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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이 어깨동무 합니다 -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을 꿈꾸며
김제동 지음 / 위즈덤경향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오래 전부터 김제동이 보여준 행적들로 인해, 그에 대한 신뢰감은 이미 가지고 있는 터였다. '힐링캠프'에서 김제동은 욕망이 억압되어 있고, 내면적 자유가 부족한 캐릭터로 통한다. 전에 심리학자 김정운 교수가 나와 김제동의 심리상태를 그렇게 진단한 이후, 다음 날엔 이슈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다르게 말하면, 그가 말 한 마디 하는 데에도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고 스트레를 받는다는 것은, 자신의 말에 전적으로 책임을 지는 사람이란 뜻이다.
그런 김제동의 주위엔 실로 많은 사람들이 있다. '사람이 재산이다.'는 말은 나로서도 손에 쥐어지는 것이 아무 것도 없었던 때, 주위를 돌아보고 깨달은 사실이었다. 물질이나 명예보다도 나의 존재가치를 지켜주는 것은, 오랫동안 곁에 남아준 사람들이었다. 이 인터뷰집에는 백작청, 조용필, 문재인, 법륜 스님, 윤도현, 조수미, 하정우 등 17명의 인사가 등장한다.
각 사람의 인터뷰는 분량이 길지 않았다. 김제동이 만난 사람들 또한 그만큼이나 언행일치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그 말 속에 내포되어 있는 진정성까지 놓치지 않기 위해 꼼꼼이 읽었다. 현장에 밀착되어 그들의 대화에 동참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글도 더러 있었다.
각자 다른 분야에서 다른 길을 걸어온 사람들이지만, 공통점이 있다면, 그들과의 대화 속에는 시대에 대한 고민이 있고, 삶의 가치를 발견하려는 열정이 있다는 것이다.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이죠. 당당히 세상과 맞서라는 겁니다.'"(백낙청 편, 33쪽)
"어떤 사람의 말과 생각은 그 사람이 아니에요. 그 사람의 행동과 선택이 그 사람이더라고요."(안철수/ 박경철 편 53쪽)
"우리가 공동체 안에서 어려운 사라들을 배려하고, 연대하고, 잘못된 제도를 개선하는 일들에 참여한다면 '사람 사는 세상'이 그리 먼 것만은 아닐 거라고 믿어요."(문재인 편 73쪽)
마지막 부분에는 김제동 심층 인터뷰가 실려 있다. 주변에 사람이 많아도, 외로움을 많이 타는 한 사람으로서 산과 자연에서 위로를 얻는 방법을 찾아가는 김제동. 진솔한 이야기를 읽어 내려가면, 그의 이름 뒤에 따라다니는 수많은 가면들도 결국, 그를 이해하지 못하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붙여 놓은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함께 행복하지 않으면 나도 행복할 수 없다, 사람은 웃을 때 가장 행복하다. 혁명과 웃음은 동의어다. 웃음에는 좌도 없고 우도 없다......"
그는 분명 소심하지만, 소신을 지켜 가며, 소통의 방식을 고민하고 문을 여는 사람임에는 틀림 없다. 우리가 고민하는 만큼 세상이 나아진다는 것도, 틀림없다.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둥글게 서로 이어 잡은 손들- 그 소통의 고리에 끼어들어 조금이나마 더 큰 원을 만들어 가는 것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