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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의 교양을 읽는다 - 현대편 - 복잡한 세상을 꿰뚫는 현대 경제학을 만나다 ㅣ 경제의 교양을 읽는다 시리즈
김진방 외 지음 / 더난출판사 / 2014년 9월
평점 :
품절
우리는 대부분 자신의 인생에서 풍요로운 삶을 향유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누리며 살아가기를 바라며 살아간다. 그리고 그와 같은 희망적 미래를 실현하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고군분투하며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마주하는 현실에서 보는 것처럼 그것과는 상당히 괴리가 있으며 실제 가능한 일도 아니다. 이러한 사실의 근거는 흔히 경제학에서 말하는 인간의 욕망은 무한하지만, 상대적으로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은 유한하다는 말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사실 경제라는 말은 한때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힘든 전문학적인 용어로 취급되었지만, 최근 들어서 경제에 대한 관심들이 높아지면서 이제는 우리생활에 일상적인 말이 되어버렸다. 이러한 현상은 그만큼 경제가 우리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는 것이며, 이제는 동떨어져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우리의 삶에 모든 것을 지배하는 하나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경제학이라고 하면 좀처럼 다가서기 힘든 어려운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그렇게 받아들이는 것이 한편으로 이해가 되는 측면은, 경제학은 여타의 다른 사회과학의 내용보다 그 범위가 넓기도 하고 복잡하며, 특히 이론적인 부분과 관련하여서는 수학적인 지식이 없으면 그 맥락조차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동안 경제학에 관한 이론들은 빠르게 변해가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적잖은 변화를 보여 왔다. 또한 다양하게 나타나는 새로운 경제현상들에 대해 이를 어떻게 해석하고 바라볼 것인가와 그 목적에 대해서 아직까지도 많은 이견들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은 그러한 관점에서 우리들이 쉽게 다가서지 못했던 경제학을 대표하는 전반적인 내용을 살펴보고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하는 구체적인 이론들과, 아울러 경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데 안내서로서의 역할에 그 초점을 맞추고자 했다.
이 책은 어떤 사회든 직면할 수밖에 없는 세 가지의 문제, 즉 무엇을 얼마나 생산할 것인지, 또한 그것들을 어떻게 생산할 것이며, 누구를 위해 생산할 것인가 하는 근원적인 부분을 중점적으로 다루면서 경제학이 본격적인 학문으로 대두되기 시작했던, 20세기 현대 경제학의 기초가 형성되는 시기를 기점으로, 이후 주류 경제학의 안과 밖을 통한 비판과 대안 제시 등으로 새롭게 등장한 이론까지 역사적 맥락 속에서 경제학의 흐름과 이론을 체계적으로 다루고 있어 주목을 이끈다. 우선 책의 전반부의 내용을 살펴보면, 경제학은 무엇을 다루는가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에 접근하여 경제학의 과학화뿐만 아니라 다른 사회과학과 명확한 구분을 요구했던 라이어넬 로빈스의 경제학에 관한 소론을 필두로, 공급은 수요를 창출한다는 세의 법칙을 부정하고 현대 거시경제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된 케인즈의 일반이론과, 이를 기반으로 경기순환에 대한 통계학적 연구가 더해지면서, 경기변동을 예측하고 경제정책의 방향과 강도를 정해주는 계량경제학의 도입 배경이 되었던 경기순환이론, 그리고 정의와 공리로부터 정리를 이끌어내면서 경제학계에 큰 반향을 일으킨 폰 노이만의 게임이론에 이르기까지, 오늘날 주류 경제학의 밑바탕을 다져놓았던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주요한 몇 가지의 경제이론이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중반부에는 현대 주류경제학으로 인정받고 있는 사안들에 안주하지 않고 보다 냉철한 시각에서 이를 비판하고 그 외연을 확대하고자 했던 경제학자들의 저작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이 소개되어 있다. 이중에서도 공유지관리를 시장논리나 정부의 개입의 필요성을 전적으로 배제하고, 자율적 공동체에 의한 신뢰를 중시했던 공유지이론과, 경제학에 인간의 심리적은 측면을 도입하여 이성만이 만능이 아님을 역설한 휴리스틱과 편향은, 최근 우리의 사회현상과 관련하여 알아두어야 할 의미 있는 부분으로 여겨진다.
책의 후반부에는 우리들이 자칫 주류나 정통경제학에 함몰되는 것을 경계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협의의 경제학에 머무는 것을 거부하고, 경제현상을 다른 사회현상과 연계하여 관찰해보려는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것은 경제문제를 다른 분야와 결합하여 다각적인 시각에서 경제를 바라봄으로써, 정의나 자유에 대한 가치를 또 다른 관점에서 고찰해볼 수 있게 했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독자의 입장에서 이 책은 현대경제사의 지나온 과정을 일목요연하고도 체계적으로 소개하고 있어, 시대 흐름에 따른 경제사의 발전과정을 들여다보고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 그 의의가 있지 않나 싶다. 이 책의 내용을 읽어내려 가다보면 경제학은 고정화되고 정체되어 있는 학문이 아니라, 현실의 상황에 맞춰 진보적인 방향으로 전환해가는 일종의 유기적인 형태를 지닌 종합적인 사회과학이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해본다. 다만 이 책에서 조금 아쉽게 느껴지는 것은 경제학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없다면 내용을 이해하는데 다소 난해할 수도 있어서 접근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경제학은 인간의 무한한 욕망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원의 희소성에 의해 어떠한 선택을 해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서 출발하여 오늘날 사회 전반의 거의 모든 분야로까지 그 범위가 점차 확대되어 가고 있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기를 인생은 끊임없는 선택의 과정이라고 한다. 경제학의 궁극적인 목적은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효용을 얻는데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경제학을 배운 다는 것은, 수없이 많은 선택을 해야 하는 갈림길에서 보다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데 충분한 동기부여를 마련해줄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제는 경제학을 단지 어렵다고 멀리 할 것이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누구에게나 필요한 교양으로서 받아들여졌으면 싶고, 아울러서 이 책을 통해 많은 독자들이 경제학에 대해 한층 더 친근해지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