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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 끝에 사람이
전혜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5월
평점 :
바늘 끝에 사람이
'바늘 끝에 사람이'라는 제목만 갖고는 도저히 책 내용을 유추해 볼 수 없었다.
바늘.. 끝? 바늘을 잡고 있는 손과 바늘이 옷감을 통과해서 다시 밑에서 위로 집어 올리려면 그 바늘을 막아내야 하는 골무 낀 손가락? 무엇을 말하는 건지~
책장을 넘기니 우주 이야기가 나온다.
안 그래도 '탄소나노튜브'로 나도 전문가~라는 교육활동을 한 학생들이 발표했던 우주 엘리베이터 이야기가 주된 배경인가 보구나. 맞다. SF~
하지만...
읽다 보니 몸의 한 부분 한 부분을 기계로 바꿀 수밖에 없었던... 뭔가 계속 억눌리고 짓눌리는 입장에서의 회사와 노동자 이야기가 아닌가...
바늘 끝.. 벼랑 끝보다 더 무섭게 느껴지는 그런 높은 곳에 외롭게 올라 투쟁하고 쟁취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끝없이 되풀이되고 있거늘...
이 책이 통째로 끝까지 이 이야기로 계속되었으면 너무 감정이 가라앉아 책을 모두 읽어내기 힘들었을 듯했다.
그렇다고 다른 이야기들이 덜한 건 아닌 듯...
'안나푸르나', '할머니의 귀환', '단지', '내가 만난 신의 모습은', '창백한 눈송이들', '너의 손을 잡고서' 모두 하나같이...속상한 이야기들인 것은...
'안나푸르나'에서의 '참 교육'이란 단어의 사용...
내가 있는 곳과 무대가 겹쳐서인지 가장 몰입해서 읽었던 것 같다. 한 단어, 한 문장으로 넌 어떻게 생각하니?라는 짧은 질문에 역시 짧게 대답할 수 없는 사람들 상황들 사건들 입장들... 그때와 다른 또 다른 힘듦이 생겨버린... 그래도 그 옛날로 돌아가서는 안될 듯 한 이야기...
그리고 제주도가 무대인 '할머니의 귀환'과 '단지'에서 다룬 강정마을과 4.3 이야기... '뭍 놈'들이라..
외부인들이 제주 사람들에게 가한 많은 상처들... 장소만 옮겨 전쟁의 상처를 이야기한 '내가 만난 신의 모습은' 이야기...
그리고 '창백한 눈송이들'은 소수자 이야기, '너의 손을 잡고서'는 광주 이야기...
띄어쓰기 맞춤법 검사기에서 적다 보니 벌써 900자가 넘는다.
이렇게 많구나.
할 이야기가... 쓸 이야기가... 남겨 전해야 할 이야기가...
제주에서 광주.. 탑과 동굴..
장소가 어디든...
사람이 누구든....
어쩜 이렇게 못되고 못된 일들이 나쁘고 나쁜 일들이 누군가에게 이렇게 상처를 냈을까~ 싶다.
잊지 말라고 그렇게 전하는 노력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장소만 바뀌고 사람만 바뀌어 비슷하다 못해 똑같은 일들이 되풀이되어 상처에 상처를 내 곪게 만들어내는지...
뜬금없지만 예능 프로에서 우리나라에서 오래 거주했던 외국인들의 대화가 갑자기 기억난다.
예전 버스나 지하철에서 앞에 사람 가방을 들어주던 한국인의 '정'이 사라진 것 같은 요즘이라고...
사람의 '정'이 사상과 이론과 가치관보다 우선하면 안 되었던 걸까?...
문득 내 옆, 주위 사람들을 내 교실에 아이들을 한번 부드럽게 쳐다보게 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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