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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없는 세계 - 중국, 경제, 환경의 불협화음에 관한 8년의 기록
조나단 와츠 지음, 윤태경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지난 수십 년의 기간 동안 중국의 경제는 사상 유래 없는 엄청난 고속 성장률을 기록해왔으며, 최근 세계 여러 나라들이 겪고 있는 경기 불황에도 결코 아랑곳 하지 않고 여전히 지칠 줄 모르고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는듯하다. 한때 그들을 바라보았던 서구의 시각들은 폭발적인 인구증가와 더불어 농업에 기반을 둔 기술 후진국으로 경제빈국이라는 냉혹한 시선을 던지며 그 앞날이 사실상 불투명하다고 판단했지만, 이와는 다르게 30년의 기간을 거치면서 중국은 지금 미국과 어깨를 견주며 그 어느 나라도 함부로 할 수 없는 경제 강국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오늘날 중국이 이룩한 이와 같은 경제성과를 두고 전 세계는, 짧은 기간 동안 그들의 놀라운 변화에 찬사를 보내면서도, 한편으로 그들이 현재 세계최대 이산화탄소 배출국이자 엄청난 오염물질을 토해내고 있다는 사실에 상당히 비판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중국이 지금까지 행해온 여러 행태들을 생각해보면, 그들은 자국의 경제성장에 마치 사활을 걸다시피 무분별한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도, 점점 심각하게 변하는 환경문제에서 만은 유독 소홀히 해왔던 점은, 결코 부정할 수만은 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결국 최근 중국은 날로 가중되는 국제적인 압력과, 그렇지 않아도 그동안 쉬쉬하며 숨겨왔던 환경문제로 인해 지금껏 그들이 쌓아왔던 경제의 성과가 한순간에 물거품을 만드는 부메랑이 될 수도 있음을 새롭게 인식하면서, 중국의 현 후진타오 지도부는 경제성장에 목표를 두되 인간 중심의 친환경적인 노선을 펴나갈 것임을 천명했다. 그러나 그들이 계획한 대로 지금의 환경문제가 앞으로 긍정적인 방향으로 흐른다면 모르겠지만, 반대로 가시적인 노력과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중국의 문제가 곧 지구의 문제가 될 수도 있음을 우리가 깊이 인식해야 한다는 점이다.
극심한 환경문제로 인해 오늘날 지구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상 기후 현상들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는 저자는, 지난 5년 동안 영국의 언론 가디언의 기자로 중국에서 5년 동안 특파원으로 일하면서, 현재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급격한 도시화를 계기로 점차 증가하는 자연의 훼손과 그에 따른 환경오염의 정도가 손을 쓸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음을 본격적으로 취재하고자, 6개월 동안 중국 전역의 돌며 오늘 중국이 안고 있는 환경 문제의 실상 내용을 이 책을 통해 상세히 밝히면서 독자들에게 환경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우고자 했다. 어느 나라가 되었건 간에 대다수 국가의 국민들은 환경문제를 이유로 자국의 경제가 성장을 멈추고 다시 과거로 회귀하는 불편한 미래를 염두에 두고자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자원고갈과 불안한 기후변화에 직면해 있는 오늘 우리의 입장에서, 환경오염과 자원낭비를 조장하는 국가 차원의 소비경쟁은 분명 자제되어야 할 것이며, 더불어 인간과 자연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바람직한 환경에 만들어 가는데 힘을 모아야 하는 것은 물론, 인류가 저지른 잠깐의 실수로 인해 엄청난 대재앙을 부를 수도 있음을, 지금의 시점에서 우리가 깊이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저자는 중국을 모두 4개의 권역으로 나누어 실제 답사를 통해 각 권역의 환경실태를 이 책에 상세히 적어 놓았는데, 먼저 중국 남서부의 티베트 고원과 최근 지진으로 자연재해를 입었던 쓰촨 성과 윈난 성 일대의 취재 내용을 보면, 이곳의 자연 훼손 문제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한 것과는 달리 상당히 심각한 것으로 보여 진다. 특히 티베트의 경우 원래 이곳은 넓은 초원이 발달하면서 유목민의 방목이 널리 행해졌었는데, 중국 정부가 경제개발 정책을 추진하면서 멸종 위기에 있는 동물들이 보호를 받지 못하는 등의 이곳 생태계는 엉망이 되어가고 있으며, 더구나 이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티베트 지역에 묻혀있는 광물자원의 착취와 이를 공업지대로 옮기는 수송의 과정을 돕기 위해 티베트로 들어가는 철도를 놓음으로서 자연 파괴의 정도가 한층 가속화 되었다는 점이다. 또한 30여 년 만에 최악의 지진을 경험한 쓰촨 성의 경우, 중국이 전기부족을 이유로 그동안 많은 수력발전을 위한 많은 댐들이 건설되었는데, 댐을 짓고 나면 지방정부가 송전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오염물질의 배출은 물론 매연을 내뿜는 여러 공장들과 석탄광산이 주변에 들어서게 되면서 환경오염의 주원인으로 부각되는, 결국 이곳이 한때 청정지역으로 불렸다는 것이 무색할 정도라는 것이다.
이 책에서 나오는 중국의 환경문제 중 우리가 또 하나 눈여겨 볼만한 것은, 중국 북서부의 토지 오염의 문제인데, 경제학자 토마스 맬서스가 우려한 것처럼 중국은 토지에 비해 인구가 너무 많다는 점이다. 이곳의 일부인 허난 성은 중국 문명의 요람이라고 불릴 만큼 자연환경이 좋고 문화수준이 높았지만, 1950년대 이후부터 인구가 몰리기 시작하면서 중국에서 현재 가장 인구 압박이 심한 지역으로 바뀌었다. 작은 땅에도 불구하고 인구 1억을 초과하는 이곳은, 농업을 기반으로 한 생활수준이 타 지역에 비해 심한 불균형을 이루게 되자, 1980년대와 90년대를 거치면서 이를 타파하기 위해 공해를 심하게 유발하는 가죽, 화학, 제지 공장들을 과도하게 유치해왔다. 이런 결과로 오늘날 이곳은 생활수준은 이전보다 비록 높아지긴 했지만, 이들 공장에서 배출되는 폐수로 인해 여기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건강을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했고, 2007년 조사 결과 이곳의 암사망자수가 과거에 비해 두 배 이상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우리가 주시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특히 이와 관련하여 국제기구는 중국에서 한해 75만 명이 환경오염으로 죽어간다는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지만 중국 정부는 이를 인정치 않고 계속 무시해왔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곳 주민들의 말을 들어보면, 지금도 여전히 암으로 고통 받는 이가 비일비재 하다는 점에서 단순하게 간과하고 넘어갈 일만은 아닌 것처럼 보인다.
최근 30여 년 사이에 중국의 인구는 계속 급증했고 그 결과 현재 14억에 가까운 수치를 보이고 있다. 물론 그들의 경제도 미국과 어깨를 견줄 만큼 성장한 것도 사실이다. 우스운 이야기지만 중국의 모든 인구가 동시에 뛴다면 지구가 요동할 것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국제사회에서 중국이 미치는 영향은 이제 무시할 수만은 없는 일이 되었고, 세계 각국 저마다 중국의 향후 일정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일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 일지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은 중국이 오늘날 거대한 인구를 바탕으로 무분별한 경제개발을 논리를 펼치면서 환경오염과 소비문화의 병폐 현상들을 우리에게 여실히 보여준다. 물론 그들의 경제개발을 무조건적으로 비판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그들이 서구의 전철을 그대로 밟으면서 지구의 환경문제에 가장 큰 주범이 되고 있다는 점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입장에서 심히 우려스런 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그동안 환경문제에 관하여 민주주의를 부르짖는 여타 선진국들이 해결하지 못한 그 원인이 다원화된 그들의 정치 사회제도에서 비롯되었다고 보고, 중국은 이와는 다른 이념을 추구하고 있는 나라로서 중국 지도자들의 마음만 먹으면 그들이 안고 있는 환경문제의 원인을 충분히 제어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했지만, 이번 취재로 그것이 결코 쉽지 않음을 보고 무척 아쉬워하는듯하다. 결국 저자는 결론적으로 지구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세계인의 가치관이 우선하여 바뀌어야 한다는 점을 역설한다. 따라서 지금까지 행해졌던 인간의 욕망에 근거한 과도한 소비행태를 줄이고, 국제사회가 힘을 합해 인류가 그동안 자연을 거스르고 저질렀던 많은 과오에 대해, 이제 바로잡기를 호소하는 그의 노력에 이제는 우리가 실천의 답을 내어주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더불어 지금 전 세계가 환경보호에 관한 새로운 인식들이 점점 중요한 요소로 자리를 잡아가는 가운데에서도, 이와는 방향이 전혀 다른 요즘 우리나라에서 정부의 주도로 펼쳐지고 있는 4대강 사업의 문제는 국민의 입장에서 정말 아이러니한 일로 생각 된다. 따라서 경제성장도 좋지만 향후 생길 수 있는 환경문제를 고려하여 충분한 시간을 두고 다양한 논의를 거친 후에,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지금의 4대강 사업은 분명 재고되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