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기 전에 쓰는 글들 - 허수경 유고집
허수경 지음 / 난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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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1월 17일

아직 길을 내지 못한 많은 언어가 내 속에는 있다. 그것뿐이다. 다만 나는 나이테를 완성하는 나무처럼 무의지를 배워야 한다. 수많은 인간의 길에 난 언어들을 안아야 한다.

-남들은 글을 써서 집을 짓고 부모를 공양하는데 나는 내어머니 냉방에 넣어두고 혼자 돌아다니다가 가난하고도 처량한 얼굴로 달만 바라본다. 내 잘못이다. 모두가 스스로를 기만하고 내 문학보다는 나의 입신에 더 많은 생각을 한 나의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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