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방스에서의 완전한 휴식
정수복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프로방스로 가기 전에 읽고, 다녀와서 다시 읽는다. 어디에서 살아가든지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 
정수복 선생님은 당면한 지적 과제를 고민하고, 어떻게 풀어낼지 고민했던 시간을 말씀해 주신다. 그래서 이 책을 읽다 보면, 나보다 먼저 고민한 사람의 고민을 통해 나의 고민의 답을 얻게 된다. 책읽기의 즐거움, 이런 것이 아닐까... 

2019년 11월 


개인의 성찰성을 증징하면서 우리 사회 전체의 성찰성을 키우는, 주관적이면서도 객관적이고, 차가우면서도 뜨겁고, 냉철한 이성과 따스한 감성이 함께 작용하는 ‘예술 형식으로서의 사회학‘을 발전시키는 일이 프로방스에 와서 생각하는 나의 지적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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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늦게 퇴근하셨다. 저녁 식사가 평소보다 늦어졌다. 상을 물릴 때는 9시 때쯤이었는데, 현관문을 손으로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초인종이 있는데도 말이다. 늦은 시간이라 아버지가 직접 나가셨다. 알라딘에서 온 박스였다. 엊그제 주문한 책들이었다. 나는 얼굴을 보지 못했지만, 초인종도 누르지 않고 손이 아프게 문을 노크한 그 분이 궁금해졌다. 저녁은 드셨는지, 무슨 일로 이리 늦게까지 일을 하시는 건지. 초인종을 누르지 못한 그 세심한 배려를 생각하니, 기다리던 책이 와서 기쁜 마음보다는, 갑자기 죄송한 마음이 일어났다. 곧 설 연휴라서 택배 물량이 20-30 퍼센트 정도 늘었다는 뉴스를 오늘 아침에 봤는데, 혹시 그때문인가. 우리 아버지도 택배는 아니지만, 물건을 차로 나르는 일을 하시는데, 아침 7시에 나가시면, 저녁 7시가 되셔야 들어오신다. 책을 사서 읽는 나의 노력들이 무의미하거나.. 무가치해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제의 고민을 다시 이어가는 밤이다. 




조르바를 춤추게 하는 글쓰기 _ 이윤기 


최근에, 황현산 선생님의 <밤이 선생이다>를 읽고, 적잖은 감동을 받았다. 그러던 중에, 이 책을 알게 되었다. 황현산 선생님은 신형철 문학평론가가 진행하는 팟캐스트에 나오셨을 때, 방송을 시작하면서 '말을 실수할까 봐 걱정이 된다.'며 조심스럽게 말을 고르셨다. 거짓이 아닌 진실된 말을 해야 한다고 하셨다. 그 말씀 한 마디에 나는 두 손을 모으고 무릎을 꿇게 되었다. 너무 속되고 거짓된 말들을, 허황되게 늘어놓고 있는 건 아닌지, 두렵고 부끄러워졌다. 

그런데, 이 책은.. 황현산 선생님이 '언어 천재'라고 부르는 이윤기 선생님의 책이다. 

다시 두 손을 모으고.. 무릎을 꿇고...












방언정담 _ 한성우


이 책은 언어학자인 저자가 20년 넘게 방언을 조사, 연구하면서 있었던 일들을 엮은 책이라고 한다. 

오늘 낮에 몸이 편찮으신 엄마 옆에 앉아, <전라도닷컴>을 읽어 드렸다. 전라도 방언을 그대로 표기하고 있는 이 잡지는, 인간다움이 있고, 삶의 생동감이 고스란히 전해지고, 어른들의 말씀이 마음을 된통 흔들어 놓기 때문에 특별히 애정하는 책이다. 

"암시랑토 안혀. 개보와." 이 구절을 읽다가,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는 담양이 고향이다. "개보와? 개보와가 뭐야, 엄마?" "가볍다는 뜻이지~ 아무렇지 않다. 맴이 가볍다." 나도 이 잡지를 구독한지 일 년이 넘었고, 전라도 사투리는 많이 들은 편이지만, 낯선 것들이 툭 튀어나올 때가 많다. 특히 소리내어 읽을 때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이 말을 어떤 온기로 했을까, 저절로 생각이 나서, 눈시울이 붉어졌다. 어른들의 말씀은, 별 것 아닌듯이 지나가도, 인생의 철학이 있다. 정겹고 따뜻하다. <방언정담>은 그런 의미에서 읽어보고 싶다. 살아 있는 말들, 그 온기가 무엇인지. 








시적 정의 _ 마사 누스바움 


지난 월요일, 심보선 시인의 강연을 듣고 왔다. 시인으로서의 분인과 사회학자로서의 분인을 통해 스스로 '이중생활'을 하고 있다 소개하는(심보선, '그을린 예술') 그는 이 책을 들고 와서, 요즘 읽고 있다고 말해주었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법철학자, 정치철학자, 윤리학자, 고전학자, 여성학자인 저자가 문학적 상상력과 공적인 삶에 대해 쓴 글들이다. 

문학을 읽는 것이 책임 있는 시민을 길러내고, 민주주의 사회를 만드는 밑바탕이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는 설명이 게재되어 있다. '죽은 시인의 사회'가 생각난다. 









프랑스에 가기 위해서 1월과 2월은 긴축재정으로 살아야 하는데, 결국 책을 사는 데에 지출을 하고 말았다. 잘 읽자. 책을 가지고 갈 수는 없지만, 읽고 생각하고 느낀 것들은 내 안에 담아가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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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한 시월, 늘 이 맘 때쯤이면, 스치는 바람에 잊혀진 계절을 떠올리다가, 어쩌면 잃어버려도 좋을 기억들을 하나하나 꺼내어 보게 된다. 그때마다 위로가 되는 것은, 이야기들이다. 






세상의 예쁜 것 

박완서 (지은이) | 마음산책 | 2012-09-15


박완서의 문장들은 하나 같이 다 예쁘다. 아련해서 예쁘고, 냉철해서 예쁘고, 무심한 듯 세심해서 예쁘다. 그 예쁜 것들을 하나도 남김 없이 만나보고 싶어지는 건 헛된 욕심은 아니겠지. 

표지에 고인의 미소 띤 얼굴을 대하니, 같이 웃음짓게 된다. 글을 통해서도 그분의 곱디 고운 마음을 따라가게 되면 좋겠다. 









한 줄로 사랑했다 

윤수정 (지은이) |  | 2012-09-10


사랑은 슬픔이라고 한다 나는 그 이상을 알고 있다.. 영화 <물고기자리>

람들은 꿈을 꾸고 사랑을 한다 모든 것이 무너진 폐허에서도..<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언제 어디선가, 날카롭게 마음을 베고 지나쳤던 한 줄들이다. 알게 모르게 그이의 문장을 가슴에 품고 살아왔는지도 모르겠다. 카피라이터 윤수정의 일상들, 그리고 그 나날들에서 우려낸 진한 한 마디의 말들. 가까이 두고 읽고 싶다. 








그늘 - 문학에세이

김응교 (지은이) | 새물결플러스 | 2012년 9월


여름날이면 늘, 걸을 때나 잠시 길을 멈추는 순간에도 늘 그늘을 찾아 들었지만, 내가 알지 못하고 보지 못한 그늘이 여기에 있다. 김응교 시인의 말들은 잦은 바람에도 침착함을 잃지 않는 나뭇잎 같다. 

이 책을 읽으면...

조용히 안으로 안으로, 어두움까지 포용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정지용, 기형도, 김춘수 등 시인들이 이뤄놓은 깊고 오묘한 문학의 세계에 조금 더 가까워지지 않을까. 








책 읽기 좋은 날

이다혜 (지은이) | 책읽는수요일 | 2012년 9월


씨네 21을 통해 알게 된 기자들 중에, 이동진, 김혜리, 그리고 이다혜 기자를 좋아한다. 책을 사랑하고 영화를 사랑하고, 그러면서 깊어진 이야기들이 어디로 가지 못하고, 한 권의 책으로 묶여 나왔다. 

이 책의 표지를 가만 들여다 보니, 밤이 기다려진다. 혼자여도 외롭지 않을 것 같은 밤. 











이별 후 다음 날 - 안녕이라 말하고 30일 동안

하워드 브론슨마이크 라일리 (지은이), 선우윤학 (옮긴이) | 큰나무 | 2012년 9월


우리가 함께 듣던 노래들을 혼자서 듣는 것. 

우리의 편지를 다시 읽어보는 것. 

걷던 길을 걷는 것. 

...

무엇이든 상관없으니, 우리.가 끝나고 혼자.남았음을 깨달으며, 울 수 있는 만큼 우는 것. 그런 이야기들일까.. 혹시 이 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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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짧았다. 

더웠다는 말은 몇 번 쯤 했으며, 빙수는 몇 번쯤 먹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아도 겨우 손꼽을 만큼이었던 것 같다. 늘 그렇다. 지나고 나면 쉬이 잊혀지는 계절들. 그렇지만, 가을은 다르면 좋겠다. 하루하루가 또렷이 기억되고, 그날 무슨 옷을 입고, 날씨는 어떠했고, 누구를 만나 어떤 음식을 먹고, 얼마나 산책을 했는지. 하나도 빠짐 없이 모두 다 기억할 수 있다면 좋겠다. 많이 읽고, 쓸 것. 다시 또 다짐해 본다.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

위화 


인민人民  영수領袖  독서閱讀  글쓰기寫作  루쉰魯迅
차이差距  혁명革命  풀뿌리草根  산채山寨  홀유忽悠

열 개의 단어로 중국을 말한다. 


열 한 번째 단어는, '자유'라고. 이미 위화는 말한 바 있다. 

겉으로 보는 중국과 그 안에서 자유를 꿈꾸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은

다를 것이다. 그 속살이 궁금하다. 








곧, 어른의 시간이 시작된다. 

백영옥 


가을이 독서의 계절이 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우리는 쌀쌀해진 날씨 덕분에 쓸쓸해진 마음을 붙일 곳이 없어, 주면에 나뒹구는 종이 묶음 따위에 눈길을 주고, 마음을 주게 된 것이 아닐까. 


노랑 책 다음에 빨강 책. 

빠알갛게 익은 사과처럼, 어른의 시간도 익어가는 때가 

온걸까. 이 책에 마음을 붙이고 싶어진다. 









큐레이터 송한나의 뮤지엄 스토리 

송한나 


우리는 가끔 정직하게 메세지를 전달하는 얼굴을 만난다. 조금 힘이 들어간 눈썹, 고집스럽지 않은 눈동자, 말 듣는 이로 하여금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또렷한 입술선. 

송한나의 첫인상도 그러하다. 건물의 안팎에서 보이는 역사와 문화의 흔적들을 정직하게 풀어내는 이야기 솜씨를 듣고 있노라면, 어느 뮤지엄이든 보고 싶어서 밖으로 나서게 된다. 목차를 쭉 훑어보니, 큐레이터로서의 독특하고 새로운 시각으로, 흔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진실된 뮤지엄들을 소개하는 책인 듯 하다. 







의자놀이 

공지영 


상처, 고통, 죽음이 너무 흔해진 사회. 신문을 열 때마다 포털 사이트의 뉴스를 들여다 볼 때마다 마음이 무너진다. 

너무 많이들 모르고 있고, 무관심하여 더 가슴 아픈 일, 쌍용자동차 이야기가 책으로 묶여 나왔다. 무거운 이야기지만,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알아야 할 사실들이라고 생각한다. 널리널리 전파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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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이렇게 파란 적이 있었나. 이렇게 선명하게 흰구름이 느릿한 움직임으로 하늘을 지나던 때가 있었나. 햇빛이 강렬하여 밖으로 잘 나가지 않지만, 창문  밖 하늘을 보다 보면, 유럽 어느 나라에 와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여름이 더워지는 것은 싫지만, 그래도 하늘은 제법 근사하여, 기쁨이 된다. 

물론, 나는 그늘을 찾아 든다. 에어컨 시원한 카페로 숨어 들기도 하고. 그래서 책이 필요하다. 가벼운 에세이의 무거운 울림이 필요하다.  




안철수의 생각 

안철수


생각 없는 사람이 너무 많지 않아? 

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현 시대에, 그가 생각을 펼쳐놓았다. 

에세이라는 게,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생각을 자유롭게 써 내려가는 것이라면, 안철수의 생각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올림픽으로 인터넷이나 TV, 신문 등 언론 매체가 뜨겁게 달궈져 있지만, 이때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되는 것이 대선이다. 국민으로서 나라를 응원하는 것만큼이나 대표를 뽑는 것도 중요하니까. 철저한 검증을 목표로, 그의 생각이 궁금하다. 







당신에게, 여행 

최갑수 


모래알이 사각거리는 듯, 풀 향기가 그윽하니 온몸을 적시는 듯, 햇살이 닿는 자리마다 나뭇잎이 영롱한 빛을 발하는 듯, 


여행이란, 눈을 감으면, 가장 평화로운 장면을 떠올리게 해줄 수 있는 값진 시간이었다. 나에게 여행이란 그랬다. 하루라는 시간이 주어지면, 겨우 하나 장만해둔 노스페이스 배낭을 매고, 훌쩍 고속버스에 몸을 싣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는 이 여행가 최갑수의 말에 귀기울이게 된다. 조용한 나를 찾아 떠나기엔, 어디가 좋겠느냐고 묻고 싶어진다.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이병률


폴 발레리는,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라고 썼고, 소설가 한강은 '바람이 분다, 가라'는 제목의 소설을 내놓았다. 

이번엔, 바람이 부니까, 바람이 부는데, 바람이 불고.... 

당신이 좋다는 것이다.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 몇 번 등장한 시원한 블루 레모네이드를 닮은 상큼한 에메랄드 색의 표지까지, 사랑스럽다. 


로맨스가 필요하다. 가을이 오려면 꽤나 시간이 남은 것 같지만 이 뜨거운 여름날에도 로맨스는 필요하다. 좀더 진지하게 말하자면, 떨림을 주는 사랑이 필요하다. 우연인듯 인연인듯 그렇게. 시인에게 듣고 싶다. 사랑. 이야기. 





행복의 충격 

김화영 


알베르 카뮈의 글을 읽을 때뿐만 아니라, 프랑스 문학을 읽을 때면, 김화영 선생님의 번역임을 볼 때가 많다. 그리고 선생님의 문체가 좋아서, 그 다음으로는 김화영 선생님의 글을 찾아 읽게 되었다. '알제리 기행' 그보다도 더 일찍 쓰였던 이 산문들은, 지중해에서 찾은 자유에 대한 기록들이다. 젊은 시절, 낯선 땅에서 만난 자유의 외침들. 


너무 많이 밑줄을 긋게 될 것 같은, 글이다. 







여행생활자 

유성용


스쿠터를 타고 전국 다방을 여행하고 남겼던, 다방기행문이 발간된 지 일 년 남짓 흘렀다. 그리고 그는 다시 여행생활자로, 돌아왔다. 

아직도 성북동 집은 스러져 가는 채로,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주인을 기다리고 있으려나. 말을 할 때 웃음이 많고, 은근히 잘 생긴 외모 덕에 어디를 가나 인기쟁이일 텐데. 그가 머문 흔적들이 궁금하다. 여행은 너무 많은 감정의 찌꺼기를 남긴다는 생각은 그의 글을 읽으며 처음 갖게 되었다. 그래도 어쩌랴. 떠나고 돌아옴이 삶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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