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언제부턴지 분명하진 않지만, 오월은 여름이란 계절로 부르는 게 마땅해졌습니다. 3,4,5월은 봄, 6,7,8월은 여름, ... 이렇게 구분할 수만은 없게 된 것이죠. 그러니, 어느덧 꽃이 지고 시나브로 눈부신 햇빛을 만난 이런 날들, 빛이 닿는 자리의 풍경들을 만나러- 어디로든 떠나고 싶어집니다. 좋은 친구가 필요하다면, 이 책들이 옆에 있어 줄 거에요. 침묵하지만, 따뜻하게 반짝이는 생각들을 나누게 될 거에요.
숲에서 온 편지
김용규 지음 / 그책 / 2012년 4월
'숲'이라는 말에는 어쩌면, '힐링'이라는 말이 함축되어 있는가 봐요. '숲'이라고 소리내어 발음해 보면 나뭇잎에 바람 부딪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해요. 저자 김용규는 '여우숲'에서 작은 집을 짓고 외롭고 고독한 시간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도시에만 머무는 저로서는 몹시도 궁금한 시간들입니다. 그래서 그의 시간들이 고스란히 담긴 쉰 개의 편지를 받아보면, 그가 '살아지는' 삶이 아니라 '살아가는' 삶을 누리고 있단 걸 눈치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겨울은 겨울대로, 봄은 봄대로,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곧, 숲이 들려주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인생보다 너무 큰 시간을 견뎌내온 숲은 오늘 우리에게 어떤 지혜를 심어줄까요?
나의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
박범신 지음 / 은행나무 / 2012년 4월
얼마 전에 개봉한 영화 <은교>의 카피는 무엇이었는지 기억하세요? '나의 영원한 처녀, 은교'였어요. 길가의 포스터에서 우연히 본 구절인데도, 너무 강렬해서 쉬이 잊혀지지 않았지요. 이 책의 제목도, 다시, 저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나의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 간단한 책소개를 보니, 그가 말하는 사랑은 '문학'에 대한 사랑이라는데, 어디 그뿐일까요?
꼭 '문학'에 대한 사랑이 아니더라도, 무엇인가를 사랑하는 법을 엿볼 수 있지 않을까.. 기다려집니다. 문득, 까뮈가 말했던 한 구절도 생각납니다. '나는 사람들이 영광이라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는다. 그것은 거리낌 없이 사랑할 권리다.'
이철수의 웃는 마음
이철수 지음, 박원식 엮음 / 이다미디어 / 2012년 4월
점 세 개, 선 하나.
사소해 보이는 것들이 모여, 웃음을 만들어 냅니다. 어쩌면 살아가는 모든 이야기가 그러려나요. 제목을 마주하자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내게 '웃는 마음'을 주는 것들은 무엇일까?하는 스스로에 대한 질문이었어요. 목록을 작성해 보면, 몇 줄이나 쓸 수 있을까...고개를 갸우뚱하면서요.
'삶, 자연, 마음, 사람' 판화가 이철수 작가각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어떤지는 아직 모르지만, 그 마침표는 결국, '웃는 마음'이 아닐까. 조심스레 짐작해 보며, 먼저-
표지 그림을 따라 웃어 봅니다.
지금, 이 길의 아름다움
강제윤 외 지음, 임재천 사진 / 문학동네 / 2012년 4월
어디로 갈까.
길은 많지만, 가고 싶은 길은 찾기는 마땅치 않을 때가 종종 있지요. 뻔한 사진 찍기, 무슨 코스 여행이 되지 않기 위해서 길에서 이야기를 만나고 싶습니다. 혹은, 나의 이야기가 길이 되거나.
그렇다면 어디론가 떠나기 전에, 먼저 길을 떠난 이들의 이야기를 조금 경청해 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이 아닌 나중, 여기보다 어딘가'를 꿈꿨더라도, 결국엔 당신의 발길이 닿는 곳이 가장 아름다운 곳이 될 테니까요. 좋은 친구가 가까이서 들려주는 이야기를 손에 들고 있다면 더더욱.
클래식이 필요한 순간들
홍승찬 지음 / 책읽는수요일 / 2012년 4월
취향을 강요하려는 건 아니에요. 다만, 가끔은 클래식이 필요한 순간들이 있지요. 우리의 생각과 감정이 어떤 멜로디의 자극을 통해 더 자유로워질지는 모르겠지만, 가끔은, 그게 클래식이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아는 클래식은 몇 곡 안 되는데, 아다지오일 때가 많아요. 환희와 열정의 순간에도 아다지오더라고요. 아침과 오후와 깊은 밤의 감정의 흐름이 다른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아다지오라니. 그래서 이제, 나만의 순간을 더 사랑하게 할 클래식을 만나고 싶어요.
숲, 편지, 사랑, 길, 아름다움, 웃는 마음... 책을 고르고 나니, 꼭 눈에 띄는 의지가 아니더라도, 제 마음은 어느새 갈증을 느끼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지금 각자에게 필요한 처방약은 어떤 것일까요? 자기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고 하잖아요. 책을 읽고 그 앞에 비추어 보면, 우리 각자의 마음이 더 잘 보일지도 몰라요. by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