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아비춤
조정래 지음 / 문학의문학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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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해방이후 제국주의적인 국가들에 의해 한 맺힌 민족 간의 전쟁을 치르고 난후 국내 경제는 말 그대로 최악의 상황 이었다. 해외원조 없이는 단 하루도 버텨 나갈 수 없었고 전쟁의 폐허 속에 피폐된 국내 경제는 그 누가 보아도 재기의 가능성은 없어 보였다. 하지만 우리 대다수의 국민들은 모두 하나가되어, 피와 땀으로 얼룩진 고통과 희생을 무릅쓰고 배고픔으로 힘들었던 가난의 시절을 극복 할 수 있었고 오늘에 이를 수 있었다. 즉 오늘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눈부신 경제 성장의 바탕은 바로 우리의 일반 국민들에 의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를 두고 정치와 경제를 통한 일부 권력자들은 이러한 경제 성장의 원인을 자신들의 뛰어난 판단력내지는 지도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말한다. 참으로 황당하기 그지없는 일이다. 솔직히 오늘날의 대기업들이 성장 할 수 있었던 것은 정격유착에 의한 권력자들의 비호와 묵인 아래 이루어졌음은 이미 여러 차례 언론보도를 통해 우리에게 알려져 온 사실이다. 따라서 그들에게 이제 우리는 되물어야 한다. 지난 시절의 우리가 흘린 땀과 노력의 대가가 과연 정당 했는지, 그리고 이를 위해 함께 더불어 살아가려는 그들의 노력이 얼마였는지를 말이다. 물론 오늘날 우리나라가 경제 선진국으로서 발돋움 하는데 있어 기업가 그들의 노력도 분명 있었음을 부인 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과거에서부터 이어져 온 구태의연한 관행과 악습들을 버리지 못하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버젓이 저지르고 있는 대기업들의 무차별적인 횡포는 어떤 식으로든 막아야 하는 것이 작금의 현실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이 책은 작가의 서두에서 보듯 정치 민주화를 이룬 우리나라가 이제는 경제 민주화를 이루어야 할 시점에 와있는 시대적 사명감이 우리에게 주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대기업의 자본논리에 의해 함께 점점 타락해져 가고 있는 오늘 우리의 부끄러운 현실을 재조명 해보며 은밀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탈법과 불법적인 기업들의 행태들을 깊이 파헤침으로서 우리의 그릇된 인식을 바로잡고 아름다운 사회로의 건설에 한걸음 다가서기를 강조한 책이 아닌가 싶다. 작가는 이 작품을 쓰면서 쓰는 내내 우울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의 심정이 과연 우울하기만 했을까 싶다. 적어도 독재군사시절에서 이어져 온 기업들의 무분별한 투자와 억지 경제논리 게다가 법망을 교묘하게 피해 부당한 재산축적에서 권력으로의 아부와 족벌 세습에 이르기까지 작가의 눈에 비친 기업들의 모습은 그에게 우울을 넘어 피 끓는 울분 이상이지는 않았을까 생각한다.

작품의 내용을 보면 천민자본주의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일광그룹은 국내 2인자라는 딱지를 떼고 초법적인 기업 경영을 위해 거대한 비자금을 은밀하게 조성하여 국가 권력 기관에 대한 뇌물매수와 언론 길들이기 그리고 족벌세습에 관한 광범위한 이야기로 전개 된다. 사실 이러한 부분은 현 우리나라의 기업들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어 오로지 이윤추구에만 목을 매는 그들의 실상을 알맞게 잘 표현한 것 같아 돈의 위력에 눌려 사는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듯하다. 또한 박재우를 비롯한 그룹 내 3인방들은 선후배 관계의 인맥과 학맥으로 맺어가는 그들의 부패하고 타락한 가증적인 행위를 보면 가진 자들의 얄팍한 속내를 보는 것 같기도 해서 씁쓸한 생각마저 든다. 돈이면 모든 것이 해결 된다는 금전만능주의와 남이 어떻든 나만 잘살면 된다는 극도의 이기주의, 불법이어도 어떻게 해서든 한건만 성공해 보려는 한탕주의 등 온통 부조리로 가득한 지금 이 사회를 우리가 결코 원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의 내용이 우리에게 주지하는 바는 천민자본주의로 전락한 우리의 현실을 적절하게 잘 반영하여 이제는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를 명확하게 알려주는 좋은 작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아직도 일부 사람들은 한때 힘들었던 과거 우리의 모습을 상기시키면서 경제 성장만을 부르짖으며 독단적이고 이기적인 자본주의 논리를 펼치는데 그 시선이 고정 되어있다. 하지만 그들이 설파하는 경제 논리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듯하다. 똑같은 자본주의를 행하면서도 다른 여러 나라들에 비해 왜 유독 우리의 기업들은 자기몫 챙기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인지 생각하면 할수록 아이러니 하지 않는가 말이다. 돈의 패악스런 위력은 지금 정치는 물론이고 언론, 교육 문화에 이르기까지 독버섯처럼 곳곳에 침투하여 우리의 건전한 사회 구성을 흔들고 있어 심히 걱정스럽고 우려되는 일이다. 정치 민주화를 위해 우리는 30년의 긴 시간을 피를 흘리며 비록 만족스럽진 못하나 어느 정도의 결과를 얻어 냈다. 오랜 시간동안 관행처럼 여겨진 국내 재벌들과 관료들의 부패한 고리가 하루아침에 쉽게 끊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자신이 깨어 있지 못하고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면 지금의 천민자본주의는 결국 재앙이 되어 언제라도 3류 후진국으로 전락 할 수 있음을 우린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일이다. 어느 나라에도 재벌들은 존재 한다. 그리고 그들 역시 결점이 없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적어도 투명한 경영체제와 기업의 이익을 사회로의 환원에 나름대로 많은 노력과 기여를 하는 것은 불법과 탈법을 좌시하지 않는 그 나라 국민들의 매서운 눈과 비판의 힘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따라서 작가가 이 책에서 통해 우리에게 말하고자 했던 것은 우리가 이전에 이루어냈던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군사 독재 권력을 무너뜨리고 정치민주화를 이루어 냈던 것처럼 그 역량을 바탕으로 이제는 경제 민주화를 이루어 내야 할 때는 아니겠는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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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붓다
한승원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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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좋은 책을 한권 읽었다고 해야 할까 싶을 정도로 이 책은 내 한쪽 가슴이 찡할 정도로 무언가 예리한 것으로 쿡 찔러 놓고 간 느낌이 들게 하는 책이다. 또한 이 한권의 책을 읽으면서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에서 그 무슨 가치를 위해 이 험난한 세상 속에 이전투구 하며 살아가는 것일까를 생각해 본 것 같기도 하다. 누구는 말하기를 인생은 한번 살아 볼만 한 것이라고 하지만 이 말의 어떤 의미에서 그렇다고 동의를 해줘야 할지 마땅한 대답이 떠오르지 않음은, 아마도 이 시대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과 이를 평가하는 우리의 시선들이 서로 일치하지 않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생각해 보건데 그 동안 책에서 우리가 배운 대로 세상이 그렇게 흘러온 것만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제대로 배웠지만 지금 이 순간 우리는 어느새 그걸 잊고 세상을 잘못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싶다.

책의 겉표지를 보면서 나대니얼 호손의 큰 바위 얼굴에 관한 이야기가 있어 문득 생각났던 건, 자연의 조화로 우연하게 만들어진 하나의 바위를 두고 전해 내려오는 전설의 이야기 속에서 권력이나 명예 그리고 돈을 위한 삶이 아닌, 주어진 자신의 운명에 겸손하며 항상 낮은 자세에서 세상의 모든 것을 가슴으로 온화하게 품고 묵묵하게 노력하며 살아가려 했던 주인공의 어렴풋한 모습 이었다. 물론 이 책에서 전개되는 내용은 사뭇 다르지만 큰 틀에서 본다면 작가가 다루고자 했던 이야기의 핵심은 호손의 그것과 그리 크게 빗나가지 않을듯해 보이기도 한다. 작가는 서두에서 이 소설의 중심 소재인 억불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간략하게 설명해놓으면서 고향에 대한 애착 그리고 지나온 자신의 삶에 대하여 진지하게 고민해왔던 것들을 다시 한 번 들추어 이 한권의 책에 묶어 놓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주인공 상호는 혼혈인으로 태어나 자신을 버린 부모를 대신한 할아버지와 함께 살아가는 내성적인 성격의 고등학교 입시생이다. 그는 온전치 못한 한쪽다리와 한때 장학관과 교장을 지낸 할아버지가 홀로 말년에 쓸쓸하게 염장이로 지내는 가난한 집안 배경의 이유로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지만, 획일적이고 기계적인 학교와 사회의 제도에 스스로 얽매이는 삶을 거부하고 자신이 꿈꾸고 희망하는 창조적인 인생을 살아가기를 원한다. 이에 할아버지는 그에게 집에서 훤하게 내다보이는 억불산의 억불이 의미하는 뜻을 알려주며 소소한 것에 개의치 말고 앞으로 그가 갈구하고 희망하는 인생을 살아가라는 가르침에 따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 한편 퇴임교장인 할아버지는 자신의 제자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독거노인과 부모를 잃은 학생들의 위해 남몰래 후원금을 전하면서 마치 살아 있는 억불처럼 말년의 인생을 가치 있는 삶으로 채워가며 살아간다.

작가는 이 책의 이야기에서 할아버지와 그의 손자인 상호와의 교묘한 결합을 통해 나약하고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살아가는 오늘 우리들의 모습, 그리고 우리가 추구해야 할 진정한 인생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일깨워 주려고 것은 아닐까 싶다. 체면 때문에 자신을 감추고 권력 앞에서 쉽게 무릎 꿇고 굴복해버리는 비굴한 삶보다는 어느 것이 되었던 옳고 의미 있는 일이라면 주위의 무시와 핍박이 있을지라도 이를 극복하고 부단히 노력해가는 삶이 바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것은 아닌가 하고 말이다. 돌이켜보면 우리는 때로 가치도 없고 의미도 없는 일에 서로 얼굴을 붉히고 싸우며 마침내 이를 취하여서는 그것이 마치 무슨 대단한 것처럼 착각하고 의기양양해 하며 살아 갈 때가 있다. 그러나 그러한 일이 어리석었고 바보 같았음을 깨닫게 되는 일은 결코 오래 걸리지 않으며, 그때 가서야 알고 후회하게 되는 경우를 더러 보게 된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그리 가볍게만 느껴지지 않는 많은 물음들을 우리에게 던져주는 책이 아닐까 싶다. 자유를 가르치고 말하면서도 통념상 제도의 틀 안으로 집어넣으려는 오늘 우리의 사회와 더불어 살아가기를 주장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이익 앞에는 눈이 멀어 버리는 지극히 합리적인 개인들만이 득실거리는 우리의 현실에서 작가는 그릇된 우리의 인식과 잘못 이끌려져 가는 오늘의 슬픈 현상들이 안타까웠을지도 모를 일이다. 책 속 억불산에서 조용히 들려오는 삶의 가르침, 그리고 이를 묵묵히 실천 할아버지와 상호의 모습에서 이제 우리도 이쯤에서 우리의 내면에 잠재해있는 양심의 소리가 더욱 크게 들리도록 귀를 열고 생각에만 머무르지 않는 실천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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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기 신간평가단 활동 안내
예술/대중문화 분야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국내 미술사에 관한 교양적인 도서로서 그 동안 많은 일반인들이 미술분야로의 접근성에 어려움을 많지 않았나 하는 생각과, 그리고 국내 미술의 역사적 흐름을 한눈에 관찰 함으로서 그 이해도에 충실한 책으로 느껴지는 책으로 보입니다. 

 

 

 

 

 팝음악 하면 영국의 비틀즈를 빼놓을 수 없고 비틀즈의 음악을 생ㄱ가하면 존레논을 빼놓을 순 없을 거라 봅니다. 그의 일대기를 다룬 책이기도 하고 그룹 비틀즈의 일면을 매우 상세하게 알아볼 수 있는 특별한 책으로도 여겨지네요. 가격면에서 서평도서로 권장 하기엔 부담스러운 면이 없진 않으나, 음악과 그리고 그의 생각 행동에서 표출되는  집중적이고도 다양한 면을 들여다 볼수 있는 좋은 책일듯 하네요. 

 

 

 

표면에 드러나지 않고 암암리에 펼쳐지는 고미술품의 은밀한 세계를 들여다 볼 수있는, 다소 충격적인 내용을 다룬 책으로 보여집니다. 예술문화재가 자본과의 묘한 결탁에 의해 저질러지는 그 세부내용이 매우 관심이 가는 책이어서 추천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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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착순 채용으로 세계 최고 기업을 만들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선착순 채용으로 세계 최고 기업을 만들다 - 스스로 일하게 하는 회사 주켄공업 이야기
마츠우라 모토오 지음, 이민영 옮김 / 지식공간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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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세계경제가 서서히 위축되면서 국내에서는 취업의 문턱이 날로 높아져 가고 있음을 우리는 피부로 직접 느끼고 있다. 하지만 나이와 학력과 성별을 따지지 않는 선착순 채용, 그리고 정년은 물론 출근부도 없으며 자신이 원하는 부서를 선택해서 업무를 보고, 몸이 아파 일을 못해도 월급이 나오고 때로 퇴사한 후라도 언제든 다시 일하고 싶으면 갈 수 있는 기업이 있다면 당신은 믿을 수 있겠는가. 나는 언젠가 TV에서 사회적 기업을 다룬 프로그램을 본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 화면에 나온 작은 중소기업을 거느린 어느 회사의 대표의 말을 듣고 나서 우리나라에도 좋은 취지와 올바른 기업가 정신을 가진 오너들이 존재 한다는 생각에 약간의 경이로운 눈길을 보낸 적이 있었다. 그러나 사실 그 동안 내 눈에 비친 우리나라의 기업 행태들을 보면, 이제껏 그들이 주력해 온 것은 회사의 이익을 통한 거대한 몸집 부풀리기와 국내 소비자에 대한 오만한 자세, 그리고 족벌세습이나 방만한 경영과 같은 다소 부정적인 인식들이 대부분인 듯싶다. 물론 기업은 기업 나름대로의 각 사안마다 변명의 이유가 있을 것이기도 하고 또한 국가와 사회에 끼친 긍정적인 측면도 분명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언제나 변함없이 기업가 정신을 잃지 않고 혁신과 선진적인 경영을 유지하고 있는 몇몇 나라의 기업가들과 비교해 볼 때, 우리의 그들 모습은 아직 먼 나라의 이야기인 것만 같아 씁쓸한 생각마저 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제일 먼저 생각난 것은 우리나라에는 왜 이런 훌륭한 기업가들이 없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고, 바란다면 이런 멋있고 인간미가 넘치는 기업가들이 앞으로라도 많이 존재했으면 하는 개인적 소망이 있기도 했다. 플라스틱 제조분야의 최첨단을 걷고 있는 일본의 주켄공업은 현재 이 분야의 세계시장을 70% 넘게 장악하며, 본사와는 별개로 세계 각국에 10여개가 넘는 자회사와 14곳의 공장을 가동하면서, 오늘날 힘들고 어려운 경제 여건 하에서도 지속적인 이익을 창출하는 우량 기업이다. 더구나 지금 이렇게 성장하기까지 정부 지원은 고사하고 수익의 절반 이상을 세금으로 지출 하면서 불현듯 찾아오는 경제의 위기 가운데서도 흔들리지 않고 자기자본을 탄탄한 유지하고 있는 회사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왔다. 그러나 주켄공업의 이런 놀라운 결과는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창업자인 마츠우라 모토우 사장은 한때 밴드의 생활을 집어치우고 직장에 다니다가 1965년 아무런 투자자도 없는 자본이라고 볼 수도 없는 극히 작은 자금으로 허름한 공장에서 첫 출발을 했다. 그리고 그에게는 자신이 직장에 다닐 때 스스로 지켰던 3가지 원칙 즉 목표설정, 전문적인 지식습득, 상품 아이디어의 개발 외에 인간 존중이라는 기본적인 토대를 두고 그 방침을 지켜나갔다. 그에게는 변하지 않는 자신만의 경영 철학이 있었는데, 그의 말에 따르면 기업이란 이익이 최우선의 과제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으로, 회사의 이윤을 목적으로 보지 않고 단지 직원들을 행복을 돕는 수단으로 보고 이를 철저히 준수 한다는 것이다. 주켄공업의 경영방식은 다른 여느 기업과는 다른 점이 많이 발견되기도 한다. 이를테면 회의참석은 개인의사에 전적으로 따르며 업무보고서와 같은 것도 없으며, 분업화 되어 있지도 않고 회사는 오직 어느 직원이든 기회와 동기부여에 그 목적을 두고 있다.

마츠우라 사장은 사람에게는 누구든 자신만의 재능이 있다고 믿는 사람이다. 따라서 사람의 겉면만을 보고 판단하기보다 그에게 맞는 일자리를 제공하면 언젠가는 그 능력을 발휘 될 것이기에 다른 기업에서는 하지 않는 독특한 채용 방식을 취하고 있다. 또한 그는 유능한 경영자란 단지 실적과 성과만을 추구하기보다, 모든 것을 책임지고 기업을 안전하고 믿음직하게 이끌어가는 자라고 말한다. 이런 측면은 한때 명성을 날리던 어느 회사의 경영자가 파산하여 도의적인 책임을 회피하고 오히려 자신의 안전만을 구가하는 행태를 볼 때, 그가 얼마나 투철한 기업가 정신을 가지고 있는 알 수 있는 대목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미래의 경제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 될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는 변화하는 환경에 미리 미리 대비하고 그에 대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면, 어떠한 불황이 와도 극복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결국 시대가 요청하기 전에 먼저 한발 앞서 계획을 세우고 최고가 되기 위한 부지런한 움직임을 강조한다. 오늘날 많은 기업들이 불안한 세계경제의 위기에 의해 도산하기도 하고, 구조조정을 통해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들에 골몰 하고 있다. 결국 지금 이런 위험에 빠진 기업들의 근본적인 원인은 다른 여러 가지의 문제점도 있을 것이라 생각되지만, 무엇보다 기업을 이끌어 가는 경영자들에게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쥬켄공업의 모든 회사 경영방침이 전적으로 모두 옳다고는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이 책에 나오는 지금껏 그가 고수해왔던 여러 가지의 노력들과 그리고 인간 존중을 바탕으로 한 그의 경영 철학은 그 나름대로의 충분한 가치가 있어 보인다. 따라서 오늘날 일본이 유지하고 있는 경제부국의 힘도 이러한 경영자들이 존재 하였기에 비롯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며, 앞으로 우리나라에도 이러한 훌륭한 경영자들이 배출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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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들의 비밀 생활
수 몽크 키드 지음, 최정화 옮김 / 밀리언하우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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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한두 가지쯤은 자신의 기억 속에서 떼어버리지 못하는 뭉클거리는 가슴 아픈 사연의 이야기나, 쓰디쓴 고통의 조각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자신의 인생의 큰 걸림돌이 되어 스스로를 옭아매거나 결코 벗어 버릴 수 없는 구속의 사유가 된다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렇다고 하여 내부로 침잠 시키려 든다면 더 큰 고통의 따를 수도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 이 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가 이미 국내에서 상영되어 상당한 호평을 받았었고, 나 역시 영화로 인해 그 감동의 깊이를 충분히 느꼈던 일이 떠올랐다. 하지만 내겐 영화도 좋았지만 원작에 대한 작가의 섬세한 필치와 영상에서는 볼 수 없었던 각 인물들 간의 내면적인 심리의 부분들이 책에서는 어떻게 그려나가고 있을지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고, 한소녀의 힘든 성장과정에 자세한 이야기를 알고 싶었다. 하여 영화와 책이라는 두 가지 관점에서 작가가 이 소설을 통하여 독자에게 전하려고 했던 진정한 의미를 조금은 가깝게 다가가려는 나의 의도가 결코 빗나가지 않고, 다행스럽게도 내게는 이 책이 가족에 대한 한없는 사랑과 화합의 조화로운 모습을 통한 그 가치가 얼마나 값진 것인지를 알게 해준 정말 좋은 작품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 소설은 무엇보다 그 당시 시대적 배경을 먼저 이해하고 보는 것이 아마도 책을 읽는 재미에 큰 도움을 주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의 시작점이 되는 1964년 미국사회는 인종갈등과 폭력이 난무하는 그야말로 살벌한 상황이 매일 계속 될 정도로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였는데, 특히 인종 차별의 양상이 심했던 미국 남부의 한 가정에서 이야기는 비롯된다. 주인공 릴리 오웬스는 보수적이고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사랑이란 감정을 조금도 느끼지 못한 채, 네 살 때 우연한 사고로 죽은 엄마의 모습을 떠올리며 절망적인 삶을 살아가는 내성적이지만 당돌함을 가지고 있는 백인 소녀다. 한창 사랑을 받고 자라나야 할 그녀는 매일 같이 아버지가 농장에서 키운 복숭아를 길거리에서 팔아야 하는 현실의 고달픔과, 아무 꿈도 꿀 수 없는 자신의 미래에 대한 암울함을 항상 가슴속에 지니며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던 중, 어느 날 자신의 집에 유모로 있던 흑인 로잘린과 함께 시내에 나갔다가 인종차별주의자들과의 사소한 폭력에 휘말려, 이런 일로 아버지에게 당할 수모와 이제껏 자신을 보살펴준 유모를 위험에서 건져내기 위해, 엄마의 과거와 밀접한 연관이 있을 것 같은, 티뷰론 이라는 시골의 작은 도시로 유모와 몰래 도망가 버린다. 그곳에서 릴리는 양봉을 생업으로 하여 살아가는 흑인 보트라이트 자매를 만나 그녀들의 도움으로 새로운 삶의 터전으로 자리 잡아 가면서, 그 동안 자신의 기억 속에는 없었던 엄마의 과거 흔적을 알게 된다. 하지만 자신을 사랑 했으리라 믿었던 엄마의 이해 할 수 없는 행동에 릴리는 점차 혼란에 빠지고 우울감에서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한다.

이 책의 제목이 담고 있는 의미는 주인공 릴리와 그의 곁을 지켜주는 양봉업을 하는 보트라이트 세 자매의 이야기와 연관이 깊다. 즉 릴리는 우연한 사고로 엄마가 죽었을 당시 그 원인제공자가 바로 자신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죄책감과, 자매들로부터 들었던 자신에 엄마의 과거모습에서 혼자 버려졌을 수도 있다는 괴로움의 큰 상처를 가지게 되지만, 세 자매에게서의 따뜻한 보살핌과 사랑으로 삶의 새로운 희망을 찾아 가는데, 이는 벌들이 개별적이지 않고 집단생활을 통해 공동체적인 목표를 이루어 가는 과정과 매우 유사하다. 또한 생각해 볼 것은 그 당시 사회상으로 보면 겉으로 보기에 백인인 릴리와 흑인 세 자매의 화합은 전혀 불가능 할 것처럼 느껴지지만, 이들은 서로 조금씩 상대를 이해해가면서 서로가 서로를 받아들임으로서 격려와 위로 그리고 포용이 인간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우리에게 보여줌으로서, 세상을 결코 혼자 살아가는 공간이 아님을 절실하게 깨닫게 해준다. 결국 이 소설은 한 소녀의 불안한 가정생활에서 시작하여, 새로운 사람들과의 친밀한 관계에서 자신의 자아를 찾고 미래의 꿈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마음을 닫고 홀로 고민하고 해결하려는 우리의 잘못된 생각들과, 불가능 할 것처럼 보이는 일도 서로가 마음을 열고 노력하고 화합하면 해결 가능하다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주는 좋은 작품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들의 상상력이란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을 다시금 느끼게 한다. 특히 이 작품에서는 개개인 간의 섬세한 인물 심리묘사라든지, 숨 가쁘게 전개되는 인종 차별의 문제, 그리고 가냘프게 보이는 여성들의 내면에 숨겨진 사랑의 승화 과정은, 우리들의 가슴에 큰 감동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가족이란 것에 대한 소중함과 그 진정한 의미를 느끼게 해준다는 점에서도 이 작품이 왜 그토록 사람들에게 호평 받을 수밖에 없는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영화에서 릴리역을 맡은 다코다 패닝의 눈물 연기가 이 책의 주인공 릴리의 상황을 감안하여 다시 재현해보면 가슴이 정말 아려 먹먹해질 듯하다. 여하튼 가족의 끈끈한 사랑과 인종차별의 가슴 아픈 이야기가 적절하게 잘 조합된 이 책에서 많은 사람들에 가슴에 훈훈한 감동의 순간들이 함께 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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