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요떠요 할머니 특서 어린이문학 15
오미경 지음, 김다정 그림 / 특서주니어(특별한서재)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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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요떠요 할머니 


#떠요떠요할머니 #오미경 #김다정 #특서주니어 #아동소설 


나이가 들어도 아직 이런 말들이 재밌다. 

'떠요떠요' 

뜨개질을 떠요, 

하늘로 붕붕 풍선이 떠요. ^^ 

내 이름이 떠요.. 떴어요. 


지금 내가 글을 '쓰다' 역시 모자를 쓰다. 맛이 쓰다. 돈을 쓰다. ^^ 


이런 다양한 표현은 어른들 뿐 아니라 아이들도 참 좋아할 듯하다. 

그리고 분명한 0과 1을 명령어로 움직이며 언제나 정확하고 틀리지 말아야 하고 '오류 없음'을 지향하는 컴퓨터, 인공지능과 함께 하는 팍팍한 세상에서 아직도 미신적이고 허황되지만 '마법'같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은 역시 소설에서 뿐 아닐까? 싶다. 


'떠요떠요'라는 단어만큼 이 책에서 매력적이었던 단어는 '까지꺼'였다. 

'수리수리마수리 까지꺼까지꺼' 

단풍이와 재윤이가 외웠던 떠요 떠요 할머니가 가르쳐준 마법주문말이다. 

이와 중에도 어른 티 내느라 '까지꺼'가 맞나? '까짓 거'가 맞나? 맞춤법을 따지며 까짓 거가 맞는 거 맞지!라고 웃고 있다. 으휴 


말이 안 나오는 단풍이나 이제 막 선생님이 되어 목이 빨개질 정도로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선생님을 위해 친구들은 힘을 모으고 주문을 건다. 

까짓 거!! 우리 해봐요. 우리 틀리고 실패해도 괜찮으니, 까짓 거 한번 힘을 내요! 수리수리마수리 까지꺼까지꺼!! 


그리고 가장 맘에 들었던 것은 행복한 결말이다. 


장미와 재윤이도 단풍이도 모두가 하나가 되는 장면~ 

아이들 동화가 다 그렇지 뭐. 결말은 정해져 있어!라고 툴툴대는 독자가 있을 수도 있겠다. 

헌데 뭐 어떤가? 

학교에서 말을 못 하고 학생들을 만나면서 힘들어하는 선생님까지 충분히 힘든 여정을 거치지 않았는가? 

협력하고 노력하며 마녀일지 모른다는 공포감도 이겨가며 친구와 선생님을 위해 주문을 외우고 기도를 하는데 이런 뻔한 결말이 맘에 안 든다고? 

말도 안 된다.


온 세상 아이들의 모든 결말은 행복했으면 좋겠다. 

어른들의 이기적인 마음으로 인한 잘못된 선택으로 지금도 왜 이렇게 되어야만 하는지 모를 생명과 건강에 대한 위협을 받고 있는 어린아이들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고통받고 있는지.... 


떠요 떠요 할머니와 같은 좋은 어른들이 늘어나고, 마법같이 일어나는 아이들에게 행복한 일들이 온 세상에 가득했으면 좋겠다. 

이런 살짝 초등학교 일기 같은 서평의 결론도 이 책을 읽고 난 뒤 끄트머리 감상이라면 하나도 창피하지 않고 오히려 멋지다고 생각이 든다.


[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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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감한 딸의 사춘기를 항해하는 방법
유디트 빌다우 지음, 이지혜 옮김 / 라라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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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감한 딸의 사춘기를 항해하는 방법 


#민감한딸의사춘기를항해하는방법 #라라 #유디트빌다우 #이지혜 #사춘기 

결론부터 말하면 그랬구나. 그래서 그랬구나. 싶다. 

기다려주지 못하고 험담하고 욕하고 서운해하고 그랬다. 


사실 이 책은 부모로 서라기보다는 여고에서 근무했던 경험, 지금 남녀합반의 공학에서 근무하면서 느낀 이런저런 의구심이 조금이라도 해결되지 않을까? 싶어서 선택하고 운 좋게 도서를 협찬받아 읽게 된 책이다. 


사실 다 커버린 외아들 아빠라서 '딸'이라는 전제보다 좀 더 넓게 사춘기 소년, 소녀로 읽게 되는 기분인 것은 내 직업이 더 크게 반응되기 때문이지 싶다. 

아무튼 그 시기, 그 순간의 아이들을 이전보다 훨씬 더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먼저 밝힌 후 책 내용을 옮겨 기록하고 내 생각도 조금 보태보려 한다. 


온통 세상이 자기중심으로 돌아가기에 자신에게만 몰두하여 가족에게도 매몰차게 대하며 이기적으로 변하는 그 시기 아이들의 모습을 책 속 문장으로 조금 살펴보자. 


'사실 아이들이 이런 행동을 하는 이유도 달리 어찌할 도리가 없어서 그럴 뿐이다.~부모의 임무는 단 하나, 강하고 차분하며 현명한 부모로서 딸의 곁을 지켜주는 일이다.' 


'마냥 행복하던 어린 시절에 이별을 고하는 일은 고통스럽지만, 다른 한편으로 딸들은 다가올 미래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껏 부풀어 있다. 영원히 천진난만한 아이로 머물고 싶은 마음과 빨리 어른이 되고 싶은 마음이 딸의 내면에서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전자가 우세하든가 싶으면 금세 또 후자가 우세해지는 상황이 반복된다. 사춘기 딸들은 이해받지 못한다고 느낄 때가 많다. 내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나도 알 수 없어 힘든 마당에 주위 사람들에게 어떻게 말로 설명하겠는가?~이에 더해 사춘기 소녀들은 SNS나 그곳에 존재하는 이미지를 무척 중요하게 생각한다.~그래서 사춘기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여드름이 나고~지극히 정상적인 신체 비율과 비교하며 심한 열등감을 품곤 한다. 한 마디로 사춘기는 딸들에게 정신적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매우 힘든 시간이다.


위 글 뒤에 바로 이어지는 글은 무력? 하게도 부모는 딸의 마음을 휩쓰는 우울감, 자신에 대한 회의감, 분노를 막아줄 수는 없다.라고 말하고 있다. 

교직에 있으면서 부모님이 못 이기는 학생을 어떻게 남인 교사가 이겨낼 수 있는가?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럼 나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도대체 무엇이 있단 말인가? 그 와중에 난 때려서라도 욕을 해서라도 고쳐주겠다며 그렇게 무식한 훈육을 했었단 말인가? 아이 탓을 하고 평가하고 포기하며 내 지도 바운더리 안에서 밀어내는 그런 못난 일을... 


책에서 작가의 해답은 그저 한없이 이해하고 인내하며 아이의 곁을 지켜주기만 하면 된다.라고 적고 있지만... 

사실 난 아직도 그 해답에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해결하지 못해 부모님께 '줄탁동시'라는 사자성어를 언급해 가며 가정에서의 지도를 부탁할 때 "저도 어쩌지 못하겠어요."라는 말을 얼마나 많이 들었던가... 그렇게 부모도 하기 힘든 것을... 나도 해야 하는구나...라고 되새겨가며 계속 읽게 된다.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란 것을 더욱 잘 이해하도록 같은 의도 다른 표현을 좀 더 옮겨본다. 


'지금 딸의 머릿속은 한창 공사 중이다. 공사에 필요한 건축재료, 인테리어를 위한 아이디어, 기존의 건물을 변형시킬 수 있는 가능성 등 딸에게 필요한 것을 구하는 데 도움을 주어라. 단 완성된 설계 도면까지 마련해주지는 말라.' 


'모든 게 부끄럽고 민망한 사춘기!' '내 몸이나 나 자신까지 부끄럽고 부모의 행동과 모든 일이 마냥 창피하게 느껴진다. 불안감에서 유발되는 수치심은 타인에게 명확히 선을 긋고 더 이상 다가오지 말라는 신호를 보낸다.' 


'무기력한 태도는 깊은 자기 회의감과 맞물리는 경우가 많다. 실패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능력이 없다는 두려움, 귀찮음은 이를 감추기 위한 가면...'


내면이 무질서하니 외면의 무질서 역시 사춘기의 통과 의례라고 한다. 그러나 곧 내면이 영글어 자신의 역할을 찾을 때까지 이해하기! 믿어주기! 놓아주기! 기다려주기! 를 실천하는 것이 사춘기 소년 소녀들 주위의 부모와 교사가 해야 할 일이라는 것!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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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병 - 몸을 망치는 의자 몸을 살리는 자세
최성민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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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병 


_몸을 망치는 의자 

_몸을 살리는 자세 

_통증의 90%는 의자 위에서 시작된다. 

_수많은 셀럽이 믿고 찾은 물리치료사가 들려주는 통증 제로 라이프의 숨겨진 비밀 

#의자병 #의자 #세종 #물리치료 #최성민 


책 제목을 보자마자 관심이 갖다. 

근무하는 하루 시간 중 평균 4시간 정도를 서 있고 나머지 시간은 그저 모니터 2개 켜놓고 노트북 멀찍이 놓은 후 블루투스 키보드로 작업하면서 앉아 있는 시간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중간에 점심도 자리에 앉아서 먹고, 요즘 봄 햇살이 참 좋은데 계단 5층만 내려가도 쬘 수 있는 햇살 구경을 거의 못하고 바쁜 3월을 보냈다. 

하고픈 말은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이 꽤 길다. 


집에 돌아와서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케아에서 구매한 슬리핑체어? 명칭이 맞나 모르겠다. 동생네 집에 있던 것을 얻어다가 책상 옆에 놓고 잘 쓰고 있다. 

물론 잘 쓴다는 것이 이 책을 읽고 살짝 잘 못쓴 문장 같아 보이지만 말이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 중 대부분을 이 의자에 앉아 오랜 시간 책을 보고 졸기도 하며 시간을 보내고 그 시간을 더 늘리려는지 옆에 협탁을 구하고 의자를 중심으로 팔만 뻗으면 잡힐 수 있게 주섬주섬 물건들을 배치 중이다. 


인테리어를 새로 하면서 100만 원 가까이 되는 고급 의자에 시선을 두기도 했지만 집에서 그 의자에 앉아 얼마나 무슨 일을 하겠어.라고 생각하며 그저 두 다리를 보조 의자에 걸치고 허리는 45도 정도로 뒤로 누운 채 많은 시간을 그 의자에서 보내고 있다. 


딱히 아직은 허리나 다리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지는 않으나 지금 허리와 무릎으로 고생하시는 부모님들을 보거나 젊지만 딱 봐도 자세가 좋지 않아 허리와 발바닥을 아파하는 아들 녀석을 보며 나도 직장에서의 앉아 있는 자세와 집에서 앉아 있는 자세를 바로 하지 않으면 조만간 몸에 하자가 생길 것 같은 직감이 든다. 


책을 펼치면 굳이 셀럽의 추천과 사례가 아니더라도 신뢰가 가는 진단과 처방 사례가 쏟아져 나온다. 

친절하게 그림, QR코드로 동영상까지 볼 수 있다.


작가님 얼굴도 볼 수 있는 것은 덤이다. ^^ 


가장 많이 나오는 '요추전만'을 기본으로 좋은 자세와 나쁜 자세, 그리고 앉는 법과 지금 내 상태 등을 체크하며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다. 


1장 모든 문제의 시작은 '의자'였다. 

_앉아 있는 시간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속이 불편한 이유도 영향을 받는다. 다리가 붓고 저린 이유도 혈액이 아니라 자세 때문이다. 앉는 습관이 마음을 병들게 한다. 바르게 앉을 때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가 기록되어 있다. 

2장 내 자세는 지금 어떤 상태일까? 

_치료보다 먼저 내 몸을 정확하게 아는 것, 나쁜 자세를 가진 사람들의 공통적으로 보이는 신호와 요추 전만 자세가 모든 변화의 출발점이라고 언급해 준다. 

3장 앉는 법 하나로 인생이 달라진 사람들 

_통증이 사라지고 키가 커 보인다. 자세를 바꾸면 얼굴이 달라진다. 소화 불 량에서 근육 있는 몸으로 바꾸기, 콤플렉스였던 다리가 다음 다운 각선미로 바뀌기까지, 약이 아니라 자세가 해법이라는 기록이 있다. 

4장 직업과 생활 패턴에 따른 의자 사용법 

5장 통증 없이 오래 앉아 있으려면? 

부위별 통증 및 안 좋은 자세를 근육과 함께 언급한다. 예를 들면 엉덩이와 허벅지가 아프다면 햄스트링을 의심하라. 등과 같이.. 

6장 의자에서 시작하는 건강한 운동 습관 

직장이, 학생, 작업자 근력을 키우는 요령과 낙상을 막기 위한 고령자 근력 운동이 소개되어 있다. 작업, 상황별 소도구 활용법도 언급된다. 


내가 가장 관심을 두었던 것은 요추 전만을 확인하는 그림과 동영상 부분이었다. 

옆구리에 손을 대고 골반뼈를 찾은 후 등 뒤쪽으로 손을 수평으로 옮겨 척추가 만져지는 부위가 요추 4번과 5번이며 이 지점보다 위쪽 허리가 과도하게 퍼져 있다면 우리는 허리를 올바르지 않게 사용하고 있는 것이라는 것이다. 읽고 따라 해 보면서 내 몸을 파악해 보고 어찌 고쳐나가야 할지를 가르쳐주는 지금 내게 딱 필요한 책을 만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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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 파도 트리플 35
이서아 지음 / 자음과모음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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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 파도 


#방랑파도 #이서아 #연작소설 #TRIPLE #자음과모음 


'죄책감' 


이 책을 읽고 가장 기억에 남는 단어를 하나 고르라고 하면 '죄책감'을 고를 듯하다. 

그런데 주변에서 다들 죄책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하는 죄책감은 어찌해야 할까? 

누가 봐도 분명한 죄에 대한 죗값! 하늘의 천벌이든 인간의 형벌이든 그렇다면 그 벌을 받은 다음은 차라리 후련할까? 

주변에서 품고 살 필요 없다는 죄책감은 그 말로 해소가 되고 삭제될 수 있나? 여기 소설 속 주인공들은 다들 그렇지 못했던 거 같다. 


그런데 갑자기 이런 생각도 든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죄책감'을 안고 있다. 하지만 그 '죄책감'이 '자책'이 되지 않도록 주위에서 서로 노력해오고 있다는 것을... 

'죄책감'은 반성적 사고로 건설적으로 자신의 잘못으로 나쁜 결과가 도래했으나, 다음에는 그러지 않겠다는 마음이지만 자책은 끊임없이 자신을 탓하여 '죄책감'이 '자책'이 되어 자기 위축, 자기혐오를 일으키고, 우울과 만성불안으로 이어지고, 결국 사회적 고립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보인다는 것을... 

그래서 서로서로 경계해 주며 조용히 다독이며 보듬는 바로 옆 지인과 가족들이 눈에 들어오는 소설이다. 


제목은 방랑, 파도이다. 파도와 파랑이 다르다는 것을 과학 선생님들은 한 페이지 넘게 증명하시겠지만 난 파도나~파랑이나~라는 생각이 갑자기 든다. 

방랑, 파랑~으로 읽혀 제목이 예뻐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철썩' 내게 좋은 파도란 없다. 죄다 견디기 힘들고 고달픈 파도일 뿐이다.라는 문장이 책 속에 나온다. 안 좋은 일이 벌어진 후 모든 일들은 내게 그렇게 견디기 힘들고 고달프게 다가온다. 그걸 불행이라고 불러본다면.. 


불행은.. 


'불행은 기묘한 것이었고 불행한 사람들은 손쉽게 기이한 사람들이 되었다. 불행한 사람들은 불행하기 때문에 사랑받을 수 없는 존재로 전락하기 일쑤였다. 생에 흠결이 있는 사람들은 그 흠결로 인한 슬픔과 절망을 감당하기도 벅찬 와중에 그 흠결을 몹시 추하고 불경한 것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까지 견뎌야만 했다.'


이미 결과를 어쩌지 못하며 상황을 되돌리지 못하는 탓에 그래 다 내 탓이라고 해버린 그 불행은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묵직한 펀치가 되어 내 맘과 몸을 때리는 상황을 인물들은 겪고 있는 듯하다. 

유일하게 그들의 안식처는 바다, 그 바다의 파도... 


책을 읽고 바다가 문득 보고 싶다. 


그리고 내 인생의 끄트머리 그렇게 바다가 보이는 요양원에서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학교에서 인구 단원을 가르치다 보면 시설 좋고 인기 많은 요양원은 모두 대도시 인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이런 생각에 빠진다. 

매일매일 바다만 보는 것으로 내 인생의 후반부가 추락 아닌 착륙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너무 큰 것인지..... 

계속 아플 것이고 그래서 큰 병원 근처여야 하며 세상에 미련을 남겨 자식과 지인들을 보고파하며 말이다. 

그런 것들을 세속적이라 표현한다면 그것들이 있는 시간과 공간에 선을 긋고 그 선 건너편에서 조용히 머무를 수 있기를 바라며 살 수 있을까? 내 생각을 해본다. 


서로 다른 세 명이 같은 공간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잠시 시간을 달리하며 주인공이 되어 그들의 시선과 생각을 따라 독자들은 움직이게 된다. 

매끄럽게 진행되고 현재와 과거가 잘 붙은 접착면과 같이 이어져 누구의 이야기와 상관없이 하나의 이야기로 읽힌다. 


자책하지 말라고 언제고 그렇게 말할 다독일 만반의 준비를 해놓고 옆에서 조용 조용히 곁을 지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은 느낌이다. 

세상의 온갖 불행을 다 안고 살면서 그저 다 껴안고 묵묵하게 지내며 가끔 혼자 울음을 터뜨리는 사람들... 다 받아주는 바다를 좋아해서 바다 주변에 머무는 사람들, 그들의 바다 같은 삶을 조용히 들여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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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망할 열네 살 사계절 1318 문고 151
김혜정 지음 / 사계절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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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망할 열네 살 


#이망할열네살 #김혜정 #장편소설 #청소년소설 


단요 작가의 성냥과 풋사과를 직전에 읽었다. 


책에는 열다섯 살 소년의 어떤 심리에 대해 설명되는 글이 나오는데 갑자기 그 부분이 생각났다. 

'나는 이 ***들이 얼마나 악질적인지 잘 알았다. 세상에는 조건 없고 값없는 사랑이 정말로 무한한지를 확인하려다가 모든 걸 망쳐버린 뒤 "역시 아니었네, 역시 아무도 날 사랑하지 않아"하며 침을 뱉어버리는 인간 유형이 있다.' 


사실 아무리 이어 붙이려고 해도 이 망할 열네 살 주인공들에게서 볼 수 있는 모습은 아니지만 상처가 있는 열다섯 살의 소년이 죄책감을 느끼면서 무언가 상황을 개선하고자 의도적으로 벌린 일이 잘 되지 않았을 때 스스로에게 분노하고 다른 사람들의 환대가 섭섭하고 그렇게 실수를 했을 때 주변의 태도가 오히려 욕하지 않는 것도 '나는 화낼 가치도 없는 사람이라 이건가?' 하는 생각에 열이 오르고, 불만이 생기면서 실컷 욕을 얻어먹고 혼나면서 쫓겨날 기회를 노리는 이야기가 나온다. 미워하고 자신이 미워하는 사람의 행동처럼 주변 사람이 행동해서 자기 생각이 맞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온갖 무리한 시도를 벌리는.... 상처받은 열다섯 남자아이 이야기이다. 


내 글을 읽는 지인은 이게 무슨 소리?라고 생각할 테니 요약해 보자. 

'상처를 입은'이라는 단서가 있지만 내가 최근 경험한 열다섯 살 아이를 설명하는데 쓰이는 단어가 지금 분노, 섭섭, 실수, 욕, 화낼 가치도 안 되는 인간, 불만, 욕, 쫓겨날 기회를 노리는 의도적 행동... 온갖 안 좋은 단어는 다 수집해 놓은 셈이다. 


게다가 덩치는 산 만해지면서 아직 마음의 성장은 그 덩치의 성장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즉 중1 때 커서도 맞을 수 있게 맞췄던 교복이 딱 맞거나 오히려 작아지는 시기라는 것일 테다. 


처음부터 두려웠던 것도 아니고 누구보다 자신 있었던 도하민의 새로운 중학교의 경험은 그다지 밝지 않다. 

그 와중에 주인공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잘 파악하고 주변의 공기를 읽어낸다. 물론 쉽지 않은 여정을 거쳐서 말이다.


자신 만만했던 학생이 이토록 위축되는 상황이 되고 그것을 해결해 나가는데 꼬박 1년이 걸린다는 설정이면 실제로는 어떨까? 자신 만만이 아닌 이전 초등학교 시절부터 내내 위축되어 살아온 친구들은 새로운 환경이란 것이 기대와 설렘보다 더욱 익숙함에서 더욱 낯선 공간과 시간으로의 이동일테니 그 두려움은 짐작이 가지 않는다. 


오로지 믿고 의지할 곳은 선생님과 그저 어서 만들어지기를 간절히 기도해서 생길 친한 짝꿍이 아닐까? 


편집자님의 편지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 '~중학교라는 새로운 공간에 진입하면서부터 어려움을 겪습니다. 친구 사귀는 법도 교실에서 적응하는 법도 다 까먹은 것만 같지요. 그런데 한 번도 어려워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풀어내는 일도 만만치 않습니다.~그러니까 자신 만만한 어린이가 자신 만만한 청소년이 되리라는 법도 없고 어제 잘 나갔던 내가 내일 투명인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내가 무엇을 꼭 '잘못하지' 않아도요. 


내가 꼭 무엇을 '잘못하지' 않아도요.... 


이글 처음에 적었던 다른 소설의 주인공 소년도 그랬다. 

딱히 무엇을 잘못하지 않았는데 모든 것의 안 좋은 결과가 다 자기의 잘못 때문인 것 같고, 용서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하고 있으며 난 아직 용서를 어찌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자꾸 숨으려든다고 해결되지 않으며 모든 걸 잊은 채 살아가기도 쉽지 않은 것을 알아버린 열다섯... 


여기 열네 살 아이들도 그렇다. 

딱히 내 탓이 아닌데 오해를 받고 미움을 사며 내 편은 없어지고 난 관심에서 제외된다. 

그런 사실을 누구에게도 말하기 쉽지 않고 참견인지 조언인지 모를 어른들의 도움은 크게 득이 되지 않는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이 그 와중에 쓰선생님으로 불리는 도덕 선생님과 아빠의 역할은 하민에게 다른 친구 못지않은 힘을 보탠다. 

물론 이 어려운 시기를 멋지게 헤쳐나가는데 필요한 것은 자신에 대한 믿음과 신뢰할 수 있는 친한 친구가 최고인 듯하다. 


다 큰 어른이기에 아이들의 갈등과 고민이 그저 소꿉놀이 같은 꽁냥꽁냥으로 읽히지만 당사자들에게 얼마나 큰 스트레스인지부터 공감하는 연습을 시작해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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