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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성을 지휘하라 - 지속 가능한 창조와 혁신을 이끄는 힘
에드 캣멀.에이미 월러스 지음, 윤태경 옮김 / 와이즈베리 / 2014년 9월
평점 :
품절
과학문명의 발전에 힘입어 우리 사회의 변화과정은 과거에 비해 그 속도가 상당히 빨라져 가고 있다. 그런데 이는 단순히 외형적인 모습의 변화만을 가져온 것이 아니라, 우리로 하여금 그러한 현상들이 새로운 시대적 변화의 흐름에 알맞도록 하는 보다 새롭고 창의적인 사고능력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정보통신기술에 의해 정보지식화가 확대됨으로써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쏟아지는 다양한 정보와 지식들을 손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고, 이는 한편으로 지식사회로의 전환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그런 이유로 우리는 언제어디서나 손쉽게 책과 컴퓨터를 통하여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맞이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책과 컴퓨터에 담겨 있는 다양한 내용들은 명확하게 말하면 지식이라고 말할 수 없다는 점이다. 단지 그것은 말 그대로 부수적인 유효한 정보에 불과하며 이를 바탕으로 무언가 가치 있는 일을 창출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지식으로서의 의미를 부과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에게 있어 이 부분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은, 어떻게 하면 고도로 농축된 정보를 이용하여 고부가가치적인 것으로 만들 것인가에 관심의 초점이 모아져야 한다는 것이고, 이 과정에서 중요하게 대두될 수밖에 없는 핵심적인 요소는 개개인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효과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아울러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일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이 책은 픽사 공동창립자이면서 현재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사장으로 일하면서 창의적인 기업문화로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해 온 에드 캣멀의 30여 년간 조직관리 경험과 경영노하우를 담아냈다. 그래서 독자들은 그가 어떤 방식과 원칙으로 개인의 잠재되어 있는 창의성을 이끌어 내었으며, 그러한 개별적인 사안들을 조직의 내부에 결합시켜 성공적인 기업을 이루어내었는지에 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내용을 들여다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책의 저자 에드 캣멀은 세계최초장편 3D 컴퓨터 애니매이션 토이스토리를 제작하여 전 세계에서 3억 6200만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흥행 수입을 올렸으며, 이 작품을 필두로 이후 14편의 작품을 발표하여 모두 성공을 거둠으로써 애니매이션 산업에 혁명을 불러 일으켰던 장본인이다. 그는 이 책에서 그동안 기업을 경영하는 관리자의 입장에서 창의성과 혁신을 이루어 왔던 그 일련의 과정을 솔직하면서도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어 주목된다. 그는 자신이 제작한 작품들이 하나 같이 기록적인 흥행수입을 일구어낼 수 있던 그 이면에, 일시적인 사업의 성공에 그치는 것이 아닌, 리더로서 자신의 역할을 조금 더 명확히 자각하고 창의적인 기업문화를 구축하여 지속시키고자 하는 변함없는 신념의 의지가 있었음을 이 책에서 밝히고 있다. 저자는 오늘날 기업 간에 경쟁이 날이 갈수록 치열하게 전개되는 상황에서, 픽사가 독보적인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것은, 다른 무엇보다 직원들을 신뢰하고 그들이 창의성을 발휘해 탁월한 성과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기업의 내부적인 환경이 우선적으로 조성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그래서 그는 대부분의 직원들이 자칫 목표나 성과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한 압박과 불안감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기업 내에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특히 이 부분은 기업을 주도해가는 경영자의 열린 마음의 자세가 뒷받침 되어야 함을 역설한다. 더불어 창의적인 조직문화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상부로부터의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규제와 규칙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직원들 스스로가 자신이 맡은 업무에 혹시 있을지도 모를 리스크나 오류에 대해 탄력적인 대응을 할 수 있는 유연하고 민주적인 절차의 방법이 중시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결국 이 책에서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것은, 창의적인 기업이나 조직으로 거듭나려면, 어떤 위험적인 요소를 외부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과감한 혁신을 통해 기업의 내부적인 환경을 획기적으로 바꾸어져야 하며, 이에 대한 경영자의 근본적인 인식도 상당 부분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은 애니매이션의 대표기업으로 픽사를 지금까지 이끌어 왔던 경영자로서의 저자가 지금까지 경험했던 소회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그가 기술해 놓은 여러 사실을 읽다보면 무엇이 우리의 창의성을 저해하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점에 주안점을 두어야 하는지를 독자들은 배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그의 노력으로 침체되어 있던 미국의 애니매이션의 산업을 부흥시킨 오랜 과정의 이야기는 공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해 보인다. 그는 어떤 기업이든 내부적으로 위험을 초래하는 요인은 존재하기 마련이며, 이 부분을 극소화시키는 동시에 누구나 창의적인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때, 기업의 미래는 얼마든지 희망적일 수 있는지를 이 책을 통해 증명해 보였다. 그는 또한 창의성을 발휘한다는 것에 대해 환상을 가진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면서 말하기를, 창의적인 일이란 번뜩이는 통찰력으로 놀라운 제품을 구상하고 팀원들을 이끌고 고난과 역경을 헤쳐 나가는 영웅담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와는 전혀 상관없다고 말한다. 오히려 그동안 자신이 겪어왔던 경험으로 판단해 볼 때, 대체적으로 창의적인 사람들은 스스로가 가능성을 가지고 열린 자세로 자신이 맡은 일에 헌신하다 보면 언젠가 창의적인 비전을 발견하게 되고, 실현 가능한 방법을 찾아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서게 된다는 것이다. 이점은 인간의 창의성을 연구하는 미국의 심리학자 와이즈버그가 말했던 창의적인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과 비교해 볼 때 전문지식을 많이 가지고 있고, 또한 하는 일에 열정적으로 헌신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개인적인으로 볼 때, 이 책은 독자들에게 개인 혹은 조직의 창의성의 향상과 어려운 난관에 봉착했을 경우, 문제해결에 대해 어떻게 효과적으로 풀어갈 것인지를 통찰해 볼 수 있도록 했다. 따라서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지속 가능한 창조와 혁신을 이끄는 힘의 원천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를 관찰해보는 좋은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