쌀해진 날씨 덕분에 쓸쓸해진 마음을 붙일 곳이 없어, 주면에 나뒹구는 종이 묶음 따위에 눈길을 주고, 마음을 주게 된 것이 아닐까. 


노랑 책 다음에 빨강 책. 

빠알갛게 익은 사과처럼, 어른의 시간도 익어가는 때가 

온걸까. 이 책에 마음을 붙이고 싶어진다. 









큐레이터 송한나의 뮤지엄 스토리 

송한나 


우리는 가끔 정직하게 메세지를 전달하는 얼굴을 만난다. 조금 힘이 들어간 눈썹, 고집스럽지 않은 눈동자, 말 듣는 이로 하여금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또렷한 입술선. 

송한나의 첫인상도 그러하다. 건물의 안팎에서 보이는 역사와 문화의 흔적들을 정직하게 풀어내는 이야기 솜씨를 듣고 있노라면, 어느 뮤지엄이든 보고 싶어서 밖으로 나서게 된다. 목차를 쭉 훑어보니, 큐레이터로서의 독특하고 새로운 시각으로, 흔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진실된 뮤지엄들을 소개하는 책인 듯 하다. 







의자놀이 

공지영 


상처, 고통, 죽음이 너무 흔해진 사회. 신문을 열 때마다 포털 사이트의 뉴스를 들여다 볼 때마다 마음이 무너진다. 

너무 많이들 모르고 있고, 무관심하여 더 가슴 아픈 일, 쌍용자동차 이야기가 책으로 묶여 나왔다. 무거운 이야기지만,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알아야 할 사실들이라고 생각한다. 널리널리 전파되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지 않는다는 말]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지지 않는다는 말
김연수 지음 / 마음의숲 / 201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 기회야, 인생아, 나는 늘 늦게 깨닫지만, 그래서 후회도 많이 하지만, 가끔은 너희들의 뒤통수를 보며 웃기도 한단다. 안 잡을게. 그러니 뒤통수에 머리 길로도 괜찮아."



흔히들 인생을 마라톤에 비유한다. 소설가 김연수는 꼭 마라톤을 권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달리기를 하면 누릴 수 있는 장점이 수백 가지'라고 생각하고, '매일 1시간씩 달리게 되면 인생을 압축적으로 맛보게 된다.'고 말한다. 


- '아휴, 또 달려야만 하는 것일까? 정말 달리길 잘했군. 아아아, 너무 힘들어. 오늘은 여기서 그만 뛸까? 결국 끝까지 왔군. 달리기를 정말 잘 했어.' 달리기를 하는 사람의 몸과 마음에서는 순간순간 조금 전의 자신을 배반하는 생각들이 오간다. 1시간 동안, 나는 수많은 '나'로 분리됐다가 다시 원래의 '나'로 돌아온다. 그런 점에서 달리기는 내가 얼마나 변화무쌍한 존재인가를 느끼게 해 준다. 



이 책의 매력이라면, 달리고 싶다는 욕망을 품게 해준다는 것이다. 그 너무 뻔한 비유와 설명들이지만, 실제로 운동화를 신고, 제 발로 달리며, 땀을 흘리지 않는 자만이 누릴 수 있는 가슴 시원한 삶의 비밀을 그는 폭로하고 있는 듯하다. (딱히 비밀이랄 것도 없지만, 실제로 달리지 않으면 알 수 없다는 이유로 인해, 그 쾌활한 기쁨은 비밀스러워진다.)




- 그러므로 나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힘든 걸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가 근육통과 지루함을 참아 내는 것은 오직 러너로서의 관용 덕택이다. 그렇지만 달리기는 고급 예술이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더. 절망을 좋아하는 척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가 고통과 슬픔을 참아 내는 것은 오직 인간으로서의 관용 덕택이다. 그렇지만 삶은 고급 예술이다. 



오직 달리기만으로도, 그는 많은 '생각'을 얻은 것이 틀림없다. 김연수 작가는 걷고, 달리고, 글을 쓰면서, 자신의 심장이 뛰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  그럼으로써 가슴 뛰는 삶을 누리는 의무이자 특권을 결코 놏치지 않을 것이다. '지지 않는다는 말'에는 이 꾸준한 열정이 들어 있다. 



책의 모든 문장이 나로 하여금 달리고 싶게 만든다는 것만으로도 이책은 읽어볼 가치가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 두번째 무라카미 라디오 무라카미 라디오 2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오하시 아유미 그림 / 비채 / 201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라카미 하루키, 이미 전 세계적으로도 수많은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소설가. 국내에서는 이미, 책 좀 읽는다는 사람이라면 다 아는 이름이다. 나로서는, 그의 대표작인 '상실의 시대'를 이해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린 셈인데. 어디까지나 화폭 속의 사건 묘사 마냥, 냉정한 분위기의 유지로 인해, 뜨거운 감정 몰입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대작에 속하는 1Q84는 단숨에 몇날며칠 밤을 지새우며 읽어내려갔으니, 소설가의 섬세한 시각과 흥미로운 사건 진행이 밤하늘 너머의 새로운 세계를 펼쳐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 감탄을 그치지 못했다. 


이렇게, 소설로 다져진 하루키에 대한 기대치는, 에세이를 통해서 와르르 무너져 내리곤 한다. 지극히 사변적이고, 무미건조한 스케치에 불과한. 그의 에세이에는 감동도, 짜릿함도, 통쾌함도, 한줄기 빗소리 같은 시원함도. 대체 찾아볼 수가 없다. 그는 특별한 작가임이 틀림 없지만,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에서 그의 이야기는 대체적으로 특별하지가 않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다. 


예고편이 전부인 영화 같이, 이 책은 제목이 전부인 에세이에 불과하다. 책의 표지 뒤편에는 '맥주를 못 마시는 사람들을 위한 우롱차'에 이 책을 비유하고 있으나. 우롱차 같은 고유의 향기도 깊이도, 찾아볼 수 없어서 끝까지 아쉬움이 남았다. 그동안 신간평가단을 통해 읽었던 그 어떤 에세이보다도, 영양가 없었던 책이었다. 표지의 연두색과 분홍색 폰트는 시선을 단번에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지만, 알려진 대로 <앙앙>이라는 잡지에 연재되었던 글들이라고 하는데. 그 이상을 기대하기가 힘들었다. 


하루키에 대한 이미지를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해. 오래 전에 읽었던 1Q84를 꺼내 보아야 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에세이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하늘이 이렇게 파란 적이 있었나. 이렇게 선명하게 흰구름이 느릿한 움직임으로 하늘을 지나던 때가 있었나. 햇빛이 강렬하여 밖으로 잘 나가지 않지만, 창문  밖 하늘을 보다 보면, 유럽 어느 나라에 와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여름이 더워지는 것은 싫지만, 그래도 하늘은 제법 근사하여, 기쁨이 된다. 

물론, 나는 그늘을 찾아 든다. 에어컨 시원한 카페로 숨어 들기도 하고. 그래서 책이 필요하다. 가벼운 에세이의 무거운 울림이 필요하다.  




안철수의 생각 

안철수


생각 없는 사람이 너무 많지 않아? 

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현 시대에, 그가 생각을 펼쳐놓았다. 

에세이라는 게,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생각을 자유롭게 써 내려가는 것이라면, 안철수의 생각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올림픽으로 인터넷이나 TV, 신문 등 언론 매체가 뜨겁게 달궈져 있지만, 이때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되는 것이 대선이다. 국민으로서 나라를 응원하는 것만큼이나 대표를 뽑는 것도 중요하니까. 철저한 검증을 목표로, 그의 생각이 궁금하다. 







당신에게, 여행 

최갑수 


모래알이 사각거리는 듯, 풀 향기가 그윽하니 온몸을 적시는 듯, 햇살이 닿는 자리마다 나뭇잎이 영롱한 빛을 발하는 듯, 


여행이란, 눈을 감으면, 가장 평화로운 장면을 떠올리게 해줄 수 있는 값진 시간이었다. 나에게 여행이란 그랬다. 하루라는 시간이 주어지면, 겨우 하나 장만해둔 노스페이스 배낭을 매고, 훌쩍 고속버스에 몸을 싣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는 이 여행가 최갑수의 말에 귀기울이게 된다. 조용한 나를 찾아 떠나기엔, 어디가 좋겠느냐고 묻고 싶어진다.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이병률


폴 발레리는,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라고 썼고, 소설가 한강은 '바람이 분다, 가라'는 제목의 소설을 내놓았다. 

이번엔, 바람이 부니까, 바람이 부는데, 바람이 불고.... 

당신이 좋다는 것이다.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 몇 번 등장한 시원한 블루 레모네이드를 닮은 상큼한 에메랄드 색의 표지까지, 사랑스럽다. 


로맨스가 필요하다. 가을이 오려면 꽤나 시간이 남은 것 같지만 이 뜨거운 여름날에도 로맨스는 필요하다. 좀더 진지하게 말하자면, 떨림을 주는 사랑이 필요하다. 우연인듯 인연인듯 그렇게. 시인에게 듣고 싶다. 사랑. 이야기. 





행복의 충격 

김화영 


알베르 카뮈의 글을 읽을 때뿐만 아니라, 프랑스 문학을 읽을 때면, 김화영 선생님의 번역임을 볼 때가 많다. 그리고 선생님의 문체가 좋아서, 그 다음으로는 김화영 선생님의 글을 찾아 읽게 되었다. '알제리 기행' 그보다도 더 일찍 쓰였던 이 산문들은, 지중해에서 찾은 자유에 대한 기록들이다. 젊은 시절, 낯선 땅에서 만난 자유의 외침들. 


너무 많이 밑줄을 긋게 될 것 같은, 글이다. 







여행생활자 

유성용


스쿠터를 타고 전국 다방을 여행하고 남겼던, 다방기행문이 발간된 지 일 년 남짓 흘렀다. 그리고 그는 다시 여행생활자로, 돌아왔다. 

아직도 성북동 집은 스러져 가는 채로,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주인을 기다리고 있으려나. 말을 할 때 웃음이 많고, 은근히 잘 생긴 외모 덕에 어디를 가나 인기쟁이일 텐데. 그가 머문 흔적들이 궁금하다. 여행은 너무 많은 감정의 찌꺼기를 남긴다는 생각은 그의 글을 읽으며 처음 갖게 되었다. 그래도 어쩌랴. 떠나고 돌아옴이 삶인 것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