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의 시선 (반양장) - 제17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125
김민서 지음 / 창비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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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의 시선 


강약약강. ~ 그것이 내가 사는 방식이었다.... 다시 보니 '과거형'이네... 


사람들은 이런 삶의 방식이 비열하다고 비난한다. 정작 본인도 그렇게 살고 있으면서, 나는 그들보다는 솔직했다. 적어도 인정할 줄은 안다. 

... 

그건 맞다. 주인공은... 늘 자책하듯이 자신을 인정한다. 

제일 잘하는 것을 '거짓말'이라고 말하니까~... 

조금 더 옮겨본다. 주인공은 어떤 사람인지... 사실... 주인공에 대한 이 표현이 왜 이리 맘에 드는지... 살짝 두렵기도 하다. 

맞다. 내게도 그런 면이 있나 싶기도 해서 이다... 뭐 쿨하게 인정하지 뭐... 


환한 미소로 속내를 숨기고 상대의 약점을 집요하게, 그리고 빠르게 파고든다. 친밀감을 유도한 후 우위를 점하고..(흠... 우위를 점하며 살진 못하는 듯...)'우리'라는 허울 좋은 말을 붙여 편을 가르면 끝. 그런 점에서 삶은 게임과 닮았다. 

... 

그렇게 편을 가르고는 은밀하게 강자와 약자를 규정하고 암묵적인 서열을 만들고... 그리고 그 서열을 지켜나가기 위한 거짓과 위선... 힘의 논리가...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욕과 비난... 아닌 척 포장은 했지만 그 속에 깔려있는 무시... 그리고 아래에서 위로 향하는 시기와 질투... 그리고 언제고 그 위 하나라도 무너뜨려는 악한 생각... 

...


이도 저도 아니라면 즉 전혀 득이 될 것 없는 상황에서는.... 

나서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과연 이들은 모두 신고를 하고 경찰의 질문에 곧이곧대로 대답했을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믿는다. 인간은 모두 이기적인 존재니까~피해자보다는 방관자가 낫다고 생각하는 주인공의 이야기이다. 

'비정상'이란 이야기를 들으며 살았던... 

상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고 발을 보는 것으로 정상의 범주에서 벗어났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자란 아이의 이야기... 

아이와는 별개로 세상은 누군가의 사정과 무관하게 잘만 돌아가는 것처럼 보여서 더욱 고래를 떨구며 살았던 아이의 이야기... 

"장례식장에서 사람들이 그랬어. 아버지가 허망하게 돌아가셨다고, 그러더니 웃고 떠들며 술을 마시더라." 

모든 것이 겉치레였다고 생각하는 아이의 이야기... 


이름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이름은 단순히 부르기 위해 있는 게 아니야. 기억하기 위해 있는 거지 


기억되는 이름은 특별하니까~ 기억하고 싶은 거란 이야기가 더불어 나오며... 

이도해, 아니 북극성이란 이름은 '율'이라는 이름과 계속 책의 마지막 장까지 등장한다. 


여기까지 과거의 이야기이다. 


지금 그 아이는... 

가슴이 간질간질했다. 

불안해서 간질거리는 게 아니라 편안해서, 이대로가 좋아서, 구름을 걷는 이 기분 그대로 시간이 멈춰 버렸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하는 아이이다. 

소설을 친구에게 전하며, 친구를 위해 쓰레기를 현관 앞으로 옮기는 아이로... 

더 이상 무감각했던 아이가 아니라... 

더 이상 세상은 누군가의 사정과 무관하게 잘만 돌아간다고 냉소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모순적이기에 매력 있다고 생각하는 아이의 과거 이야기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율의시선 #창비 #김민서 #소설 #장편소설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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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점심
장은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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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점심 


'맨 뒤 작가의 말에는 아래와 같은 글이 쓰여있다. 

이야기를 시작할 때 반드시 생각하는 것 중의 하나가 '계절'입니다.~' 

여기서 난 멈칫.. 

아 맞다. 

첫 번째 소설에서... 봄을 좋아하시만 싫어하는 아버지가 어머니를 여름에 만나 그해 가을에 결혼했다는... 봄을 피했다는... 대사가 난 기억에 남아서... 

그리고 사람을 밖으로 불러내는 꽃들이 싫은 이유... 나만 방에 틀어박혀 있는 것 같았다는 느낌... 


난... 봄이 좋은데... 겨울이면 방에 틀어박혀 있어야 하고... 봄이 오면.. 어서 나오라고 하는 부름에 나갈 수 있어서... 


두 번째 소설인 피아노 피아노에는 무슨 계절이? 

이제 작가의 말이 퀴즈가 되어 버렸다. 

'숨은 계절 찾기' 

그런데... 

난 작가의 말에 '계절'이 아니라 '식사' '한 끼' '점심'이 들어가도 괜찮다 생각을 했다. 

사실 첫 번째 소설이 끝났는데.... 전혀 다른 물론 계절이 들어가는 아주 조금 연관성 있고 같은 작가님이 쓴 글일지라도 다른 소설 속에서 난 자꾸 식사 장면을 찾고 있었다. 


반찬통을 갖고 왔다가 가져가고 쏟아지고... 

요리해 주고 요리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부야베스'를 먹는 장면.. 찾는 장면... 배달해 오고... 차에서 혼자 다 먹어치우고... 

스파게티를 재수 없지 않게 품격 있게 먹는 장면... 

털이 빠지는 고양이와 멀지 않은 곳에서 먹는 식사... 

양은 쟁반에 담긴 식사.... 초록색 상보로 덮여 있던.... 

포크와 나이프를 사용하는 메뉴가 아닌 손으로 돼지 뼈를 잡고 고기를 뜯고 쪽쪽 소리 내며 먹는 감자탕... 식사... 

차갑게 식은 컵라면... 퉁퉁 불어있는... 고양이가 통조림을 먹는 소리.... 초소 안에서... 


그러고 보니 소설마다 고양이가 등장한다. 

계절에 고양이... 그리고 식사... 

난 그렇게 괜히 이 소설들을 연결 짓고 싶나 보다. 

한 달음에 같이 내리읽어서인지... 이질감 없는 소설들... 그 주인공들.... 그들의 이야기들... 

내 이야기 같기도 하고... 

내 이웃 이야기 같기도 하고... 

아 이런 삶도 있겠구나. 싶기도 한...


그런 6개의 하나같은 소설을 계절과 고양이 그리고 식사에 부점을 두고 읽었다. 

깊이 빠져들어서... 

빠르게 옆자리 손님이 바뀌고 

인사할 필요도 인사를 받지도 못하는 패스트푸드 점에서 

굳이 일찍 일어날 필요 없던 아버지와 아들의 나름 긴 대화처럼 나 역시 책과 한참 이야기를 나눈 듯하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하니포터8기 #하니포터 #한겨레 #책추천 #서평 #책스타그램 #가벼운점심 #장은진 #소설 #한겨레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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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란다 복제하기 사계절 1318 문고 143
캐럴 마타스 지음, 김다봄 옮김 / 사계절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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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란다 복제하기 


바로... 

읽으면서 멈칫거린 부분들을 옮겨본다. 


+ 갑자기 <폭풍우>에 등장하는 프로스페로가 떠올랐다. 

프로스페로는 딸 미란다의 행복을 위해 마법을 쓴다. 우리 엄마 아빠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두 분의 마법이 이루어지려면 누군가 죽어야만 한다. 


+ 나는 끔찍한 괴물이야. 사람이라고 할 수도 없어. 내가 똑똑한 것도 다 그래서야. 항상 모든 걸 분석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야.... 


+ 모든 사람한테는 영혼이 있어. 네 영혼은 너한테만 속하는 거야. 네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는 상관없어. 너한테는 네 영혼이 있으니까. 


+ 흥미롭구나. 공격적이고, 결단력 있군, 네게서 기대하지 않았던 특성이야. 

놀랍구나. 아주 흥미로워. 매혹적이야. 


+ 하지만 이브는 사랑받은 적이 없어서, 뭐랄까.... 생존을 택했달까? 


+ 누가 미래를 내다볼 수 있겠는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해라. 가끔은 뜻대로 되지만 가끔은 일이 틀어질 거다. 그건 네 권한 밖의 일이다. 


복제... 

꽤 오래전 복제 양 돌리 탄생 기사를 본 적 있다. 그 이후... 이어지는 굳어진 과학 신념이 깨지는 과정... 관련 실험... 성과...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 줄기세포 생물학, 발달 유전학 연구... 다양한 인간 질병 모델을 제공하며 조기 노화, 암, 심장 질환 등에 관한 생물학적 연구에 이용... 그리고 중국에서 영장류 복제... 멸종 위기에 빠진 동물들의 복제... 애완동물과 식량자원으로서의 가축 복제... 


소설은 인간 복제... 


미란다와 아리엘은 기자 회견 이후 어떤 삶을 살아갈까? 

엠마와 조시 오빠 그리고 두 가정의 부모님들 그리고 그린 박사님과 같은 좋은 이웃들이 지켜주고 응원하고 힘이 되겠지만... 

복제 양 돌리 이후... 문제점과 비판 속에서... 멈추지 않고 나아가는 과학기술의 발전과 도전 속에서... 

적어도 선을 넘지 말아야 할 윤리적 테두리는 지켜질 것인지... 

넘지 말아야 할 선은 어디까지인지 

윤리적 테두리라 말하는 그 테두리는 어디까지이며...


그래도 이 소설을 읽고 생긴 각오 중 하나는... 

"너에게는 너만의 영혼이 있어!"라는 문구는 왠지 외워두고 싶은 마음이 든다. 


#사계절 #김다봄 #캐럴마티스 #소설 #장편소설 #사계절출판사 #사계절교사북클럽 #사뿐사뿐 #청소년소설 #책추천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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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복어 문학동네 청소년 70
문경민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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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복어 


어린 시절 어느 때인가부터 나는 내가 하는 일이 세상을 더 낫게 만들면 좋다고 생각했다. 

"나도 잘 살고, 너도 잘 살고, 다 같이 잘 살면 그게 좋은 거다."라는 말이 주문이 되어 써진 책... 


복어 독의 독성은 청산가리의 천 배에 달한다. 복어 독에 중독되면 숨을 쉬지 못하게 되고 결국 질식해서 죽는다. 복어독은 해독제가 없다. 최대한 빨리 병원에 가야 한다. 숨을 쉴 수 있게 해 주는 응급조치를 받으면서 몸 안에서 복어 독이 사라질 때까지 버텨야 한다. 


복어 독의 독성과 청산가리... 

그리고 이 후진 세상이 퍼뜨리는 독... 

그것이 무엇이 되었던 누군가는 지쳐 쓰러지는.... 그리고 약도 없고 치료도 안 되는... 


누군가는 청산가리를 주고... 복어 독을 뿜어내고... 

누군가는 복어로 뜨끈하고 맑은 국을 끓여내어 주고... 

나도 너도 복어 독이나 청산가리로 서로를 힘든 세상을 기어코 살아내는 삶을 말고... 

너도 나도 복어 국 먹으며 다 같이 잘 살면 되는... 그게 좋은 그런 세상을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책으로 읽었다. 


강태 이야기가 흥미롭다. 

선생과 싸우는 폭력적인... 그러나.. 마지막 시설에 찾아온 주인공의 뒷모습을 쳐다보는 강태는... 

강태는 독이라고 버릴 것인지.. 국을 끓이기 위해 거둘 것인지.. 어떤 복어인지.. 


인문계 고등학교와 기계공고가 함께 있는 설정도 흥미롭다. 

예전 사립학교에서 가능하다고 생각해 볼 수 있는 설정임에도 불구하고.... 

두 학교를 따로 또 같이 다니는 학생들은 어떤 마음이며 어떤 시선을 보내며 어떤 시선을 느낄까? 

그 속에서 형석이는 도대체 왜 그러는 걸까? 

형석이가 주인공인 또 다른 이야기 하나가 펼쳐져도 괜찮을 듯하다. 

그 속에서 재경이는 무모한 듯한 용기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이런 학생으로 살지 못했으면서 이런 학생과 같은 용기와 굳은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나의 아이들에게 말하는 난 부끄럽지만 그런 교육을 멈출 수 없는 통증이 있다. 

그 통증을 안고 언제까지 이곳에서 내 역할이라고 생각되는 이 일을 해내야 하는지...


나도 할머니의 복국이 먹고 싶고 

나도 할머니의 복국처럼 뜨끈하고 말간 국물... 시원한 미나리 향을 내어 검붉은 세상의 독을 풀어내는 사람이 되고 싶네... 그려~ 


"나도 잘 살고, 너도 잘 살고, 다 같이 잘 살면 그게 좋은 거다."라는 말이 주문이 되어 써진 책... 이란 것을 다시 떠올려본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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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저녁의 연인들
서윤빈 지음 / 래빗홀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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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저녁의 연인들 


딱히 부제가 없는 표지에 

"심장을 파고드는 더없이 지적인 이야기"라는 시인 문보영 님의 추천글과... 

100년의 기억을 가진 트랜스휴먼들의 러브 스토리 

그리고 2022년 한국과학문학상 대상 수상자의 첫 장편이라는... 


지적인 이야기_트랜스휴먼_한국과학문학상_ 그리고 장편소설 


표지를 넘겨 첫 장에 이르기 전 앞표지와 뒤표지를 꼼꼼하게 살피는 편은 아닌데...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 책의 정보를 먼저 습득하려고 했다. 

아무래도 낯설고 생소해서... 

띠지의 뒷면에 쓰여있다. 

"누가 그러더라고, 나는 사랑받는 재주가 있다고" 이건 또 무슨 말일까? 주인공의 말일까? 다른 등장인물의 말일까? 

그리고 

"인간은 영원히 살 수 있게 되었고, 모든 것을 기억할 수 있게 되었다." 

음.. 그래서 트랜스 휴먼이란 단어가 사용되는구나. 

모든 것을 빼앗긴 인간들에게 마지막으로 사랑이 남았다고도 적혀있는데... 

이건 반전인가? 사랑보다는 생존이 먼저인 시대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고 적혀있기도 하다. 

순서가 있나? 생존이 먼저이고... 생존할 모든 방법을 빼앗긴 인간들의 사랑 이야기라는 것? 그런 사랑을 받는 재주가 있다는 것은 모든 생존할 방법을 빼앗긴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사람? 이 주인공이란 말인가? 

이제 혼자 상상은 그만하고 첫 장을 넘겨야 할... 


사랑을 어떤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 


사랑이었으나 변하였고... 

사랑으로 포장했으나 비즈니스이고... 

비즈니스로 접근하는 줄 알았더니...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을 듯 한 느낌까지... 

그리고 그런 상황들은 

아이의 죽음이... 

사랑하지만 어느 한쪽으로 기대고 의지함이 편향될 때 

아니면 그것이 아닌데 혼자 침전하 듯 가라앉아 사랑이 식을 때 

지적인 이야기라는 이 소설의 상황에 따르면 생존에 따른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그리고 더 이상 아무리 노력해도 한계에 부딪혀 생존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뒤를 돌아보며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사랑일지 모르는 것을 되짚어나가는..... 순간....


그런 찰나.. 순간.. 의 시간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들이 마지막 같이 본 영화에 대한 그들의 대화처럼.... 

"맞아요. 그러니까 이건 시간에 관한 영화예요." 


맞는 것 같다. 

이 소설은 시간에 관한 이야기이다. 시간과 그 속에 사랑에 대한 이야기...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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