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기억책 - 자연의 다정한 목격자 최원형의 사라지는 사계에 대한 기록
최원형 지음 / 블랙피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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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기억책 

이 책은 기후위기의 희망이 될 생명 연대에 관한 이야기다. 

그리고 그림으로 말하고 싶은 사계절 자연 이야기... 


계절을 이렇게 표현할 수 있구나. 

입춘을 품은 겨울_겨울 눈이 품고 있을 떠들썩한 봄이 궁금해지는 겨울.. 

제비가 보인다, 봄 

능소화가 핀 여름 

감나무 단풍이 아름다운 가을 

야생의 생명과 연대하는 겨울 


예전에 봄꽃의 이어달리기라고 표현하고 봄에 피는 꽃의 순서를 자꾸 외우려는... 시도를... 

지금은 사라진 비둘기호 열차가 정차하던 장항선 기차역을 다 외우면 사이다와 삶은 계란을...(옛날 사람)...(차라리 2호선 지하철 역 순서라고 할걸~) 

암튼 계절의 순환이 너무 좋다. 그리고... 그 계절이 품은 꽃과 새와 나무가... 참 소중하다... 


작가님의 자연에 머무는 시선이 부럽고 

작가님의 개성 넘치는 그림 실력과 

작가님의 친근하게 읽히는 글 솜씨가 부럽다. (어제는 다솜 코치님과 알고 지내는 젊은이의 배드민턴 실력이 부러웠는데...) 


이런 작가님의 역량이 이 책에 모두 녹아들어 있다. 

책을 읽다 보면 자꾸 웃게 된다. 안 그래도 자연이 품고 있는 총천연색을 담아내려 한 그림에 재밌는 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내용들이 가득하다. 아는 내용이 나올 때는 은근 또 뿌듯해서... 남 모르게 씩 웃기도 한다. 


가창오리 군무 그림은 저녁 석양 노을을 어쩜 저리 잘 표현하셨나 싶다. 반 아이들과 함께 소풍 가서 그 장관을 보았었는데... 

겨울 숲에서 자주 보는 유리산 누에나방 고치 그림은... 오호 이게 표지로 선택된 아이였구나.. 싶어 반갑기도 하다. 

흑두루미를 위한 무논 습지를 확보하는 등 훈훈한 사람들의 노력에도 웃음이 지어진다. 

개인적으로 가장 맘에 드는 그림은 전깃줄 위에 앉은 한 무리의 제비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전깃줄이다. 가장 아름다운 전깃줄이라... 어쩜 이런 표현을... 

내가 살고 있는 수원청개구리 이야기에도 웃음이 지어진다. 물론 파주 공릉천에서 찾은 수원청개구리여서.. 수원에서는 볼 수 없는 것인가?라는 의문에 살짝 찡그려지기도 했다.

겨울을 로제트로 나는 풀들의 강인함. 유연함... 로제트로 겨울을 나는 채소들에 대해서도 공부가 되었다. 방사형으로 둥그렇게 잎을 펼친 모양이 장미꽃을 닮았다고 해서 이를 로제트라고 부른다. 는 것은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몰랐을... 

목련이 현재까지 살아남은 가장 오래된 꽃식물이라는 사실도... 그리고 그 목련이 정말 저러다가 그냥 죽어버리겠구나. 싶을 정도로 가지치기당한 모습까지... 

개망초가 왜 망국초인지도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랬구나... 망국초... 개망초 입장에서는 개망초라는 이름도 별로일 텐데... 망국초라니~ 

씨앗과 열매를 숨기는 동물들과 

씨앗을 지키며 굶어 죽은 사람들과 

제주 베어나가는 삼나무에 가슴 아파하며 

모이대를 설치하고 

오래된 팽나무와 은행나무를 할머니라 부르는 따스함까지... 

이 책은 부끄럽게도 너무 많은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갱년기인가? 조울증인가? 웃다가 후욱 감정이 차분해졌다가 놀라다가... 책 읽는 내내 다이내믹한 감정 기복이 요동을 친다. 


재밌다. 

누구에게나 자신 있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한번 더 읽어가면서 사계기억일지를 더 써 내려가야 할 듯... 신나게...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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